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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pr 26. 2023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침묵 속에 집중함으로 마음의 소리를 들게 된다.

이청득심 以聽得心

귀를 기울여 사람의 마음을 얻는다.


 40여 년의 시간을 보내며 30대 중반부터 삶의 철학으로 삼고 있는 말이다. 경청의 수준을 넘어 마음을 바라보며 마음이 하고자 하는 소리를 듣고 싶어 내 삶의 철학으로 정했다. 지난 시간 동안 나는 같은 이야기를 두 번 듣는 것을 광적으로 싫어했고, 지금도 아이에게 무의식적으로 세 번째 말하는 거야라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한 번 말할 때 잘하면 되는데 왜 하지 않을까 생각하면서 똑같은 말을 다시 하는 것과 똑같은 말을 다시 듣는 것 자체를 싫어하였다.


 듣는다는 것은 상대에게 집중하는 것이다. 그 대상이 다른 사람일 수도 있고 마음의 소리일 수도 있지만 먼저 들음으로 알고 이해할 수 있다. 나와의 관계나 상대방과의 관계에서도 관계의 시작은 이해이다. 상대방을 모른 상태에서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나와의 관계도 마찬가지인데 내가 나를 모르기 때문에 나 자신을 모르겠고 관계의 어려움을 느끼는 것이다. 관계의 축복을 누리기 위해서는 알아야 하고 앎은 들음에서 나온다.


온갖 소음이 있는 도시에서는 풀벌레 소래도, 새의 노랫소리도 듣기 어려운 이유는 집중할 수 없자만 인적이 없는 시골마을에서는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은 밤하늘 아래 가만히 눈을 감고 귀를 기울이면 풀벌레의 노랫소리와 바람 소리를 온전히 들을 수 있다. 고요함과 적막 속에서 주변의 소리를 쉽게 들을 수 있는 것처럼 집중을 위한 나만의 시간, 고독의 순간을 맞이하여야 한다. 오롯이 하나만 존재하는 공간, 하나에만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세상의 소리를 다정하게 듣기 위해서 모닝 페이지, 아티스트 데이트, 걷기 세 가지를 통해 나의 밖에 있는 소리와 나의 안에 있는 소리에 집중할 수 있다. 모닝 페이지는 일종의 글쓰기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내 의식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해 주며 걷기는 한 걸음, 한 걸음 앞으로 나아감에 있어 뒤엉켰던 머릿속 덩굴을 풀어준다. 가볍게 걷는 것은 몸의 긴장을 풀어주어 근육을 이완시키고 생각에 집중하게 만들어 주며 답답했던 머릿속이 정리되는 마법을 체험하게 된다. 머릿속이 복잡하여 힘들다면 한 숨을 쉬기보다는 가볍게 주변을 걸어면서 주변의 소리에 귀 기울여 보자.


진정한 나를 만나기 위해서는 고요와 적막 속에서  침묵할 줄 알아야 한다. 적막 속에 두려움이 찾아올 수도 있지만, 침묵의 본질은 없음이 아니라 있음이다. 침묵 속에 본질이 있고 고요함 속에 내면의 울림이 있는 것이다. 내면의 울림이 있으면 조각난 생각의 단편들이 연결되고, 침묵 속에 고독감은 생각의 폭을 넓혀준다.


가만히 앉아서 미동하지 않으며 눈 감고 집중해서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보자. 내 마음은 나에게 무엇인가를 말하려 하지만 그동안 내 귀는 닫혀 있어 마음의 소리는커녕 주변의 벌레소리도, 새의 노랫소리도 듣지 못했다. 경직된 귀를 풀어주어 유연해짐으로 귀를 높이 세우자. 나는 무엇을 듣고 싶고 나는 무엇을 들어야 하는가?? 아무도 일어나지 않은 미명의 새벽 시간은 적막함이 주는 고요 속에 내 마음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최고의 시간이다. 온 힘을 다해 마음의 소리를 듣고 마음이 하는 말을 적어서 읽어 보면 어느새 복잡함은 단순함으로 뒤엉켰던 생각은 명료하게 정리될 것이다. 이것이 건강한 마음이 내게 주는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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