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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11. 2023

언어를 디자인하라

언어는 인생을 담는 그릇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 중 가장 큰 차이를 만들어주는 것은 언어라고 생각한다. 물론 동물들도 자신만의 언어가 있지만 정교한 자신의 감정까지도 전달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지만 인간은 화려한 형용사와 강렬한 동사로 자신의 감정과 느낌, 모든 것을 표현하고 전달할 수 있다.  인간의 언어 속에는 감정과 느낌, 정서가 담겨 있는 인생의 그릇이기에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를 가만히 듣고 있으면 그 사람이 어떤 일을 하고 어떻게 살아왔는지 짐작할 수도 있다. 인간의 언어에는 그 사람의 인생이 담겨 있다.


 10여 년이 넘게 직장 생활을 하면서 나도 회사의 언어를 사용하고 있고 무의식적으로 그 언어가 나의 삶을 지배하고 있음을 느낀다. 회사 동료 간의 대화에서는 의사 표현이 어렵지 않지만 회사 언어를 모르는 가족들에게 회사의 언어로 대화한다면 정상적인 대화라고 하기 어려울 정도로 의사소통이 되기 어려울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가족은 회사의 언어를 모르기 때문이다. 의사소통을 잘하기 위해서는 상대방의 언어를 알고 그 언어로 대화를 하면 원만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처럼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아는 것은 의사소통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


  인간은 자신 안에 담긴 언어를 통해 그만의 언어가 만들어지는데 무엇을 담고 있는지에 따라 언어는 달라진다. 마치 인디언 속담 속 인간의 마음속에 있는 검은 늑대와 흰 늑대가 서로 싸우는데 어떤 늑대가 이기는지에 대한 답과 동일하다. 내가 먹이를 주는 늑대가 이기는 것처럼 내가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 나의 인생은 달라진다. 관용의 언어를 사용하면 관용의 인생을 살 것이고, 질투의 언어를 사용하면 질투의 인생을 살게 되기에 어떤 언어를 사용하는지 매일 살펴보는 것이 인생을 살피는 것과 같다. 특히 언어는 기록되기 어렵기에 생각 없이 사용하게 되면 내가 무슨 언어를 사용하는지 알 수 없기에 반드시 기록이 필요하다.


  언어가 순간이라면 기록은 언어에게 영원을 선물한다. 영원한 언어를 사용하고 싶다면 글쓰기를 해야만 한다. 종이 위에 기록된 나의 언어를 통해 지나간 순간 나의 감정과 기분, 생각을 알 수 있고 왜 그랬는지도 추정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입 밖으로 나온 언어는 다시 담을 수 없지만, 종이 위에 기록된 언어는 얼마든지 수정하고 재구성할 수 있다. 그래서 말할 때보다 글쓰기를 할 때는 신중하게 하기보다는 생각나는 대로 손이 가는 대로 쓰는 것도 내 안에 담겨 있는 것을 쏟아내는 방법이 되어 좋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는 이유는 유전공학의 기술로 나의 유전자를 복제하여 외형상으로 나와 똑같은 존재를 만들 수 있지만 나만 가지고 있는 고유성과 독창성은 복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내 안을 세상이 원하는 것이 아닌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으로 채워서 나만의 고유성과 독창성을 만들어야 한다. 다소 시간이 오래 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을지라도 나는 내가 원하고 바라는 것을 해야만 진정한 내가 될 수 있다.


 글쓰기를 하면서 늘 작가의 삶을 꿈꾸며 동경해서 작가의 언어를 사용하고 싶다. “작가라서 쓰는 것이 아니라  쓰니까 작가”라고 생각하기에 나는 글쓰기를 멈출 수 없고 글 쓰는 행위로 내 안은 작가의 언어로 채워짐을 느낀다. 작가의 언어로, 작가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며 자기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기쁨을 누리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다.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나의 언어이지만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통해 단련되는 나의 언어를 통해 내일이 되는 한 뼘 더 성장한 작가의 언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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