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소박하고 정겨운

by 다정한

부산 사람, 전주에 산 지 8년 차이다. 사는 곳이 이렇게 달라지니 삶이 곧 여행이다. 알 수 없는 미래가 있다는 것은 설레는 일이라 했던가? 예측불허의 인생이 곧 여행이다.


1. 전북도립미술관

"아들, 도서관 어때?"

"난 집에서 뒹굴뒹굴 쉬고 싶어."

"좋아. 난 도서관 가고. 넌 집에서 쉬고."

"그건 아니지. 그럼 미술관 갈까?

"좋아."

그렇게 우리는 도립미술관에 가곤 했다. 엄밀히 따지면 전주 아닌 완주에 있지만 아지트 마냥 자주 갔다. 그리고 미술관 바로 뒤에 모악산이 있다. 정상까지는 어렵지만 '대원사'라는 절까지는 아이와 오르기 좋다. 미술관 앞마당에는 놀이터가 있어 놀기 좋았다. 오른쪽 놀이터가 사라지고는 잘 가지 않고 있다. 마치 친정집에 가듯 가끔 들려 힐링을 맛보고 있다.


2. 도서관투어

전주에는 '도서관 여행'이라는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로 도서관의 특색이 다양하다. 미술 중점, 금암도서관은 3층에 올라 테라스로 나오면 뻥 뚫리는 뷰가 기다리고 있다. 대표 도서관인 꽃심은 10대들을 위한 공간이 따로 있고, 인근에 빙상경기장과 묶어 하루 종일 머물러 있어도 좋다. 여행자도서관, 시집도서관... 전주 도서관만 둘러보아도 행복 가득할 것이다.


아이와 도서관으로 향하곤 한다.

"자 지금부터 읽고 싶은 책 찾아서 가져오기."

빈백도 곳곳에 있어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환경이다. 옆동네 도서관이 새 단장을 했다고 해서 방문을 했다. 지하로 내려가는 미끄럼틀, 계단으로 올라가면 나오는 다락방, 아기자기한 공간에서 책을 읽으며 행복하다.


사람들은 집을 구할 때, 역세권, 학세권, 스세권 등을 따진다고 한다. 지하철역, 학원, 스타벅스 등 편리한 시설 근처를 선호한다는 말이다. 나는 도세권과 팍세권을 우선으로 한다. 도서관과 공원이 근처에 있으면 딱 좋겠다. 도서관은 힐링이다.


3. 동물원

전주 동물원도 강추다. 동물도 있고 식물원도 있고, 놀이기구도 있다. 우리는 종종 동물원으로 향했다. 물론 동물원이라 쓰고 놀이공원이라 읽는다. 저학년 수준까지 딱 맞는 공간이다. 먼저 동물들을 만났다. 호랑이, 사자, 악어, 뱀, 원숭이, 얼룩말. 차근차근 보며 이야기 나눈다. 야행성 동물인 너구리, 수달, 늑대는 만나보기 어렵다. 어느 어두운 굴에 숨어있겠지? 우리가 가장 집중해서 본 것은 청공작새다. 다행히 우리 가까이에 와줬다. 색이 어찌나 곱던지 그 깃털을 한 번 펴주기를 간절히 원했지만 보지 못했다. 캥거루도 있고 코끼리도 있고 하마도 있다. 동물 친구들이 참 반갑다. 코끼리 우리 옆에는 놀이공원이 있다. 3 종권 또는 5 종권을 산다. 청룡열차, 제트기, 오리배, 대관람차를 좋아한다. 입장권이 2천 원도 하지 않고, 놀이공원 이용권도 1만 원이면 충분하니 가성비가 참 좋다. 인근에 숲놀이터도 있어 하루 종일 머물기에 좋다.


4. 팔복예술공장

테이프 만드는 공장이 전시회장이 되었다. 카페도 있고 도서관도 있다. 전주국제그림책도서 전을 하기도 한다. 1층에서 팔복공장이 예술공장으로 바뀐 사연을 듣는 아들이 사뭇 진지하다. 유명한 그림을 가까이에서 본다는 것은 즐겁다. 색, 빛, 그림자, 원근감 등 알고 있는 모든 요소를 동원해서 그림에 집중해 본다.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물놀이터엔 우산이 구비되어 있다. 자석이 들어있는 나무막대로 놀 수 있는 곳도 있고, 여러 미술 체험이 가능한 곳도 있다. 아이는 놀고, 나는 잠깐 그늘에 앉아 책을 읽을 수 있다. 옆 쪽으로 철길이 있고, 이팝나무 축제도 있다.


4. 덕진공원놀이터, 국립박물관

전북대 근처, 동물원에서 다소 가까운 곳에 덕진공원놀이터가 있다. 근처에 연화정도서관도 있다. 야외 놀이터도 좋은데 가까이에 실내공간이 있어 딱이다. 흙파기 선수인 아들은 고개를 들 줄 모르고 한참 앉아서 흙과 놀았다. 역시 아이들은 흙과 나무랑 잘 어울린다. 나무들이 지지대가 되어주는 놀이시설이 많아 나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고맙기도 했다.

전주국립박물관은 실내활동을 하기에 좋다. 어린이박물관이 있어 아이들이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퀴즈도 풀고, 한복도 입어볼 수 있다. 공간이 막 크지는 않지만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이 머물기에 좋다.


5. 한옥마을

전주 하면 당연 한옥마을을 뺄 수 없다. 퇴근하고 가면 한적한 한옥마을을 만날 수 있다. 주말, 경기전 앞의 공연도 좋다. 한옥마을 옆으로 흐르는 천을 따라 걷는 것도 힐링이다. 때로는 자전거를 빌려 오목대 쪽으로 가보기도 한다. 전주한벽문화관에서는 다양한 행사를 즐길 수 있고 가을에는 은행나무 아래에서 사색하기 좋다. 다리를 건너면 무형유산원도 있어 체험을 할 수도 있다. 한옥마을 안에 최명희문학관고 한옥마을도서관도 있으니 조용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6. 콩나물국밥

쭉 공간을 이야기했는데 전주는 음식을 빼놓을 수 없다. 김밥, 비빔밥, 콩나물국밥은 내가 좋아하는 음식이다. 임신을 해서도 당기는 음식들이었다. 그래서일까? 아이도 좋아한다. 그중에서도 콩나물국밥은 힐링푸드다. 심지어 우리 가족 외식 음식이기도 하다.

웽이네공나물국밥에 빠져서 이것 먹고자 전주를 가고 싶을 정도였다. 지금은 온 가족의 취향에 맞는 현대옥으로 향한다. 다양한 지점도 있지만 역시 본점의 맛이 최고다. 주말에는 줄을 서기도 하지만 우리는 줄 서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참 우리 동네 근처에는 한국도로공사 수목원도 있는데 입장도 무료이고 산책하기 좋다. 관광지에 사는 일은 행복이다. 매일이 여행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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