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 글쓰기 흔적
영화 <300>의 내용이 허구라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300이라는 숫자에 대한 무한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페르시아 백만 대군 앞에서도 겁먹지 않고, 조국을 지키기 위해 협곡을 방어했던 강한 스파르타 전사들처럼 인생의 굴곡을 이겨내게 만들어 주는 나의 강력한 군사를 만드는 것을 꿈꾸고 있다.
붙잡을 수도 없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인생의 시간 앞에서 나는 매일 기억과 망각의 언저리에서 항상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내 인생의 모든 일을 기억하지는 못한다. 심지어 지금의 나를 있게 해 준 사건들도 기억은커녕 점점 망각하고 있는 나를 보면 나이가 들어간다는 것을 실감할 뿐이다.
그냥 그렇게 시간의 흐름을 받아들이며 살아갈 뻔하다가 글쓰기를 하게 되면서 인생의 시간에 대한 역행을 하기 시작했고, 그 역행의 중심에는 책 읽기와 글쓰기가 있다. 특히 글쓰기를 하는 분이라면 모두가 되기를 원하는 브런치작가도 되면서 작은 목표를 달성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도 참여하고 있는 글루틴 프로젝트의 시작이 브런치레이블 팀라이트이기 때문에 함께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들을 보면서 너무나 되고 싶었던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그토록 원했던 첫 나의 글쓰기를 발행했던 순간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그 첫 글을 시작으로 이제 정확히 300개의 글을 썼다.
300개의 글을 위해 사전에 계산하며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글루틴 10기 마지막 날, <글쓰기 회고(feat. 글루틴 10기)>라는 글이 내가 300번 째로 발행한 글이 되었다. 처음에는 멋모르고 쓰고 발행하기를 반복했기 때문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으며 단순히 같이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께서 발행한 글을 따라잡고 싶은 마음이 더 강했다.
책을 읽고 나의 생각과 주장에 대한 글쓰기를 하면서 일상을 표현하는 에세이 쓰기에도 도전하게 되면서 매일은 아니지만 하루에 책리뷰 1개, 에세이 1개 총 2개의 글쓰기를 하다 보니 예상보다 빠르게 300개의 글쓰기를 쓸 수 있었다. 이는 올해부터 3년 이후까지 내가 추구하는 글쓰기 전략인 <양질전환의 법칙>에서 나온 "양의 글쓰기"의 일환이다.
물론 나의 글쓰기를 충만하게 해주는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 '3년 1,000권 책 읽기' 프로젝트도 양적 글쓰기를 위한 토대이다. 어찌 보면 미련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인생을 살아온 순간 중 가장 잘하고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시작한 용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마지막 순간까지 매 순간 최선을 다하는 성실함과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힘이라고 생각한다.
중고등학교 때 받은 개근상으로 나의 성실함을 증명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다. 무엇인가 매일 똑같은 시간에 해내는 인생의 성실함이 필요한 시대로 변하고 있기에 나의 글쓰기는 더욱 소중하고 하루하루 쌓여 그 가치를 발휘할 것이라 믿고 있다. 혹여 내 글쓰기의 가치를 몰라준다 할지라도 나는 실망하여 글쓰기를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다.
구독자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도서분야 크리에이터"로 선정된 이유는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책 관련 글쓰기를 했다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크리에이터 제도가 생기면서 나와는 달리 구독자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각 분야의 크리에이터로 선정되지 못하신 작가님께는 죄송하지만 나의 경쟁력은 매일 글쓰기를 하는 끈기이다. 이 끈기 위에 목표를 이룰 때까지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도 한몫을 하고 있다.
이런 끈기와 의지의 융합체가 나의 글쓰기로 나타나고 있으며 일상의 단편이 되고, 글쓰기가 일상이 되는 경지에 이르게 된다면 내가 좋아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 작가님 수준에는 미칠 수 없겠지만 나의 글쓰기를 통해 다른 사람에게 도움을 주고, 세상에 기여할 수 있는 창작물을 만들어내는 작가로 활동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