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규칙을 만드는 과정
작년 12월부터 시작한 글쓰기 루틴을 만들자는 글루틴이란 프로젝트에 참여한 지 7개월 차가 되었다. 글루틴을 하면서 수많은 변화 중 하나가 시간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글쓰기를 위한 나만의 시간을 만들면서, 새벽시간을 활용하면서 나의 하루는 글쓰기와 책 읽기로 시작된다. 내가 어디에 있든지 간에 새벽 기상하는 루틴도 유지하고 싶어서 출장 중에도, 여행 중에도 나의 하루는 변함없이 새벽 4시에 시작된다.
물론 나도 사람인지라 늦잠을 잘 수 있고, 전날 자기 전 유튜브 시청이라도 한 날이면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쉽지 않다. 몸이 천근만근이지만, 글쓰기를 하기 위해서 일어나야 한다. 신기한 점은 나는 새벽형은 고사하고 아침형 인간이 아니었던 사람이다. 밤새기 전문으로 내일 시험이 있다면 오늘 밤샘을 하면서 시험공부를 하는 스타일로 살아왔다. 벼락치기 전략은 나름 나에게 적합해서 좋은 결과를 가져다주었지만, 내 생활은 규칙적일 수 없었다. 매일 다채로운 변화 속에 무엇인가를 꾸준히 하는 것은 힘들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운동은 매일 꾸준히 했기에 이것으로 지금까지 잘 버티고 있지만, 아직 평생 체력은 없다고 생각한다. 시간에 대한 규칙성이 없던 내 삶은 인체의 바이오 리듬에 대한 반응으로 내 몸에 이상 신호를 하나둘씩 보내기 시작했고, 항상 건강하다고 생각했던 내 몸은 주체할 수 없는 체중과 성인병 전조증상이 나타났다. 밤새면서 배고프면 새벽에서 라면을 끓어 먹고, 잠 깨려고 새벽 2시에 운동을 하는 등 신체에 대한 존중을 상실한 규칙성 없는 내 삶이 가져온 당연한 결과였다.
글루틴을 시작하면서 내 삶에 규칙이라는 것이 생겼다. 글쓰기 위한 나만의 시간을 새벽 시간을 이용하면서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었다. 일찍 일어나기 위한 제일 좋은 방법은 일찍 자는 것이다. 새벽 4시에 일어나기 위해서는 적어도 9시 전에는 자야 한다. 최소 7시간은 자야 뇌를 포함한 장기들도 휴식을 취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9시 전에는 자기 위해 노력한다. 그래서 TV시청은 안 한지 오래되었고, 저녁도 일찍 먹기 시작했다. 혹여 퇴근이 늦어서 저녁 먹는 것을 놓치게 되면 그냥 안 먹는다. 체중이 불어난 원인 중 하나가 먹고 바로 잤던 습관이었기 때문에 내 몸에도 공복이라는 비움의 시간을 선사해야만 한다.
온갖 이상 신호를 보내던 내 몸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오면서 자연스럽게 나는 신체에 대한 존중을 깨달았다. 내가 내 몸을 존중하지 않으면 아무도 존중하지 않는다는 너무나 당연한 진리를 통해 글쓰기를 위해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체력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느낀다. 내가 건강해야 내 글쓰기도 건강하다는 사실이 내 몸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시간의 규칙성을 더욱 강조한다. 이것은 내 글쓰기에도 녹아져 있어서 글쓰기를 하게 되면 나는 규칙적이게 되며, 자연스럽게 내 삶의 규칙을 만들게 된다. 나에게 있어 글쓰기는 규칙 제조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