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어서 욕심 내고 가요.
강원도에도 도시가 많은데 제목을 '강원도'라 쓰고 웃어본다. 남쪽에 살다 보니 강원도에 갈 때는 욕심을 낸다. 여러 도시를 돌아보는 계획을 세우니 말이다.
정선레일바이크를 타고 싶어 정선에 있는 숙소를 알아보다가 하이원에 가게 되었다. 첫날은 오롯이 워터파크에서 보내기로 했다. 생각보다 규모가 컸고 얻어걸린 그곳이 아들의 원픽이 되었다. 파도타기가 최고였다나? 흐린 날씨여서 야외풀도 좋았고, 강원도라 그랬나? 무더룬 여름인데도 다소 한기가 느껴져 온수풀도 기분이 좋았다.
다음 날은 정선 레일바이크를 타는 날이다. 정선오일장에 맛잔 콧등치기 국수를 판다고 해서 갔는데, 함께 시킨 모둠전이 정말 맛났다. 특히 바삭 도톰 한 감자전. 찐 옥수수는 어디에서 사도 맛있다. 그런데 비가 많이 오더니 레일바이크 레인이 물에 잠겨 취소한다는 문자가 왔다. 후, 여기를 어떻게 왔는데. 10년도 더 되었던 어느 여름, 직원여행으로 와서 탔던 정선레일바이크. 절벽을 달리고 터널을 지나며 느꼈던 그 감동을 언제 다시 느낄 수 있으려나.
숙소는 '척산온천촌'. 와, 여기는 나만 알고 싶은 곳이다. 숙소는 엄청 낡았는데 히노끼욕조가 있고 온천수가 나와서 모든 게 용서가 되었다. 지하의 사우나도 숙박자에겐 무료인데 금탕도 있고, 마사지 탕도 있어서 매우 만족스러웠다. 더욱 마음에 드는 것은 숙소 앞에 맨발 걷기가 가능한 산책로가 있는 것이다. 수영장도 있어서 남편과 아들이 하루 종일 그곳에 간 덕에 나만의 시간에 카페에서 라테 한 잔을 마실 수 있었다.
다음 날, 남편과 나, 아들까지 우리는 모두 크록스를 신고 가볍게 설악산 꼭대기에 올랐다. 이게 다 신문물 때문이다. 케이블카야 고마워. 설악산에서 내려다보는 풍경은 장엄했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이 많구나. 군복무 하는 동생 면회를 가서 군복 입은 막내 동생과 다 함께 설악산을 올랐던 시절이 떠오른다. 군복무도 힘든데 산까지 데려 왔다고 등산객들이 한 마디씩 했더라는. 벌써 20년이 흘렀고 세월이참 좋아졌다.
강원도 바다는 참 푸르고 깊다. 눈으로 그 깊이가 느껴진다. 강릉 경포대에서 맞이한 노을도 참 아름답다. 경포호도 역시 아름답다. 강릉의 밤을 느끼며 걸어도 운치가 있다. 강릉에는 맛집도 왜 그리 많을까? 유명한 카페도 많아서 골라 갈 수 있다. 점심은 순두부를 먹었다. 주차도 웨이팅도 쉽지 않지만 맛나게 먹고 순두부젤라토까지 클리어했다.
그러다 급 가게 된 정동진, 시간박물관과 정동진레일바이크까지 알찬 시간이었다. 정선레일바이크 정도의 규모는 아니지만 해변가라 안정감 있게 달릴 수 있다. 기차 안에 박물관이? 소규모라 별 것 없을 줄 알았는데 아기자기 볼거리가 많다. 시간 박물관이다 보니 다양한 시계들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그것을 보는 아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았다.
춘천에서 대학을 다니 남편은 춘천을 제2의 고향쯤으로 생각한다. 그때 아르바이트를 했던 닭갈비 집도 꼭 들린다. 정말 춘천 닭갈비 맛은 다르다. 막국수도 얼마나 맛난 지. 아이에게는 다소 매운맛이다. 닭갈비는 좀 더 크면 먹기로 하고 막국수에 양념을 빼달라 부탁드려 먹인다.
춘천에 레고랜드가 생기고 말도 많고 탈도 많다고 들었다. 여기저기 광고를 하니 레고 좋아하는 아들이 가고 싶단다. 8세 아들에게 딱 맞는 곳이었다. 대부분의 놀이기구를 다 탈 수 있다. 드래건열차가 제일 무서웠는데 길이가 짧아서 극복할 수 있다. 눈을 꼭 감고 탔다. 물론 나만 무섭다 한다. 아들은 최고였단다.
하룻밤 묵었던 평창 켄싱턴도 아이와 같이 가기 좋았던 기억이 난다. 아장아장 걸을 때 갔는데 동물들도 있고, 산책길도 좋아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소양강 댐도 가서 물문화관을 방문했더랬다. 남편과 둘이 갔던 원주의 뮤지엄산, 춘천 옆 가평의 남이섬도 좋았어서 다음에 아들과 함께 가리라 마음먹고 있다.
이번 가을에 엄마 칠순으로 강원도 춘천을 갈 예정이다. 레고랜드와 남이섬을 계획하고 있다. 물론 설악산 케이블카도 마음속에 있다. 이미 13명이 묵을 수 있는 독채 펜션을 2박 예약했다. 아이들 5명과 어른 7명 모두 즐거웠으면 좋겠다. 부산에서 올라오는 두 동생네 가족은 장거리가 될 것이다. 그렇게 강원도는 멀지만 기대가 되는 그런 곳이다. 생각만 해도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