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라디오 응모작
교육. 한국의 삼, 사십 대 젊은 부모들이 이민을 꿈꾸는 주된 이유 중 하나다. 7년째 캐나다에 살면서 한국 교육에서 자녀를 구해내고자 이민을 결심했다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그들은 한국 교육에 대해 부정적이다. 특히 어렸을 때부터 과도한 경쟁으로 내몰리는 교육환경에 대해 그렇다. 많은 사람들이, 내 아이는 좀 더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용감하게 낯선 땅에 발을 디딘다.
그러나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캐나다 교육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느냐고. 단지 자녀가 한국 교육을 벗어나기만 하면 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들은 과연 캐나다 학교 현장에서 실제로 이루어지는 교육에 대해 정말로 동의하고 있는 걸까?
https://brunch.co.kr/brunchbook/canadaedu
이 책은 한국 초등교사가 바라본 캐나다 초등학교에 대한 책이다. 캐나다 초등학교에서 파견근무를 하면서, 또 그 이후에는 두 아이의 학부모로 살면서 관찰하고 경험한 캐나다 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책을 읽다 보면 '이런 게 교육이라고?' 하는 지점이 자주 출현할지도 모르겠다. 목차만 읽어보아도 그렇다.
교과서가 없는 학교
한 문제만 풀다 끝나는 수학 시간
내 감정은 내가 추스르기
잘 먹고 잘 마시는 교실
건강하게 쉬는 법 배우기
교육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사소해 보이고, 학교가 무엇을 가르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드는 그런 부분 말이다. 실제로 캐나다에는 '아이가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모르겠다.', '그냥 잘 놀다 와라.' 혹은 '영어라도 배워오면 됐지.' 정도로 캐나다 공교육에 대한 기대나 만족이 없는 한인 학부모들도 생각보다 많이 있다.
그러나 이 책은 그 사소해 보이는 부분들 모두가 캐나다 교육이 추구하는 학교교육의 역할이라고 말하고 있다.
'지덕체가 균형 잡힌 민주시민을 길러내는 것.'
캐나다 초등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교육은 사고 및 탐구할 수 있는 머리,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에 집중된 교육이 아니다. 그것 외에도 학교 안에 마련된 교실환경 및 생활 루틴, 행동규칙 등으로 몸과 마음까지 골고루 자란 작은 어른을 기르는 교육을 하고 있다. 사회에 나갔을 때 민주시민의 역할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학교교육의 목표인 것이다. 그것이 그들이 추구하는 교육임을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아이가 학교에서 뭘 배우는지 모르겠다'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교육 때문에 이민을 결심한다면 혹은 자녀의 조기유학을 생각한다면, 정말 이런 교육으로 만족할 수 있는지 이 책을 읽고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자녀의 더 나은 미래를 찾아 무작정 왔다가는 조금 실망할지도 모른다. 자신이 캐나다 이민을 통해 얻고자 했던 '더 나은 미래', '더 나은 교육'의 정체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