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나, <요나단의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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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 김주영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겠다. 선우가 다윗의 친구였다면 주영은 그의 여자친구이다. 마찬가지로, 였었다. 두 사람 모두 독실한 신자였으나 다윗과의 예고 없는 이별로 자신들의 종교에, 신에게 의심을 품는다. 그들에게 다윗은 사랑받아 마땅한 자였다. 그러나 현실은 이 어린 소년소녀들에게 너무나 냉혹했고 그로 인해 주영은 그 특유의 강인한 행동력으로 다윗의 아버지이자 한 교회의 목사에게 묻는다.
“목사님이 이걸 이겨내시고 나면 다윗이는 목사님의 간증거리가 되나요?”
(2권, 176p)
대답을 듣지 않고 뛰쳐나간 주영은 냉담자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마치 다윗처럼. 그러나 주영은 시간이 지나도 다윗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었다. 왜냐하면 주영은, “신을 믿지 않기엔, 나는 신을 너무 증오했던 것 같다.(3권, 315p)” 그저 종교와도 신과도, 다윗과의 기억도 시간이 지날수록 멀어질 뿐이었다. 다만 주영이의 분노는 환대의 다른 이름이 된다. 이제 어른이 된 그녀는 다윗처럼, 사랑받아 마땅한 자들을 위해 싸우기로 결심한다.
주영과 선우는 어른이 되어 우연히 만난다. 그리고 짧게 다윗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다. 어린 시절의 사랑에 대해 잠시 이야기하고 만남을 기약하며 헤어진다. 헤어지고, 눈물을 흘린다. 그들은 슬픔을 멈추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을 배우기 거부한 걸지도 모르겠다. 슬픔을 멈춘다는 것은 다윗을 사랑하면서 느꼈던 모든 불안을 놓아버리는 것과도 일맥상통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헤어짐 뒤에 흘리는 눈물은 망각의 유예가 아니라, 그들의 사랑이 불안에 빠진 새처럼 그들의 삶 위에서 비행하고 있다는 증명이다.
그 애를 사랑하는 동안 계속해서 나는 얼마나 불안했는지 모른다.
나는 평생 그 마음을 그리워한다.
(3권, 335-336p)
왜 우리는 슬픈 일에 슬퍼하는 동시에 빠르게 일상으로 회복해야 하는 것일까? 현대 사회에서는 감정에 침잠해 있는 것을 비효율이라 본다고 느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그러나 선우와 주영이 오래도록 품어온 슬픔은 한 존재의 증명이 된다.
이제 나는 안다. 사랑은 안온한 안식이 아니라, 평생을 그리워할 불안을 기꺼이 짊어지는 일임을. 그리고 그 불안한 날갯짓이 멈추지 않는 한, 다윗은 그들 곁에서 영원히 '멸종되지 않는 사랑'으로 남을 것임을.
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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