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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사랑 Jun 25. 2020

코로나19 시대에
캐나다 교육청이 주목하는 것

 학생의 Mental Well-being이 중요한 학교

 2020년 3월 20일,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앞으로 2주 동안 학교 문을 닫는다는 메일을 받았다. 2주 후에는 2주 더, 또 2주 후에는 한 달 더. 결국 캐나다 온타리오주  모든 학교는  14 동안 학교가 열리지 않은 채로 이번 학년도가 마무리되었다.


 캐나다 교육청은 3월 학교폐쇄 안내 메일을 시작으로 문자, 음성사서함, 메일 등을 통해 코로나19 관련 소식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고 있다.


 그중에서 캐나다 교육청이 지금까지도 빼먹지 않고 강조하는 내용이 있다.

바로, 학생의 정신건강(Mental Health).


 캐나다 교육청은 코로나19 사태 속에서 학생의 멘탈(Mental)이 안녕한지 지속적으로 묻고 있고 우리는 언제든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고 외치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가정학습에 지친 대부분의 부모는 특별한 정신적인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자녀의 멘탈까지 주목하는 부모가 얼마나 될까?


나 역시 그랬다. 가끔 지루해하지만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는 아이들의 정신건강까지는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다 우연히 학교에서 받은 메일에서 아래와 같은 문장을 발견했다.


정신건강은 단순히 정신질환이 없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삶을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며,
우리에게 닥치는 어려움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

            -캐나다 HWDSB 교육청 안내메일 중


 이 문장을 보니 캐나다 교육청이 열심히 외치고 있는 멘탈 웰빙(Mental Well-being) 단순히 '코로나 블루' 극복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  같다.


 우울감과 불안감을 떨쳐버리는 것을 넘어서 
지금의 삶을 즐기는 방법을 알고 있는지,

그 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 있는지에 대해 
주목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멘탈 웰빙과 관련하여 교육청에서 보내는 자료들을 하나하나 클릭해 보았다. 사실 처음 메일을 받았을 때는 으레 진부한 내용일 거라 짐작하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다. '햇빛을 쬐라, 하루 30분 산책해라.' 같은 뻔한 이야기를 생각했다.


 그런데 자료를 살펴보면 살펴볼수록 흥미롭다.

 정신건강에 대한 일반적인 이야기가 아니라 '학부모'에게 필요한 전문적인 조언이 담겨있다. 이 시기에 자녀가 가질 수 있는 부정적인 감정이 무엇인지, 부모가 해야 할 정서적 역할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었다.


 학부모의 한 명으로서, 필자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었던 몇 가지 내용을 아래 간단히 소개해 본다.


- 어른들의 대화를 듣게 하지 말아라.
 어른들의 불만 섞인 대화를 듣는 것은 아이를 안심시킬 수 없다. 모든 부모들이 집에 자녀를 데리고 있는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스트레스의 최전방에 있다는 것을 안다. 그러나 부모는 아이들의 정서적 롤모델임을 잊지 마라. 아이는 부모가 이 상황을 어떻게 대응하는지 보고 있다. 부모가 걱정하는 만큼 아이가 걱정하고, 부모가 불안해하는 만큼 아이도 불안해한다.

- 정확한 정보로 아이를 이해시켜라.
 아이의 나이에 맞는 언어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해 설명해야 한다. 왜 학교는 문을 닫아야만 하는지, 왜 우리는 친구를 만날 수 없는지,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자녀가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소셜미디어에 노출되어 있는 학생들은 바이러스에 대한 여러 가지 루머에 노출되어있다. 교육청에서 제공하는 바이러스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찾아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어라. 정확한 정보는 아이의 불안을 줄여준다.

- 친구들과 연결되어있도록 도와라.
 사회적 고립은 아이들에게 스트레스가 된다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virtual birthday party, drive through celebrating, video call, virtual meeting 등을 통해 자녀가 친구들과 사회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도와라.
 
- 자녀의 감정을 들어주어라.
 자녀의 하루에 대해 물어보고 귀를 기울여야 한다. 때로 아이들은 자신의 감정이 무엇인지 규정짓기 어려워한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말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라.
 자녀가 갖는 부정적인 감정에 대한 이해와 인정이 필요하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부정하거나 숨기지 않고 직면할 수 있도록 격려해라.
오늘 나의 '사과(good thing)' 혹은 '양파(hard thing)'에 대해 이야기하는 활동/ 부정적인 감정에 직면했을 때 그 감정을 다룰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빙고게임
감정 이모티콘을 통해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해와 수용을 돕는 활동



 모든 부모가 자녀에게 가장 바라는 것은 자녀의 행복일 것이다. 자녀가 행복할 때 부모도 행복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하면 주어진 삶을 행복하게   있는지 가르치는 부모는 많지 않은  같다. 자녀의 학습을 관리하는 엄마는 많지만 자녀의 멘탈을 관리하는 부모는 적다. 코로나19 사태로 학습결손을 걱정하는 부모는 많다. 그러나 우리는 자녀의 정서적 결핍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한다.


 학교도 마찬가지다. 어떻게 하면 상황과 무관하게 주어진 삶을 즐길  있는지, 어떻게 하면 마음의 힘을 기를  있는지에 대해 가르치는 교육과정은 아직 미흡하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19 임하는 캐나다 교육청의 자세를 보니 캐나다 교육에서 학생들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 가치인지 짐작할  있다.


 학교가 폐쇄되고 친구와 함께 하던 일상이 무너졌다. 아이들은 정서적으로 고립되고 결핍되었다. 그들의 멘탈이 안녕한지, 어려운 상황 속에서 어떻게 하면 정서적 만족감을 느끼는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 보살피고 돕는 것은 분명 교육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다.




*이 글에서 캐나다 교육청은 필자가 학부모로 소속되어 있는 '캐나다 온타리오 주 내 지역교육청'을 의미하나 편의상 캐나다 교육청으로 통칭하였음


*이미지 출처

www.hwdsb.on.ca/mentalhealth

www.newatlas.com

www.ottawamatter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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