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종 체험으로 불태우다.
태양이 뜨거움이 달걀을 익힐 듯하다. 오늘, 드디어 방학이다.
1. 어린이집의 방학
그때는 좋은 줄 몰랐다. 방학도 짧았고, 방학 기간에 등원도 가능했다. 그러나 보내지 않았다. 약 3~4주 동안 함께 했다. 주로 여행을 다녔다. 학기 중에 다 못한 경험을 마음껏 하려 했다.
두 살 겨울(2018), 오키나와에 갔었다. 아이와 함께 하는 여행은 일정을 여유롭고 짧게 짠다. 공항에서 시내로 가는 전철이 기억에 남는다. 시내에서는 렌트를 한 후 오키나와 섬을 돌았다. 츄라우미 수족관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 근처 일본식 정식도 맛나게 먹었던 것 같다. 세 살 여름(2019), 일주일 정도 괌에 다녀왔다. 고래도 보았고, 스노클링도 했다.
"어머님, 미국 다녀오셨다고요?"
"예?"
"준이가 미국 다녀왔다고..."
"아, 미국섬 괌에."
어린이집 선생님과 크게 웃었던 기억이 난다.
세 살 겨울엔 제주로 갔다. 가성비 숙소를 좋아하던 나는 아이 때문에 1박은 고급진 신라를 잡았더랬다. 아이 프로그램도 있어서 보내보았고, 뷔페도 신청해서 즐기고, 겨울밤 뜨거운 수영장도 즐거운 경험이 되었다. 아이와 함께 갈 때는 숙소의 부대시설도 고려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코로나가 왔다. 이후 조용히 집에서 시간을 보냈다. 되도록 폐쇄된 공간이 아닌 산과 바다로 다녔던 것 같다. 슬슬 캠핑에도 관심을 가졌던 때이기도 했다.
2. 유치원의 방학
7세에만 유치원에 갔다. 그해 겨울에는 태국에 한 달 살기를 떠났다. 태국 차오프라야강이 흙탕물이고 불교가 우세한 그곳에 막연히 편견이 있었다. 역시나 편견은 없애야 한다. 먼저 방콕, 룸피니공원의 자유스러움과 그곳의 많은 관광지, 맛난 음식들이 우리에게 딱 맞았다. 저녁에 기차를 타고 밤새 달려 도착한 치앙마이는 또 가고 싶은 곳이 되었다. 수영장이 있던 숙소에서 언제든 수영을 했고, 망고가 조식으로 나와서 마음껏 즐겼던 여행이었다. 7세가 되니 진정 여행을 즐기는 시기가 되었다. 나이트 사파리도 기억에 남는다.
3. 초등학생의 방학
초등학생의 방학은 길고, 집에서만 보내기엔 시간이 가지 않는다. 1학년 여름방학 때는 나의 긴 출장으로 인해 아빠와 주로 보냈는데 워트파크를 자주 갔다. 서울의 박물관 미술관을 견학하기도 했다. 겨울 방학 때는 대만을 갔다. 남편과 내가 둘만 가서 좋았던 대만에 셋이 간 것이다. 아이는 가자마자 독감에 걸렸고 5박 6일 내내 힘들어했다. 슬슬 여행이 싫다고 한다. 역시 한국과 집이 최고라며. 그런 아이를 데리고 2학년 겨울 방학 때는 말레이시아에서 한 달을 살았다. 국제학교에도 보내보았고, 코타키나발루에서 말라카, 조호바루, 싱가포르까지 긴긴 여행을 했다. 아이도 나도 긴 여정에 살짝 지치기도 했다. 두 국가를 가는 것, 한 달 이상의 일정은 무리라는 판단이 섰다. 다음에 간다면 짧게 한 곳만 아니면 패키지라도. 그러나 아이는 여행이 별로란다.
3학년이 되니 아이 홀로 가는 캠프가 가능했다. 다음 주 일주일간 강원도에서 열리는 영어캠프에 참여한다. 부모를 떠나 홀로 가는 캠프에 아이는 기대가 크다. 나만 걱정이다.
"엄마 안 보고 싶겠어?"
"사진 보면 되지."
나만 걱정이다.
슬 겨울 여행지로는 필리핀을 생각하고 있다. 영어집중 캠프와 함께 말이다. 이제는 아이의 의견을 수용해야 할 때이다. 4학년 때는 유럽도 갔으면 좋겠는데. 5~6학년 때는 전혀 안 가려고 할 것도 같다. 어릴 때부터 질리게 데리고 다녀서 그런 것 같다. 다행히 어릴 때는 여행을 가서도 크게 아프지 않았다. 물론 아이를 고려해 느슨하게 잡았던 일정이었다. 아이가 크니 기간도 늘리고 활동도 더욱 많아졌던 것 같다. 이제는 아이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함께 계획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