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이 된 아들은 학교에서 각종 검사 결과지를 가지고 가져온다. 어제는 한국형 MI 다중지능검사 결과지를 가지고 왔다. 빨간펜을 꺼내 들고 줄을 그으며 몇 번이나 정독을 했다.
나의 아이는 내가 아니고, 겨우 열 살의 인생을 살았지만 점점 그 자신이 되어 가고 있다. 그는 누구인가? 이제는 그를 글로 배우고 있다. 물론 계속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 내 아이를 충분히 관찰하고 그에 맞는 조력이 필요할 것이다.
최근 MZ들 사이에서 화두가 되고 있는 성격 검사이다. 열 살 아이에게도 이 검사가 타당성과 정확성을 가져올까? 의문은 있지만 이 결과로 지금의 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NFJ(선도자, 언변능숙형)
- 온화하고 적극적이며 책임감이 강하다. 사교성이 풍부하고 동정심이 많다. 상당히 이타적이고 민첩하고 사람 간의 화합을 중요시하며, 참을성이 많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이나 의견에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대체로 동의한다. 미래의 가능성을 추구하며, 편안하고 능수능란하게 계획을 제시하고 집단을 이끌어가는 능력이 있다. 전 세계 인구의 2.5% 정도로 희귀한 유형이며, 대한민국에서도 3.5% 미만으로 보기 드문 유형이다.
3월에 학교에서 받은 검사이다.
가. 학습성격: 사교형
- 또래와 만나서 활동하는 것을 좋아하며 외향적이고 낙천성이 높다. 사람들에게 관심을 받고자 하는 욕구가 많고 친화력이 좋고 유머감각도 뛰어나며 창의성도 높다. 단점은 일의 끝마무리가 부족하고 학습할 때 기분이 자주 변덕스러울 때가 많으며 의지가 약하다. 가끔 집중력이 낮아 보이며 산만하고 조심성이 부족해 보일 수도 있다.
주도형, 안정형, 분석형이 아닌 사교형으로 나왔다. 칭찬을 3배 정도 높게 해 주며 감동까지 전달되면 더 좋다고 한다. T 엄마인 나는 매우 노력해야 한다. 주목할 기회(토론, 발표)를 자주 만들어주고, 공부 잘하는 선배와 어울리게 하면 동기가 높아진단다. 개방적인 환경과 재미있는 분위기가 학습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나. 학습자아: 학문적, 사회적, 신체적 자아 - 다소 높음
- 학습능력에 자신이 유능하다고 지각하며 흥미도 놓단다. 친구관계 내에서 인기가 높고 신체적 건강과 운동능력 등 외적인 면에도 긍정적이란다.
다. 학습정서 - 보통
- 감정이나 스트레스에 대해 지각하고 표현하는 부분에서 큰 어려움은 없어 보이나 기분에 따라 공부할 기준이 될 수 있으니 스트레스 대처 방법을 익힐 필요가 있다.
라. 학습행동 - 보통
- 바꿔야 할 공부습관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기록, 시간관리, 읽기, 집중 몰입, 학습 환경 이 다섯 가지 영역 중에서도 기록하기와 읽기가 더 낮게 나왔다. 공부할 때 충분히 읽고 기록하는 습관을 기를 필요가 있겠다.
마. 자기주도 학습 동기 - 다소 높음
- 어느 정도 자신감이 있고, 대체로 흥미도 많다. 스스로 찾아서 하는 공부의 비중이 다소 클 것으로 보이나 학습행동이나 습관면에서 일부 부족한 모습이 보인다. 자율적으로 흥미 있는 것에 동기를 높일 수 있도록 환경을 제공하고 공부 습관이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관심과 지지를 줄 필요가 있다.
두 검사 결과를 봤을 때, '관계'라는 단어가 내게 화두가 된다. 이제는 스스로 하겠거니 하여 칭찬보다는 질책에 무게를 두었다. 잘하길 기대하고 푸시만 했지 따뜻한 격려가 점점 사라지는 상황에 경각심을 준다. 또한 감정에 흔들림 없이 공부 습관을 형성하고 스스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겠다.
드디어 최근에 가져온 결과지다. 표준화심리검사 결과에 대해 엄마들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다. 대부분 아이들이 보통 혹은 다소 낮음으로 나와 충격이었다고 했다. 나 역시 학습정서와 학습행동이 보통으로 나와서 어떻게 해야 하나 걱정을 했던 터였다. 다중지능검사 역시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난감했다.
가. 강점지능 - 신체운동지능, 음악지능
- 발표할 때, 손이나 발을 적절하게 움직여 사람들을 집중시킨다. 공부 내용과 관련된 노래를 찾아 듣거나 노래 가사를 바꿔서 중요한 내용을 기억해 보면 도움이 된다.
- 추천 학과: 연극영화과, 초등교육학과, 정보미디어학과, 영상 예술학과, 방송연예과, 예체능교육과
- 추천 직업: 초등학교교사, 연극연출가, 음악치료사, 영화감독, 모델, 영화배우, 체육교사
언어지능, 논리수학지능이 높기를 바랐던 것일까? 아이의 결과를 있는 모습 그대로 받아들여야 할 텐데... 신체운동과 음악 지능이 높은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순간, 멍해졌다. 각종 운동을 즐기고 음악을 즐겨 듣던 아들이 떠올랐다.
나. 약점지능 - 자기이해지능, 대인관계지능
- 커리어넷 등에서 진행하는 심리검사나 진로 프로그램을 통해 흥미와 적성을 확인한다. 박물관, 미술관, 공연장 등 사람들이 있는 곳을 다니며 사람들과 마주칠 기회를 차근차근 늘린다.
사교형이고 학습자아도 높은 것으로 나왔던 지난 결과들과 달리 자기이해와 대인관계에서 낮은 결과를 보인다. 이런 상충되는 결과는 검사 당시의 상태가 영향을 주었나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다만 강점을 잘 살려주고 부족한 부분이 더욱 강화될 수 있도록 애써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까지의 결과를 이렇게 정리해 보니 나의 아이를 보다 더 이해하게 된다. 앞으로 무궁무진한 변화를 보일 테지만 지금의 아이를 잘 관찰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노력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