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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n 09. 2023

방심하면 찾아오는 핑계

하려고 하는 사람은 방법은 찾는다.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었기 때문에 오늘의 새벽을 누릴 수 있었다. 나만의 공간으로 가려고 하는 순간 이제는 다 완쾌될 줄로 알았던 허리에 통증이 찾아오면서 다시 침대로 가서 누울 수밖에 없었다. 인체의 중심이자, 뼈대의 근간을 이루는 허리가 아프면 걷기도 힘들고 앉아 있기도 힘들다. 그저 누워서 고통을 감내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나워서 책을 보면 집중이 되지 않고, 쉽게 잠들어 버린다. 누워 있으니 긴장이 풀어져 감기는 눈을 겨우 참아내며 책을 보고 글쓰기를 하려는 순간 잠이 들어 버렸다. 한 시간 뒤 다시 일어났지만 아침 루틴은 다 꼬여버린 듯한 기분이 든다.


 교통사고의 후유증에 대해 많은 조언을 해주셨는데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이제 병원을 그만 갈까 생각하던 중, 일정 조율을 잘해서라도 꼭 치료를 받아야 하는 이유를 체감한다. 한 달 동안 입원과 통원 치료를 열심히 받았는데 요 며칠 병원에 안 가고 방심하니 통증이 찾아왔다. 방심하면 안 된다. 글루틴을 6개월 넘게 하면서 나름 자신감이 생겨서 나의 아침 루틴으로 만들고 있는데 잘한다고 생각하니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지 못했다. 방심하니 루틴이 깨진다. 눈에 보이는 유리가 깨지면 흩어진 유리 조각을 찾아서 치울 수 있지만, 눈에 보이지 않은 루틴이 깨지는 것은 방심하는 순간 처음으로 돌아갈 수도 있고, 루틴을 하기 이전보다 더 심각한 상태가 될 수도 있다. 방심하면 핑계가 찾아온다.


 드라마를 좋아하지는 않지만, 낭만닥터 김사부에서 “하려고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안 하려고 하는 사람은 핑계를 찾는다.’라는 대사가 가슴에 와닿는다. 오늘 나의 루틴을 방해한 통증은 내가 조율할 수 없었던 것일까? 통원치료를 잘 받았다면 통증이 없었을 것이지만 방심은 나에게 현실을 알게 해 준다. 핑곗거리를 찾게 만든다. 독서 달력을 보면서 ‘No more excuse’라는 말을 매일 하는데 어제 딱 하루 안 했을 뿐인데 오늘 핑계를 찾게 되는 나의 현실은 더 많은 수련과 인내가 필요함을 알게 해 준다.


 누구나 위기와 시련을 겪을 수 있지만 그 가운데서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 방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나를 더 단련시킬 것이다. 천 번의 망치질을 뜻하는 ‘단’, 만 번의 망치질의 뜻하는 ‘련’이 합쳐서 최고의 명검이 탄생하는 것처럼 나의 습관은 더 많은 망치질이 필요하다는 것을 배웠다. 겸손해지고 더 겸손해지자.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은, 내가 하려고 하는 것은 이미 정해졌고 그 길의 방향을 따라 매일매일 끊임없이 꾸준히 나의 속도로 걸어가면 된다. 지금이 오늘을 만들고, 오늘이 모여 인생이 되기에 나는 지금을 살아야 하고 지금 최선을 다해야 한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방법을 찾아야지 핑계를 찾으면 안 된다. 나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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