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게 만드는 화면해설을 위한 보이지 않는 노력
가끔 천둥 번개가 치는 날이면 빛과 소리의 속도 차이를 실감할 수 있는데 번쩍거리며 번개가 치고, 잠깐의 차이가 있고 우르르 쾅쾅하는 소리가 들린다. 이는 빛이 소리보다 빠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하지만 번쩍이는 섬광보다 무너질 것만 같은 소리가 더 큰 공포와 두려움을 주는 것은 보이지 않아도 느껴지는 감각 때문일 것이다. 눈을 감으면 섬광은 보이지 않을 수 있지만 귀를 막아도 천둥번개 소리는 미세하게라도 들리게 된다.
보고 들을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니다. 엄청난 신의 축복이며 보고 들음으로 인해 느낄 수 있는 자연현상이나 감각은 이루 형언하기 어려운 것이다. 매일 보는 유튜브 영상도 볼 수 있기 때문에 즐길 수 있다.
군 복무 중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야간 훈련을 할 때 가시거리가 짧아진 상황에서는 보폭도 좁아지고 행동이 조심스러워진다는 것을 경험했다. 심지어 야간 투시경을 착용하고 움직였을 때는 한 발작 내미는 것도 쉽지 않았다.
시력에 제한을 받게 되면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답답함을 느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특히 시력을 잃으신 분들에게는 모든 것이 제한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다. 그 흔한 유튜브 영상을 볼 때도 소리로만 모든 것을 파악해야 하는 불편함은 경험해 보지 않은 나는 절대 알지도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다.
‘화면해설’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단순히 자막과 유사한 것이라고 생각했던 어리석음 때문에 느낄 수밖에 없는 부끄러움은 화면해설사분들의 고민과 노력이 담긴 이야기를 읽음으로 해소될 수 있었다. 중학생 때 점자 번역 봉사를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떠올라 약한 사람을 도와주는 손길이 필요함도 느꼈다.
화면해설 서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이 이해하기 쉽게 하려는 노력은 너무 과한 해설이 되어 버리면 의도와는 다른 느낌을 받을 수 있다는 입장의 차이를 알게 되면서 각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시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도 화면해설 서비스를 이용하는 분들의 입장이 우선적으로 반영되어야 한다.
특히 착 달라붙는 해설을 통해 화면해설서비스를 이용 여부와 관계없이 화면을 보는 사람들이 동시에 반응을 보이는 해설을 위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노력하시는 화면해설작가님들의 노고를 알게 되었다.
화면해설작가님들처럼 보이는 것 너머의 것을 보기 원하는 나에게는 내 입장과 기준이 아닌 다른 사람의 입장과 기준을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태도를 가져야 서로 한 방향을 보며 웃을 수 있는 광경이 만들어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