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루고 미루는 학습지와 학원

- 학습 정서만 헤치려나?

by 다정한

1. 학습지

학습지를 권유받은 것은 7세 때였다. 한글을 떼려면 학습지를 하라. 육아선배들의 조언이 있었으나 버텼다. 한글, 엄마표로 되지 않을까? 시간이 흐르면 절로 익혀지는 것이 아닐까?


다행히 한글을 익히는 데 있어서는 조급해하지 않았다. 글자를 모르면 그림책을 읽을 때, 상상력이 더 강력해진다는 글을 보아서 그렇기도 했다. 대신 책을 좀 더 읽어주려고 노력했다. 길거리 간판도 읽어보고, 다이소에서 파는 한글 학습지도 사보았다. 이런저런 노력 끝에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고 1학년 교육과정의 시기에 맞게 한글을 익혔다.


2학년이 되자 슬슬 학습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문제지를 준비했다. '하루 1장 독해', '해법수학' 등의 문제지가 그것이다. 경시대회 문제지도 사서 하루에 한 문제 풀기도 했다. 엄마표로 하려니 매일 하지 못했고 드문드문 되었다. 한자 문제지도 있었다. 성과가 있었다면 한자 7급 획득이다.


가뭄에 콩 나듯 하면서도 그 한 번을 하는데 실랑이가 있었다. 시키려는 엄마와 안 하고 싶은 아들 사이의 신경전. 꾸준히 하지 못하는 불안함과 속상함. 공부하자고 앉으라 하면 그렇게 청소를 한다. 신발장도 정리하고 책상도 치운다. 엄마표로 하기엔 내 멘털이 감당을 못할 것 같아 2학년 2학기에 학습지를 결심했다.


일주일에 한 번 학습지 선생님이 오셨다. 수학, 영어 두 과목을 하려다 국어, 수학, 한자 세 과목을 하게 되었다. 일주일에 해야 하는 할당량이 있으니 어떻게든 해냈다. 3학년인 지금, 곱셈 부분을 하고 있다. 1학년 때 시작한 아이들은 나눗셈을 하고 있다는데 시작이 늦은 만큼 진도가 느리긴 하다.


2. 학원

3학년이 되니 단원평가 결과가 만족스럽지 못하다. 2학년때까지는 다 맞거나 하나 틀리던 시험에서 4~5개를 틀리는 경우가 생겼다. 영어 수업 시간에 단어시험을 봤는데 쓰지 못한 결과지를 발견했다. 우리 부부는 진지하게 학원을 고민했다. 육아 선배들도 당장 학원을 보내라고 권했다.


수학학원에 전화를 했더니 레벨테스트를 먼저 해야 한단다. 아이와 레벨테스트를 보러 갔다. 9월부터 4학년 진도를 나간단다. 나름 사고력 수학학원을 찾아간 것인데 선행을 이야기해서 놀랐다. 지금 나눗셈도 못 나간 아이인데 선행을 말씀하시니 주춤해졌다. 사실 한 학기 선행은 선행도 아닐 텐데.


영어학원은 왜 그리 비싼가? 기본이 25만 원이고 원어민이 더해지면 가격이 쭉쭉 올라갔다. 학교 방과 후에서 5일을 배우고 있으니 좀 더 미뤄보기로 했다. 대신 잠수네에 가입을 했다. 예전에 한 번 가입을 하고 제대로 해내지 못했는데 학원 대신 하는 것이니 좀 더 노력해보려 한다.


그리고 최근 괜찮은 어플들을 발견했다. 먼저 '일프로수학'이다. 친구가 추천해 준 어플인데 아이가 매일 하고자 한다. 게임 요소가 들어가서 인지 즐겨하는 것이다. 아, 그럼 영어도 좋은 어플을 찾아볼까 하고 검색한 끝에 '듀오링고'를 발견했다. 세상에 이것을 지금 알았다니!


둘 다 무료로 이용한 지 한 달도 되지 않았다. 휴대폰도 없는 아이고, 기기 사용 학습을 지양해 왔던 엄마 때문에 지금에야 포텐이 터지나 보다. 뭔가 학원이 아니라도 다른 여러 온라인 학습을 병행하며 집에서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긴다.


한편 아이의 성향상 여러 친구들과 함께 만나서 경쟁도 하고 협력도 하며 하는 공부가 유익할 것도 같다. 엄마의 마음은 복잡하기만 하다. 그러나 아직은 3학년이니 길게 보고 가려한다. 해야 할 것을 먼저 하고 놀면 되는데 미루고 미루는 아이를 보면 큰소리 내면서 또 학원을 고려하게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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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보다 독서에 비중을 더 두고 싶은데. 해야 할 것이 많으니 독서 시간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그나마 책을 멀리 하지는 않아서 다행이다. 열 살 엄마는 가야 할 길이 멀다. 좀 더 느긋하게 나의 아이를 믿고 다정하게 걸어가면 좋은데 다그칠 때가 많아 반성한다.


글쓰기도 잘하면 좋겠는데 쉽지 않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왜 그리 많은가? 독서논술 학원을 보내야 하는 거 아니야? 참 욕심 많은 엄마다. 4학년이 되면 가지치기가 가능하겠지? 또 뚜렷하게 학습의 방향을 잡아가고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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