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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달리기의 매력

동장군 취임식 챌린지 4주 차

by 조아

겨울 추위를 피해 상대적으로 따뜻한 한낮에 달리고 싶어 점심시간 달리기를 시도했었다. 한 시간의 점심시간 동안 달리는 것도 좋지만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많이 달리고 싶은 욕망이 차올라 고민하던 때 도전 중인 '런데이 동장군 취임식 챌린지' 4주 차 프로그램을 하기에 점심시간이 짧다고 느껴졌다. 웜업과 쿨다운까지 포함하면 한 시간 가지고는 충분히 오늘의 달리기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달리기를 하기 전 나는 오직 달리는 그 순간에만 집중했었다. 웜업과 쿨다운이 있는지도 몰랐고 모든 운동을 하기 전 간단하게 스트레칭만 하는 줄 알았지 마무리 운동인 쿨다운을 하는지도 몰랐고 그 필요성은 더더욱 알지 못했다. 항상 운동 후에는 피로가 몰려왔던 그다음 날에는 삭신이 쑤시는 느낌을 항상 받았던 이유가 쿨다운을 하지 않았기에 그랬다는 것을 알고 난 후 달리기를 마친 후 항상 쿨다운을 한다.


쿨다운은 단순히 달리기로 인해 호흡을 정리하며 심박수를 안정화시키는 단계가 아닌 하루의 운동을 정리하는 시간이다. 스트레칭을 하며 몸의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리기를 하며 앞으로 전진하던 몸을 급정지하면 회복도 늦고 근육이 뭉칠 수도 있기에 내일의 달리기를 위해서 쿨다운을 하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처음에는 쿨다운을 매우 귀찮아했지만, 요즘은 달리기보다 더 진지하게 쿨다운을 한다.



이렇게 더 많이 달리고 싶은 이유도 있었지만 갑자기 점심 약속이 잡히는 경우가 있어 점심 달리기를 하는 데 애로사항이 종종 발생하여 퇴근 후 바로 달리기를 하는 퇴근 달리기를 시도해 봤다. 물론 낮에 달리는 것보다 춥기는 하지만 더 많이 더 오래 달리고 싶은 욕망을 충족할 수 있어서 마음에 쏙 들었다. 대신 정시 퇴근할 수 있도록 집중해서 일하는 것이 필요했다.


어떤 날은 달리기 후 너무 허기 가져서 무엇 때문에 그런지 생각해 보니 점식 먹는 것도 잊을 정도로 집중해서 일해서 점심을 안 먹은지도 몰랐었다. 공복에 너무 오랜 시간 달리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기에 달리기 4시간 전에는 과하지 않게 음식을 먹고 충분히 소화된 후 달리기를 하려고 한다. 너무 배가 부른 상태에서 달리니 토할 것 같은 느낌도 들어 달리기에 집중하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점심을 많은 먹은 날에는 천천히 달려도 매우 힘들었다.


이런 경험은 달리기가 한순간의 운동이 아님을 알려준다. 달리기를 위해서 달리기 전부터 준비해야 할 것들도 있고 적어도 달릴 수 있는 몸상태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이 정도 거리쯤'이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부터 부상의 위험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러너에게 이 정도 거리쯤이란 생각은 없어야 한다. 아무리 짧은 거리라도 준비되지 않은 달리기는 언제나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



퇴근 후 바로 달리기를 하면서부터 평일 10km 달리기를 할 수 있었고, 주 3회 달리기를 하면서 일주일에 최소 35km의 거리를 달린다. 단순히 계산하면 하루 5km 달리기를 일주일 동안 매일 하는 것과 동일한 거리이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세 번의 10km 마라톤 연습하는 의미와는 결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훈련이다. 물론 10km 마라톤이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올해 하프 마라톤에 출전하기 전에 한 번 더 10km 마라톤에 출전할 생각이다.



오늘은 날씨가 많이 풀려 영상 10도 이상의 기온이어 점심 달리기를 했으면 포근한 겨울을 만끽하며 달릴 수 있었겠지만 10km 달리기를 하지 못했을 것이다. 대신 퇴근 달리기를 하면서 여유롭게 10km 달리기를 즐겼고 점심을 과하게 먹은 것이 남아 있어 천천히 달렸다. 천천히 달릴 때 어떻게 하면 케이던스를 높일 수 있을지 주법도 바꿔보고 보폭을 의도적으로 짧게 해보기도 했지만 영역 3의 심박수를 유지하면서 페이스 조절하는 것은 정말 어렵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제의 원인을 찾아가며 나에게 맞고 가장 효율적인 달리기 자세와 주법을 찾고 있다. 전문가의 영상을 보며 문제를 반복하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필요한 것은 규칙적으로 달리는 행위이다. 아무리 문제를 개선했다 하더라도 달리지 않는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달리면서 문제를 찾고 개선하는 것은 쉽지 않지만 건강하고 부상 없이 오래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이며 러너라면 항상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너무 떨어진 케이던스 수치를 보며 조금 실망하기도 했지만 오늘의 달리기를 하여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만족감과 5km만 달리자는 내면의 유혹을 이겨내고 계획한 거리를 완주했다는 자부심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오늘도 달리기 과제를 하나 얻어가며 어떻게 하면 개선할 수 있을지 연구해서 내일의 달리기에 적용해야 할 것이다. 말처럼 쉬운 문제는 아니지만 꼭 개선하고 싶은 의지가 있기에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믿는다. 그리고 내일의 달리기를 기대하며 한 뼘 더 성장한 러너가 되는 행복한 상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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