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는 당분간 어렵겠어.
아이가 학교에 입학할 때, 학교를 고민했다. 교대 부설초로 지원서를 넣었고, 추첨으로 운 좋게 합격을 했다. 차로 40분 가는 곳이었고, 이사를 고려했었다. 나의 근무지까지 이동을 고려했으나 불가한 상황이라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다음으로 당시 살고 있던 곳과 나의 근무지 인근의 학교를 고민했다. 살고 있던 곳의 학교는 지어진 지 4년 정도 되었는데 운동장에 간이 교실이 세워질 정도로 과밀이었다. 나의 근무지 인근으로 데려가기에는 학교 친구와 동네 친구가 다르다는데 아쉬움이 있었다.
그래서 이사를 강행했다. 당시 전세가가 매우 낮았다. 이사 갈 집의 전세가가 낮아서 좋았지만 우리 집도 낮은 가격에 전세를 놓았다. 에어컨을 떼어가기엔 비용면에서 비효율적이라 두고 가기로 했다. 이사 갈 집에는 에어컨도 없었다.
마음은 편했다. 아이는 걸어서 5분이면 가는 학교로 입학을 하게 되었다. 학교와 집, 학원의 친구들이 모두 같아지는 구조였다. 그런데 1학년 내내 친구를 집으로 데리고 온 적이 없다. 아파트 놀이터에 놀러 나가도 딱히 친구가 보이지도 않았다.
2학년이 되니 친한 친구 1명이 생겼다. 피아노 학원의 형, 누나들도 익숙해하는 것 같았다. 혼자 학교와 집, 학원을 안전하게 오가는 것도 마음이 놓였다. 에어컨이 없는 무더위에도 갱신권이 있으니 2년을 더 살고 5학년 때는 중학교를 고려해 이사를 해보자 했다.
그런데 9월경 집주인이 집을 비워달라 했다. 사정이 있단다. 집주인이 들어오지 않은 상황이면 갱신권을 사용할 수 있다. 주인은 사정이 있다며 묵묵부답이다. 전세가가 1억이 넘게 올라서 그런가? 우리는 머리를 싸맸다. 아이는 겨우 학교에 적응을 했는데 이사를 한다?
결국 우리는 같은 아파트 다른 동을 매매하기로 했다. 전세가가 오르니 매매가도 올라있었다. 얼어 죽어도 신축을 외치는 이 시기에 13년이 넘은 구축인데 고가에 사야 한다? 아이가 학교에 적응을 하니 이게 가능했다. 과감하게 우리 부부는 아파트 구매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너무 억울해서 가장 좋은 동에 가장 좋은 층으로 가기로 했다. 마침 완벽하지는 않지만 적적한 물건이 나와서 빠르게 진행되었다. 학교 바로 옆동이다. 이제 3분이면 학교에 도착할 상황이다. 시스템 에어컨도 장착했다. 도배만 새로 했는데도 집이 깔끔해졌다. 물론 중문도 붙박이장도 설치했다.
3학년이 되니 교우관계가 더욱 활발해졌다. 저녁이면 아파트 놀이터에 나가서 1~2시간 놀았다.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라 마음이 놓였다. 집 옆에는 수영장이 있는 작은 체육관도 있었다. 걸어서 학원가를 다 갈 수 있어서 입지로는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투자로 생각을 한다면 사지 않았을 수도 있다. 그러나 투자고 뭐고 아이의 학교를 생각하니 전세를 뛸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후회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곳에서 적어도 초등학교 4년, 중학교 3년 총 7년을 살게 될 것 같다. 고등학교는 어디로 갈지... 그때는 다 컸으니 셔틀버스를 탈 수도 있을 것이다.
우리 지역의 학군 지는 따로 있다. 그곳에는 유명한 학원이 다 몰려 있다. 그러나 우리 동네의 여유로움이 나는 좋다. 잠깐 나가면 공원도 있고, 다 비슷비슷한 시기에 지어진 아파트 들이라 주변이 모두 깔끔하다. 초등학생 키우기에는 딱 좋다는 생각이다.
많은 사람들이 살 곳을 고민한다. 그 한가운데 아이의 학교와 학원의 환경에 대한 고려를 빼놓을 수 없는 것 같다. 전국 어디든 이사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발이 묶인 느낌이다. 이제는 내가 근무지를 옮기더라도 아이의 학교로 옮기지 않고 내가 출퇴근을 감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