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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ul 30. 2023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생각 없이 시도한 행동의 결실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나는 생각이 많은 사람이었다. 학창 시절에는 고민을 너무 하다 보니 마감일에 임박해서 하는 경우가 허다했고, 심지어 미루고 미루다 한 적도 비일비재하였다. 고민하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나의 경우에는 앞으로 나아가는 추진력에 대한 발목을 잡는 미적거림과 같은 역추진제로 작용하였다. 이런 일이 있다 보니 남들보다 늦게 시작하는 경우가 많았고, 별일 아닌 것에 고민하다 밤새는 일이 잦아지면서 올빼미 스타일이 되었다.


  하고 싶은 것이면 그냥 하면 되는 것인데 부모님 눈치를 보고, 부모님 허락을 받아야 할까 고민하다 막상 허락을 받으면 왠지 하고 싶지 않은 마음이 들어 삐딱선을 타는 사춘기 학생처럼 이랬다 저랬다 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 고민과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한 괜한 걱정으로 시간을 허비하며 정작 시도조차 하지 않았던 나는 20대의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지만 그것이 낭비인 줄도 모르고 귀한 시간을 버리고 있었다. 만약 내가 20 대로 돌아간다면 절대 귀한 시간을 낭비하지 않는 태도를 가지기 위해 고군분투할 것이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모든 일에 이런 고민을 했던 것은 아니다. 운동을 좋아해서 하고 싶은 운동을 배우기 위해 기초부터 수련하며 체력을 키우고 자연스러운 반응을 위한 훈련을 하였고, 덕분에 배운 운동에 대한 자신감과 운동의 효과를 누릴 수 있었던 비결도 고민하지 않고 시도했기 때문이다. 지난날을 후회한다고 바뀌는 것은 없지만 참 아쉽고 비통한 순간들이 참 많이 있다는 것이 내 인생의 흠이자 동시에 성장 가능성이다. 요즘은 무엇인가 하고 싶은 일이 있으면 그냥 저지르고 있기에 살짝 뒷감당이 안 될 때도 있지만 일단 시도하는 것에 포인트를 두고 있다.


 특히 정말 생각 없이 시작하고 공표해 버린 올해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는 이제 포기할 수도 없게 되어버린 막중한 책무가 되었다. 생각 없이 시작한 일이었지만 이제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일이 되어 더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저지르고 있다. 더 감당할 수 없는 일은 올해를 포함하여 3년 동안 1,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는 것이다. 아직 공표하지는 않았지만 왠지 이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사실 몇 주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지만 올해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완수하고 공표하고자 했는데 <독서의 기록>에서 알게 된 몇 개의 책 때문에 나도 그들처럼 해야만 하겠다는 강렬한 자극이 든다.


 작년 111권, 올해 225권의 책 읽기를 하면서 300 권이 넘는 책을 읽다 보니 처음보다 책 읽는 속도나 눈에 책이 들어오는 범위가 넓어지면서 이전보다는 편하게 책 읽기를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일 책 읽기를 한다는 것은 내 말에 책임을 지고자 하는 엄청난 곤욕이다.  하지만 나는 책임감보다는 책 읽기를 통해 얻는 기쁨으로 이 모든 것을 하고 있다. 딱히 하는 일이 없기에 책을 읽는 것이고 감명받은 책 내용을 잊기 싫어서 글로 표현하는 것뿐이다. 그런 심정으로 해오던 나의 소일거리가 그동안 적지 않은 변화를 만들었다.


 진정한 올빼미 족인 내가 새벽형 인간이 되고, 한 줄 쓰기도 어려웠던 진정한 이과생이 글쓰기의 퀄리티를 떠나 매일 쓰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 중 하나이다. 이런 변화의 영향으로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즉각적인 행동이 나타난다. 오랜 염원 중 하나인 출간 작가의 꿈도 이런 거침없는 시도 덕분에 생각하지 않고 글모사 과정에 신청하고, 비록 퇴고의 매운맛을 보기는 했지만 어떻게든 글쓰기를 하고 퇴고의 과정을 통해 내 필명이 적인 책을 세상에 나오게 만들었다. 만약 예전처럼 고민했더라면 그 책은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나는 시도를 통해 변화와 성장을 경험했다. 현실에서 벗어나 지금보다 한 뼘이라도 더 성장하고픈 나의 욕망이 어떻게 보면 무모한 시도로 보이는 행동을 하게 만들었지만 이런 실행이 지금의 변화를 만들어준 마중물이라고 생각한다. 무미건조했던 나의 과거를 꽐꽐 솟아나는 샘물로 만들어 준 시도가 이제는 한 뼘의 성장이 아닌 인생을 바꿔주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 완벽하지 않는 시도였기에 실패하게 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도전하고 또 도전하며 포기하지 않는 끈기와 열정으로 나의 삶은 충만해지고 있다. 이런 충만이 무한한 성장의 길로 인도해 주는 내비게이터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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