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미션 런데이 성공
올해 4월은 개인적으로 끔찍한 달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놓지 않았던 달리기를 어떻게 해서든 실행하려고 노력했던 시간이었다. 회사 일로 바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능력도 없으면서 욕심을 부려 많은 것을 붙잡고 하는 시늉을 한 것은 아닌지 반성하며 진정 나에게 필요한 한 가지만이라도 잘 하자는 신념으로 달리기만이라도 집중해서 했다. 다행히 달리기는 끝까지 할 수 있었지만 대신 달리기에 온전히 집중하기 위해 다른 것은 내려놓았다.
특히 글쓰기는 지난 3년 동안 내 일상의 중심이자 글쓰기를 위해 책 읽기와 달리기를 할 정도로 루틴의 중심에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내가 내 글에 만족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 순간, 글의 질에 대해 고민했다. 그저 인증받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닌지, 타인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은 아닌지를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앞으로 내가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잠시 침묵하는 시간을 가졌다. 글을 쓰고 싶은 욕구는 치솟았지만 철저하게 억누르며 글쓰기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이런저런 고민으로 복잡한 머리를 식혀주고 숨통을 확보해 준 것이 바로 달리기였는데 이것만이라도 잘하고 싶다는 마음에 오직 달리기에만 집중해 보기로 했다. 일단 달리기 훈련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달리기 전 평소에도 스트레칭을 하며 몸을 부드럽게 만들어주는 습관과 달리고 난 후 다시 달릴 수 있는 상태로 돌아가는 회복의 시간을 충분히 가짐으로 내일의 달리기를 준비하는 시간을 확보하려고 노력했다. 무엇을 내려놓을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 잠시 글쓰기 휴식기를 가졌다.
회사 일로 글쓰기 모임에 개인적인 사정을 알리지도 못했지만 글쓰기를 잠시 내려놓으니 조금의 여유가 생겼고 정신없는 업무 속에서도 달리기를 놓지 않을 수 있는 비결이기도 했다. 다이어리와 메모를 하며 하루 일정은 물론 주간, 월간 일정까지 미리 파악하여 준비했던 나였지만 중간고사 한 과목의 시험 시간을 착각할 정도로 많은 일을 쳐내며 최악의 중간고사와 업무 속에서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심정이었으나 달리기로 나를 위로했던 시간이기도 했다.
심지어 4월 첫째 날 신청한 미션 런데이를 하는 날도 깜박 잊고 있었다. 그저 주말에 늘 했던 달리기 훈련을 하려는 시도 속에서 까맣게 잊고 있었던 미션 런데이를 수행했을 뿐이다. 물론 5월 4일까지 할 수 있는 기간제 도전으로 4월의 미션 런데이를 성공했을 수도 있지만, 감정코칭 교육이 없는 토요일이면 가급적 실시간 미션 런데이를 하기를 원했기에 크나큰 망각 속에서도 몸이 자연스럽게 기억하고 10km의 거리를 달리는 미션 런데이를 했고 완주할 수 있었다.
달리기를 마칠 때까지도 미션 런데이를 도전하는 것을 몰랐을 정도로 종료 후 스마트폰 화면에 뜨는 미선 런데이 인증서를 보고서야 이날이 도전하는 날인 줄 알았다. 중간고사 시험일을 깜박했던 것처럼 매월 가장 중요하게 여겼던 미션 런데이를 하는 날을 잊고 있었지만 습관적으로 하는 주말 달리기 훈련을 하면서 엉겁결에 성공했다는 사실이 찜찜하지만, 어쩌다 보니 미션 런데이를 성공했고 인증서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마음에 드는 기록은 아니지만 올해 12번의 미션 런데이를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다시금 떠올리게 해 줬다.
4월 초 기브 앤 레이스 이후 6월 15일에 참가할 예정이 김해 숲길 마라톤 하프코스에 집중하고 있어서 조금씩 거리를 늘려가고 있어서 시간, 페이스에 대한 모든 욕심을 내려놓고 '완주'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그래서 4월부터 매주 일요일은 하프 마라톤 달리기 훈련을 해왔고 부상방지와 마라톤 풀코스 도전을 위해 착지법도 '리어풋'으로 바꿨다. 20km 넘는 거리를 달리니 종아리와 무릎의 통증이 지속되어 어쩔 수 없는 특단의 조치였지만 부상 없이 건강하게 오랫동안 달리기를 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다.
새로운 착지법을 익히느라 케이던스도 페이스도 신경 쓸 여력이 없어 기록이 좋지도 않지만 철저하게 기록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고 황영조 감독님이 말씀하신 대로 아름다운 자세로 달리기를 할 수 있는 지루하고 따분한 과정을 반복해야 한다.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아무에게 말하지 않았지만 4월 20일부터 "30일 동안 매일 달리기"라는 도전을 하는 중이다. 작년에도 매일 달리기 도전을 했지만 아무것도 모른 상태에서 했던 것과는 달리 철저하게 몸이 회복하는 것을 확인하며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달리기 훈련을 한다.
소가 뒷걸음치다 쥐 잡은 격으로 4월의 미션 런데이를 성공해서 부끄럽기도 하지만 어쩌면 까맣게 잊고 있어 도전하는 것을 깜박했을 수도 있었지만 어쩌다 보니 미션 런데이를 성공하게 되어 기쁘기도 하다. 비록 기록도 마음에 들지 않고 10km 미션 런데이를 하는 줄도 모르고 15km 달리기 훈련을 했기에 페이스도 좋지 않지만 일단 도전을 했고 성공했다는 사실에 올해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 발짝 다가갔다는 점에 만족한다. 다음 달부터는 미션 런데이를 하는 날을 절대 잊지 않고 한 달의 달리기 연습을 실전처럼 점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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