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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01. 2023

문과혁명

넓고 깊은 시야로 미래를 본다면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많은 선택을 해야 했지만, 고등학교 1학년이 끝나갈 무렵 문과, 이과를 정하는 선택이 생각보다 쉬운 일은 아니었다.  당시 나는 이과를 선택했고 이과 선택의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주었던 것은 졸업 후 가질 직업이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문과 영역의 전공으로 졸업하면 상경계열을 제외하고, 가질 수 있는 직업의 폭이 넓지 않았다. 그래서 보다 선택지가 넓은 이과를 선택하였고, 내 기대와는 달리 나는 전공과 아무 상관없는 직업을 선택하여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직장인으로 살고 있다.


 물론 내 전공에 맞는 직업을 선택할 수도 있었지만 무슨 이유 때문이었는지는 몰라도 전공 무관을 보는 면접에 몰두하였고, 4년간의 치열한 공부는 기억의 한 편으로 간직하게 되었다. 당시 ’ 브레인 코리아‘라는 미래 제원을 양성하던 프로젝트에서 장학금을 받기도 했던 나의 첫 전공은 미래산업의 주축이 될 BT(Bio Technology) 분야였다.


 입학 때부터 다른 의도를 가지고 있던 나는 전공에 충실했던 학생은 아니었다. 전공 수업을 들을 때 전공 관련 직업을 가질 사람이 다시 책을 보게 되니까 지금 하는 공부는 그저 방향성만 알면 된다고 말씀하셨던 교수님의 말씀을 듣고 솔직히 3학년 2학기 때부터 나는 이 첫 전공과의 결별을 준비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무 소용없을 것만 같았던 나의 첫 전공은 훗날 심리대학원 수업에서 호르몬 기전에 의한 감정 변화의 연구를 이해하는데 너무나 많은 도움이 되었고, 황성수 박사님의 현미식물식 강의를 들을 때 어려운 내용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는 도우미로 그 역할은 충분히 하였다고 생각한다.


 대학 졸업 후 샐러던트의 삶을 선택할 때는 앞으로 절대 없어지지 않는 직업 분야에 대한 전공을 선택하여 전문성을 얻고자 하였고, 이후 관련 대학원 졸업하면서 해당 분야는 기본적인 소양을 마련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뒤 몇 개의 학사 과정을 거치면서 8년의 시간을 보냈고 평생 교육의 길을 즐기면서 살고 있다.


 백 세 시대를 맞이하면서 이제 하나의 직업으로는 미래를 맞이할 수 없다는 것을 느껴 다채로운 경험을 하고 싶었고, 그중 가장 원하고 좋아하는 책과 관련된 직업에 대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면서 오랜 염원이었던 책도 출간하고, 브런치스토리 작가에 선정되면서 매일의 글쓰기 삶을 누리고 있다.


 물론 매일 글을 쓴다는 것 자체가 고역이고 스트레스를 주지만, 이런 스트레스마저도 성장을 위한 촉진제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눈에는 매일 쳇바퀴 도는 반복적이고 지루한 삶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매일 똑같은 시간에 똑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성장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내가 맞이할 미래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것이며 직업의 분야에서 향후 10년 안에 사라질 직업도 있고 새로 생겨날 직업도 있을 것이다. 현재에 정착하는 것만큼 위험한 것은 없기에 보다 넓고 깊은 시야를 가지고 새롭고 다양한 경험을 할 것이다. 중년의 나이에 무슨 도전이냐고 할지 모르지만 재수 없으면 120세까지 살 수 있고 그 기준으로 본다면 지금 나는 1/3 지점밖에 오지 않았다.


미래는 오지 않았지만 지금 내가 하는 일이 미래를 만들 수 있기에 매일 고역과 스트레스 속에 만들어지는 나의 창작물이 축적된다면 미래의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나를 상상해 본다. 그 시작은 멀티 잡을 실현하는 참된 능력자인, 글쓰기 작가의 모습 속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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