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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15. 2023

먹태깡 대신 연세한라봉

희귀성에 대한 고찰

 지인의 부탁을 받고 열심히 먹태깡을 구하기 위해 편의점과 대형마트를 틈나는 대로 다니고 있지만 유통가에서 먹태깡을 구하는 것은 소위 하늘의 별따기보다 어렵다. 중고장터에서는 어떻게 구하셨는지 본래의 가격보다 5배를 훌쩍 넘은 가격에도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아 웃돈을 주고 사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왜 먹태깡에 열광하는 이유를 알 수 없지만 먹태깡을 대체할 수 있는 상품은 오로지 먹태깡뿐으로, 로또 1등 당첨에 가까운 행운이 있어야 구할 수 있다는 농담을 할 지경이다.


 우연히 먹태깡을 구하기 위해 방문한 편의점에서 또 다른 유행의 상품을 마주할 수 있었다. 디저트계의 먹태깡인 ’ 연세우유 한라봉 생크림빵‘이다. 제주도에서 선출 시 되었다나 내륙에서도 최근 출시한다는 기사를 봤는데, 첫 입고된 상품을 구하는 작은 행운을 누리게 되었다. 먹태깡보다 더 소량만 입고 되는 상품이지만 매일 입고되기에 일정 부분은 유통되어 적게라도 수요를 충족시켜 주겠지만 공급량을 추월하는 수요를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잠시 유행하는, 한 때 반짝이는 상품이라서 더욱 소유하고 싶은 욕망이 드는 것일 수 있겠지만, 그 이면에 남이 없는 것을 나만 가지고 있다는 심리와 내가 그것을 소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은연중에 알림으로 나를 향한 부러움의 시선을 즐기려는 욕망의 결합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웃돈을 주고서라고 구매하려는 시도를 하며 자신의 SNS를 통해 소유함을 자랑질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먹지도 않는 점보 도시락라면, 먹태깡, 연세우유 한라봉 생크림빵을 소유하면서 이 사실을 자랑하고 싶은 마음보다는 소유하려는 욕망의 심리를 느껴보고 싶었다. 왜 이것에 열광하는지, 생산자는 이 극소수의 상품을 만들면서 얻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본래 가격을 뛰어넘는 금액으로 거래되는 이유는 무엇인지를 느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과연 이런 열광의 반응이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도 매우 궁금하다.  또한 ’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 ‘는 속담처럼 이런 열광적인 반응이 있을 때 상품을 생산해서 시장에 공급해야 판매될 수 있을 것인데 아직도 소량만 공급하는 생산자의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도 궁금할 따름이다.


  관심받기 위한 마케팅 수단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어깨너머로 배운 유통 지식으로 비추어 보면 생산자는 하루아침에 생산시설을 교체하거나 신설하기는 정말 어렵다. 한 때 라면시장의 교란종으로 ‘백색국물’ 혁명을 일구었던 꼬꼬면도 라면 시장 점유율 상위 회사가 아닌 곳에서 생산했기에 먹태깡을 뛰어넘는 소비자의 관심 속에서 엄청난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무리하게 생산시설을 증설했다가 회사가 부도날 뻔했다는 풍문을 들었다.


 국민 스낵이던 새우깡을 계승하고자 하는 먹태깡을 구하기 위한 노력이 또 다른 희귀성을 지닌 상품을 구하게 하는 행운이 되어 ‘꿩 대신 닭’을 들어 지인의 한을 조금이라도 풀어 주고 싶다.  뜨거운 관심이 차가운 시선으로 변하기 전에 스낵 시장 1위인 농심에서 생산하는 먹태깡을 전 국민이 먹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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