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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Sep 04. 2023

건사피장(feat. 하이키)

악착같이 살아보자

 평소 운전을 할 때도 운동을 할 때도 노래를 잘 듣지 않고, 솔직히 소유하고 있는 헤드셋이나 에어팟은 나에게 있어 별 필요가 없는 아이템이지만 혹시 모를 만약의 필요를 위해 존재한다.


 이런 나와는 달리 아이는 항상 노래를 부르는데, 최근 여자아이돌 그룹의 노래를 다 알고 있고, 밥 먹고 이야기할 때를 제외하고 늘 노래를 즐겨 부른다. 아이가 노래를 좋아하다 보니 아이돌을 몰랐던 나도 멤버의 이름과 누가 센터인지 알게 되고 원하지 않았지만 같이 최신 유행하는 노래를 듣게 된다.


 아이는 요즘 < 건물 사이에 피어난 장미>라는 노래에 푹 빠져있다. 어릴 적 마왕의 노래를 좋아했던 나는 요즘 아이돌 노래의 가사가 주는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을 견디지 못해서 더더욱 아이돌 노래라면 듣는 것을 거부하고 있지만 이 노래는 조금 달랐다. 특히 "버틸게 끝까지", "악착같이 살잖아"라는 가사는 내 귓가를 울리는 문장이었다.


 여타 다른 아이돌 걸그룹의 노래에서는 보기 힘든 이 노래의 가사는 나에게 궁금증을 불러일으켰고, 어제오늘 운전을 하며 계속 반복해서 들었다. 노래를 들으며 문득 드는 생각이 하이키라는 아이돌 걸그룹 멤버들은 연습생의 신분에서부터 데뷔하기까지 얼마나 악착같이 살아왔는지 생각해 보았다.


 연예인의 꿈을 꾸고 치열하게 안무와 보컬 트레이닝을 통해 데뷔하는 연습생이 얼마나 있는지, 아마 고교 아마야구 선수가 프로무대의 신인드래프트에 선발되는 것에 견줄 정도로 힘들고 오랜 시간을 견뎌내어야만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이돌 연습생들의 악착스러움이 내 삶에도 과연 존재하는지 생각해 보니, 그들과 같은 악착스러움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조금 서글펐다. 아직 무엇 하나 이룩한 것이 없는 인생 속에서 악착스러움조차 없는 내가 한심해 보이기도 했지만, 그들과 같은 악착스러움을 가지게 하는 욕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50번 이상 이 노래를 들으며 아직 가사를 외우지는 못했지만, 이제 "악착같이 살잖아"라는 문구는 나의 머릿속에 너무나 크게 남아 있다. 계속 뇌리를 맴돌며 나로 하여금 악착같이 사는 방법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게 만들고 있다.


 나만의 루틴이 점점 안정화되고 있는 요즘 인생에 대한 더 큰 욕망을 불러일으킨 이 노래는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대한 악착스러움을 불러왔다. 정말 1분 1초가 아깝지 않도록 더욱더 치열하게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아내는 이 나이에 치열함이 필요하겠냐고 물어보지만 나는 어린 나이에 자신의 인생을 건 연습생보다 더욱 악착같이 살아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무엇을 했고 어떤 것을 완성했는지도 중요하겠지만, 앞으로 얼마나 허락되었는지 모르는 시간 앞에서 악착같은 삶에 대한 자세는 지금까지 내가 살아왔던 시간보다 더 가치 있는 인생의 찬란함을 선물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매일매일 악착같이 살 것이다. 생존의 본능을 넘어 성장의 욕구가 내 잠재력을 자극하고 꾸준히 글쓰기를 한다면, 내 주위 사람들의 평가는 물론이거니와 나 스스로도 정말 "악착같이 살잖아"라고 고백할 수 있을 것이다.


https://youtu.be/KL_sDu1N_Ts?si=ocHlu716g20nSmm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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