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없으면 어떠냐고?
"반에서 누구랑 잘 지내?"
"선생님."
초등학교 1학년 때, 친한 친구가 선생님이라고 했다. 친구들이 잘 놀아주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본인은 괜찮단다. 선생님과 이야기하면 된단다. 2학년 때는 1학년 같은 반이었던 친구가 가장 좋다고 했다. 학교 마치고 나면 놀이터에서 종종 둘이 놀았다. 3학년이 된 지금도 그 친구와 가장 잘 지낸다.
보통 3학년이 되면 서서히 친구 관계의 윤곽이 드러난다. 관심사나 성향이 비슷한 무리들이 삼삼오오 그룹을 형성되는 모습을 보인다. 나의 아이는 어떤 친구들과 잘 지낼까? 여전히 궁금하다. 무던히 두루두루 잘 지내면 좋겠는데...
"반에서 가장 친한 친구는 누구야?"
한참 묵묵부답이다. 친구들이 A라는 친구와 잘 지내는데 본인은 A가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A가 하자고 하면 모두 우르르르 따라 하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는단다. A가 "네가 술래해."라고 하면 아이들이 술래를 한다고 한다. 그래서 조용히 교실에서 그냥 책 읽는 게 편하다고 했다.
"그럼 다른 친구랑 놀면 어때?"
모두 A랑 논단다. 그래도 찬이, 솔이, 진이는 괜찮단다. 특히 찬이는 여자 친구들과 잘 논단다. 그럼 같이 여자 친구들하고 잘 지내면 안 되냐 했더니 아니란다. 본인은 혼자 놀아도 전혀 괜찮단다. 그게 뭐 어떠냐며.
엄마인 나는 생각이 많아진다. 그리고 분석하느라 머릿속이 복잡해진다.
먼저, 나의 아이는 A가 되고 싶은지도 모른다. 본인이 놀이를 개발하고 그것을 함께 하고 싶은데 아이들이 A랑 노는 것을 즐거워하니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이다. 나의 아이는 대장이 되고 싶었던 것일까?
다음, A 말고 다른 친구와는 재미가 없나? 나의 아들은 진정 노는데 진심이다. 그래서 A의 놀이가 재미없지는 않을 텐데,,, 다른 아이들처럼 A가 시키는 대로 하는 것이 마음에 안 드는 것 같다.
이대로 괜찮을까? 교실 속은 상상에 그치지만 주말이면 교회에서, 풋살장에서 친구들과 함께 하는 그 시간에 어떻게 하는지 세심하게 관찰해 본다. 여자 친구들이 반갑다고 인사를 하면 부끄러워한다. 본인도 반가워하며 인사하면 좋겠는데. 어떤 친구가 어깨를 살짝 두드려 반가움을 표현하면 아프다고 도망을 간다. 3학년인데 남녀를 구분해서 놀려고 할까? 두루두루 잘 지내면 얼마나 좋아.
풋살장에서 축구하는 것을 보았는데 공을 독점하려 한다. 본인이 원하는 팀으로 정해지지 않으면 화를 낸다. 같은 팀의 친구들에게 골키퍼 하라든지, 오른쪽으로 가라든지 시키는 말을 곧잘 한다. 뭔가 다정하고 배려하는 모습보다 자신이 원하는 방향대로 가려는 모습이 강하다. 때로는 친구들과 섞여 무엇을 하기보다는 자신의 관심사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인다.
엄마가 친구의 관계를 손댈 수 있을까? 이 부분은 전혀 아이의 몫이지 않나? 규칙을 어기고, 내 생각대로만 하려 했을 때, 친구들과 놀기 어렵다는 것을 스스로 깨닫고 있지 않을까? 그래서 친구 관계에서 태도가 중요함을 알고, 바른말과 행동을 형성하지 않을까?
4학년이 되면 친구 관계는 더 중요 해질 텐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친구에게 그리 연연해하지 않는 모습이다. 친구가 없어서 학교에 못 가겠다고는 하지는 않는다. 친구 없으면 그냥 책을 읽으면 된다고 한다. 또래 보다 키가 조금 커서, 또는 자기주장이 분명한 편이라 무시당하는 것 같지는 않다. 그래도 마음 맞는 친구 한 명 정도는 있으면 좋겠는데. 어느 때에 그런 날이 오겠지.
마종하 님의 시가 참 좋다. 관찰을 잘하는 사람이 되길 바란다. 도시락을 안 싸 온 아이가 누구인지 살펴서 함께 나누어 먹기도 하면 좋겠다. 어느 누구와도 잘 지내는 마음 넉넉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