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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킨빈 Apr 09. 2024

나는 퇴사할 겁니다

우린 누구나 꿈꾸잖아요

20대, 가장 친한 친구는 항상 이런 말을 반복적으로 했다. 

난 꼭 해외나가서 살거야.


그 친구는 자격증을 따고 전문직으로 사회생활을 했기에 출장 외에는 해외나가서 거주할 그 어떤 요인도 없었다. 그런데... 아주 오래 만나던 애인과 헤어지자마자 새로운 사람을 만났고 곧바로 결혼했다. 그리고 결혼과 동시에 미국행 비행기를 탔다. 


벌써 10여년이 흘렀고 그 친구는 여전히 미국에 살며 입버릇처럼 말하던 일을, 어찌보면 우연한 계기로 이뤄냈다.

난 그걸 보고 '원하는 게 있으면 항상 되새김질하고 공표?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올해들어 매일아침 눈 뜰 때, 출근길 운전할 때마다 이렇게 외친다.

난 올해 상반기 안에는 퇴사할거야.


무작정의 퇴사는 아니다. 돈은 벌어야 하고, 매일 정기적으로 값진 아웃풋을 낼 수 있는 수익활동은 무조건 해야한다고 생각한다. 근데 그것이 더이상 회사는 아니다. 내 브랜딩을 가져야 한다는 결심이다.


회사에서 대관업무 담당자들은 어디서 뿌듯함을 느낄까.

당국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기업이 원하는 바대로 정책을 만들어나가는 데서 희열을 느낀다고 한다.


그럼 홍보는 어디서 뿌듯함을 느낄까.


한창 소비재 홍보마케팅을 할 때는 우리 제품을 점차 많은 사람이 알아봐주는 데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꼈다.

혹은 좋은 기사가 나고 그것이 매출과 연계되거나 윗선에서 칭찬 코멘트를 날리면, 그것만으로 좋았다.


리스크가 많은 기업의 언론홍보를 할 때는 우리의 이슈를 다른 이슈로 전환시키거나, 타사를 비방하면서 우리 기업을 치켜세우거나, 언론을 통해 업계 정책에 영향을 주는 기사를 만들어낸다면 거기서도 어느정도 즐거움을 얻었다.


그런데 거의 20년차를 향해가는 지금, 난 어디서 뿌듯함을 느끼지에 대한 답을 못 찾고 있다.


모든 직장인은 아마도, 늘 마음속에 품고있는 사표처럼 늘 '언제까지 이 일을 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품고 있을 것이다. 나 역시 그렇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손자를 볼 때까지 끊임없이 일을 하고 싶다란 욕구는, 단순히 돈이 궁해서가 아니라 매일매일 내가 쓸모있는 사람임을 인정받고 싶은 데서 비롯된다. 그렇다면 하루라도 빨리 '내 사업'(거창한게 아니라 지속적으로 '짤리지 않고' 이어나갈 수 있는 일)을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란 고민이 짙다.



물론 수많은 이직과 쉼의 기간을 가졌었기에, 대책없이 그만두고 쉬면서 넥스트를 찾아야지란 무모함은 없다. 


그렇다고 따박따박 들어오는 월급에 취해 '언젠가 할거야'라는 무기한연장 희망에 사로잡히고 싶지도 않다. 어떤 투자가가 '월급의 노예가 되어선 안 된다'라고 했는데 요즘들어 그걸 절실히 느끼고 있다. 매월 25일만 되면 문득, 이 정도면 그냥 좀 더 편히 일하고 짤릴 때까지 조용히 다녀도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무기한연장 희망회로에 갇혔다간 나이만 먹고 새로움에 도전할 수 없는 시기에 맞닥뜨릴 것 같다. 그래서 디데이를 잡고 계획을 짰다. 내가 올해 상반기에 퇴사하기 위해서는 약 3개월동안 어떤 준비를 해야할까.



우선 지금 나는 만 단위의 구독자를 가진 뉴스레터를 운영 중이다. 아주 많은 구독자도 아니고, 아직 수익창출이 활발하진 않지만 그래도 회사생활과 병행하면서 혼자서 운영해온 결과로선 나쁘지 않은 수치라고 생각한다. 이런 구독자를 기반으로 어떤 bm을 만들 수 있을까 부터 고민을 시작했다.


무엇이 됐든 구독자가 많으면 내 브랜딩 가치는 높아지고 그 안에서 다양한 콘텐츠를 창출할 수 있다. 우선적으로 수익을 목표가 아닌, 어떻게 하면 내 브랜딩을 정립할 수 있을까란 고민을 깊이하고 있다.


유튜브도 만들고 텔레그램도 시작했다. 회사와 병행한단 이유로 뉴스레터는 주1회만 발행하지만, 그렇게 느슨해지면 그냥 제자리 걸음만 될 뿐이란 생각에 우선 일을 벌였다. 물론 퇴근 후 유튜브 만들고 평일에 수시로 텔레그램에 콘텐츠 업로드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쉽고 편한 일만 한다면 월급노예 수명만 연장될 뿐이다. 지금은 나를 더 빡세게 굴려야 한다. 혼자라서 두렵지만 혼자라서 자유롭다. 



상반기 안에 퇴사는 어려울 것이다. 실질적으로 알고 있다. 불과 몇 개월안에 이익을 내야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니까. 그렇지만 기한을 촉박하게 정한 이유는, 나를 계속 채찍질하기 위해서, 그래도 나만의 것이 있다는 일종의 안도감을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다. 



앞으로 내 계획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꾸준히 기록해 나가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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