홋카이도 여행 1일 차
작년 10월 홋카이도 여행에서 돌아온 후 다시 홋카이도 땅을 밟을 날만을 기다렸다. 홋카이도가 고향도 아니면서 이렇게까지 홋카이도를 그리워하고 또 그리워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는데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그냥 홋카이도 바보라서 그런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것처럼 너무나도 홋카이도를 사랑하는 인간으로 느끼는 감정이다.
이번 여행에서는 처음으로 아침 비행기가 아닌 점심 비행기로 예약해서 출발하는 날 아침 여유롭게 시작할 수 있었다. 보통 에어부산 아침 비행기를 탔는데 항공권 예약할 당시에는 표가 없었지만 숙소, 렌터카 등 모든 예약을 완료한 상태에서 특가 항공권이 나와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우리는 이미 계획한 일정대로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점심 출발하는 경험도 훗날에는 좋은 기회로 여길 수 있을 것이다.
아침 8시 30분에 출발하는 비행기를 탈 때는 늦어도 새벽 5시에 일어나 준비하여 공항에 6시 도착, 출국 수속을 해야 해서 혹여 늦잠을 자지는 않을까 하는 불안감에 밤을 새우고 공항으로 바로 간 적도 있었다. 부담감이 충만한 상태로 시작하는 여행이 힘들게 느껴질 때도 있었지만 이번 여행은 11시 30분 출발하는 비행기라서 9시까지 공항에 도착하면 되었기에 상대적으로 여유로웠다.
늘 출국수속장이 붐비는 것만 보다가 이토록 한산할 수도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며 4박 5일 일정으로 여행을 간다면 이렇게 11시 30분 출발하는 비행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이 시간을 이용하려면 적어도 일주인 전부터 공항 주차장을 예약해야만 주차할 수 있어서 2주 전에 예약을 완료했기에 혹시나 주차 자리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라는 불안감에서 진작에 해방되었다.
약속시간인 9시보다 30분 정도 일찍 도착해서 예약한 도시락을 수령하고 한산한 공항의 분위기를 만끽하면서 홋카이도 여행 일정을 점검했다. 오늘은 신치토세 공항에 도착하여 렌터카를 수령하고 바로 홋카이도의 남부도시인 하코다테로 향하는 일정만 있어서 큰 부담이 되지 않는다. 한국과 달리 오른쪽 운전인 홋카이도에서의 운전은 늘 1시간이 고비이지만 오늘은 바로 고속도로를 타기에 고비의 시간도 엄청 짧다.
일정을 확인하고 나니 선배님과 이번 여행으로 처음 함께하는 Y와 만나 탑승권을 발급받고 출국 수속을 하였다. 얼마 전 김해공항에서 발생한 비행기 화재 때문에 보조 배터리에 대한 규정이 올해 3월 1일 자로 변경되어 인증받은 보조배터리만 지퍼백에 따로 보관하여 반드시 개인이 휴대하는 것으로 기내에 가지고 탑승할 수 있다. 이런 규정을 미리 알고 있어 지퍼백에 보관한 보조배터리를 휴대했기에 승무원도 깜짝 놀란 표정이셨다.
출국 수속을 하면서 살이 빠져 여권의 사진이랑 조금 달라 별도의 출국 절차를 받는 해프닝이 있었지만 출국 수속을 마치고 탑승할 수 있었다. 동체착륙과 화재 등 각종 비행기 사고에 대한 우려 때문에 탑승구 바로 앞자리에 예약해서 빠르게 자리에 앉은 후 책 읽기에 집중했다 무사히 이륙하고 2시간 여를 비행하여 홋카이도의 관문인 신치토세 공항에 무사히 착륙했고 홋카이도 입국 철자도 빠르게 진행하여 도라에몽을 만날 수 있었다.(신치토세 공항을 나오면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것이 도라에몽이다)
그동안의 홋카이도 여행 경험을 통해 익숙하게 국내선 방향으로 이동해 렌터카 부스에서 예약을 확인한 후 셔틀버스를 기다려 공항 밖에 있는 렌터카 회사에서 미리 예약한 혼다 프리드를 수령하여 하코다테로 향했다. 홋카이도 여행할 때 보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싶은 마음에 렌터카를 이용하기 시작했는데 이제는 렌터카를 빌리지 않으면 어떻게 여행할까 고민해야 할 정도로 필수가 되었다. 인원이 한 명 더 늘기도 했지만 조금 더 편하게 이동하고 싶어 7인승 차를 빌렸다.
홋카이도 여행을 할 때 렌터카를 이용한다면 꼭 톨게이트를 자동으로 통과하는 ‘ETC’(한국의 하이패스와 유사한 통행료 카드)와 ‘HEP’를 이용하기를 추천한다. 렌터카 회사에서 오후 8시까지 체크인을 해야 하는 하코다테 숙소까지 약 4시간 정도 가야 하기에 점심도 거른 체 하코다테로 향했다. 고속도로를 달리기도 하지만 이전 여행과는 달리 고속도로에 차가 없어 정말 한산해서 운전하기 편했다. 위기의 시간 1시간이 지나 더욱 편안한 마음으로 운전할 수 있었다.
허기를 참지 못하고 우리나라 고속도로 휴게소와 비슷한 SA(Service Area)에서 샌드위치와 삼각김밥으로 간단하게 요기를 한 후 하코다테로 향했고 세계 3대 야경인 하코다테 로프웨이에 도착했지만 평일에다 강풍으로 인해 운행 마감되었다. 홋카이도 여행이 처음인 Y에게 하코다테 야경을 보여주고 싶었지만 아쉬운 마음을 가득 안고 아사히카와에서 맛본 양고기를 먹으러 징기스칸으로 향했다.
삿포로시에 있는 다루마와 달리 넓은 징기스칸 고쵸메는 아사히카와보다 더 넓은 공간이라서 깜짝 놀랐고 테이블마다 태블릿 PC를 이용해 주문을 할 수 있어 한 번 더 놀랐다. 혼밥을 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까지 있어 손님을 배려하는 하코다테 사람들의 마음에 또 한 번 더 놀랐다. 상업을 중시하던 이곳 사람들의 마음이 녹아 있는 손님에 대한 배려는 늘 배워야 하는 가치로 생각한다. 때론 과도한 친절이란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이곳 사람들의 친절은 세계 최고 중 하나이다.
누린내가 전혀 나지 않는 양고기를 맛있게 먹고 체크인 마감 시간 전 숙소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코다테 온천 거리에 위치한 숙소에 조금은 낯선 다다미 방에 짐을 풀고 하코다테의 온천을 즐기기 위해 대욕장으로 향했다. 온천으로 유명한 곳이기도 하지만 홋카이도의 온천은 노천탕이 가장 온천의 매력을 느낄 수 있기에 야외에 있는 노천탕에서 우리 세 명만 온전히 온천욕을 즐기며 여행의 피로를 풀었다.
1일 2 온천(하루 두 번 온천욕을 하겠다는 목표)을 하기 위해 내일의 온천을 기대하며 다시 방으로 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잠자리에 들었다. 글쓰기와 영수증 정리, 부단히런 인증을 위해 잠시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1일 차 일정을 마무리하며 내일 어떤 풍성함으로 가득 채워지기를 기대하며 다다미방 포근한 이불속으로 들어가 잠을 청했다.
1. 에필로그
https://brunch.co.kr/@ilikebook/1009
2. 여행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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