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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미션런데이

매월 나를 확인하는 시간

by 조아

러너로 처음 맞는 겨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자연스럽게 변하는 계절적 변화이지만 나 같은 러너에게 겨울은 참 혹독한 시간이다. 물론 평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기온은 물론 풍향까지 확인하지만 부상의 위험이 높은 겨울 달리기를 하기 위해서는 많은 것을 신경 쓰고 확인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리고 싶은 욕망은 변함이 없다.


이런 욕망을 해소하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은 '챌린지'를 신청해서 준비하고 도전하는 것이다. 달리기 흔적을 기록하기 위해 몇 가지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하고 있지만, 가장 나를 자극하는 챌린지는 런데이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따지고 보면 유사한 점이 많지만,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하는 챌린지는 유독 나의 승부욕을 자극한다.



그래서 나는 매월 첫날에는 런데이 애플리케이션에서 진행하는 모든 챌린지에 신청한다. 특히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실시하는 마리톤 대회는 꼭 신청하며 올해 목표 중 하나인 매월 런데이 마라톤에 참가하여 완주하겠다는 것은 반드시 이루고 싶다. 작년에는 매월 다른 테마로 진행했지만 올해부터는 '미션 런데이'로 변경되어 분위기가 조금 바뀌었지만 나에게는 방향성이 일치된 것 같아 오히려 더 좋다.



달리기를 시작한 후 가장 많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기도 하지만 5개월 넘도록 참여 중인 온라인 러닝크루 '부단히런'에서 기본적인 인증 도구로 사용하기에 가장 친숙하고 사용하기 편하다. 그리고 체계적인 훈련 프로그램을 혼자서도 사용할 수 있어 나와 같은 성향의 러너에게는 가장 좋은 달리기 도구일 수 있다. 실제 나에게는 런데이만큼의 좋은 달리기 도구도 없다.


<2025년 동장군 취임식>이라는 챌린지를 하고 있지만 모든 챌린지를 하는 가장 궁극적인 이유는 매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하는 런데이 마라톤을 하기 위함이다. 마라톤 대회에 단 한 번 참여했지만 수많은 인파 속에서 달리는 것은 아직 내 실력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껴 더 많은 훈련을 해야 함을 느꼈기 때문에 정기적으로 마라톤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찾다 이 챌린지를 알게 된 후 매월 참가한다.


작년에는 호기로운 마음에 하프 마라톤을 도전하여 두 시간 삼십 분 만에 완주하기도 했지만, 완주의 회복이 더딘 것과 21km의 거리를 달렸다는 기쁨에 회복에 신경을 쓰지 않았다가 며칠 동안 강제로 휴식할 수밖에 없었던 경험을 통해 아직은 무리라 생각하여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달리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운동이 기본기가 튼튼해야 성장도 빠른 법이다.



미션 런데이는 기간제 마라톤이라고 해서 일정 기간 동안 내가 달릴 수 있는 날에 달릴 수 있기도 하지만 어제는 마라톤 대회처럼 실시간으로 달리고 싶어 아침 일찍부터 준비했다. 정각 9시에 시작하기에 미리 웜업을 하며 몸을 풀고 달릴 준비를 하였다. 내가 달릴 코스는 10km로 마의 50분 벽을 깨고 싶은 목표이기도 해서 꾸준히 연습하는 거리이다.


아주나이스님께서 추천해 주신 에너지겔을 미리 먹어서 그런지 몰라도 평소보다 힘이 들지 않았고 구간 별로 페이스를 확인하며 달렸다. 심박수가 평소보다 조금 높아 걱정되었지만, 구간이 계속될수록 페이스가 떨어지는 나이기에 반환점을 돌 때 한 번 더 에너지겔을 먹었다. 사실 달리면서 물도 마시는 것이 쉽지 않기에 평소 달리면서 에너지겔을 먹는 훈련도 필요하다.



호흡을 가다듬어도 쉽게 내려가지 않는 심박수 때문에 조금 힘들기는 했지만 무사히 완주했고 가민 포러너 기준으로 56분 안에 들어왔다. 개인적으로 나의 최고 기록인 PB(private best)라서 기쁘기도 했지만 달리는 중 56분, 56분 계속 외치며 목표를 상기했던 것이 진짜 현실로 이루어져서 조금 놀랐다. 지나가던 분들이 나를 이상한 눈으로 바라봤을 수도 있겠지만 나는 간절했고 반드시 이루고 싶은 목표였다.



2km를 걸으며 쿨다운을 했고 올해 남은 11번의 도전을 어떻게 준비해서 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감정코칭 시연 연습을 위해 시간적 여유가 없었지만, 실시간 마라톤을 하며 지금 나의 수준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번에는 31등을 했지만 다음 대회에는 20등 안에 들 수 있도록 더 열심히 연습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좋은 결과를 위해서는 오직 연습만이 살 길이다.


달리기를 할 때 많이 사용되는 적색근(red muscle)은 내가 웨이트트레이닝을 하며 주로 사용했던 백색근과는 달리 쉽게 성장하지 않고 성장할 수도 없다. 심지어 오랜 시간 사용하지 않았더라도 백색근은 금방 회복되지만 적색근은 쉽게 회복되지도 않는다. 유일한 방법은 지속적으로 단련시키는 것뿐이다. 내가 달성하고 싶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오직 조금씩 꾸준히 해야 한다.


나 같은 초보 러너가 킵초게와 엘리트 러너가 될 수는 없다. 분명 그와 같이 될 수는 없지만 매일 나의 한계를 극복하며 성장할 수는 있다. 이런 작은 성공의 열매를 매일 맛보면서 조금씩 성장하면서 달리기의 진정한 가치를 일상 속에서 만들어 갈 것이다. 이제 첫 번째 미션 런데이를 완료했고 올해 남은 열한 번의 미션을 준비하며 올해 12월 마지막 미션을 완료하는 내 모습을 상상한다. 나는결국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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