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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10. 2023

100가지 동물로 읽는 세계사

인간과 공생한 동물들이 전해주는 이야기

 백수의 왕, 사자는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사실 ‘유럽 사자’도 존재했었고, 중동과 인도 등지에서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들을 볼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 그들의 영역을 침범했고, 어떤 이유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며 그들을 몰살시켰기 때문이다.


 하늘의 제왕, 독수리도 용맹함과 위대함을 상징하는 동물로 받아들여져서 유럽의 문화 근간인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제우스의 새였기 때문에 쉽게 로마군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대부분의 유럽 나라들이 신성로마제국을 계승하기를 원했기에 각국의 문양에서 독수리를 채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심지어 여러 나라가 자국의 화폐에 독수리를 사용하는 것을 남발하자 러시아는 독수리 머리를 두 개로 한 문양을 ‘루블화’ 동전에 채택할 정도로 유럽인의 세계 속에는 신성로마제국의 계승한다는 것과 독수리가 주는 상징성은 내가 상상하는 것 이상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양은 기독교에서 순수함과 정결함을 상징하는 재물로의 가치를 가지고 있고, 인간에게 따뜻한 양모를 제공해 주는 유익한 동물로 인정받고 있다. 야생에서 가축화된 대표적인 동물이며 인간과 함께 공생하는 존재이다.


 지구상의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줘야만 인간과 공생하는 것이라는 오해는 인간 생존에 도움이 되지 않고 방해가 된다면 언제든지 그들을 죽이거나 서식지에서 쫓아내는 행위를 해도 된다는 면죄부를 인간 스스로 찾았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이 스스로에게 이런 행위에 대한 면죄부를 줄 수도 없으며 주어서도 안 된다는 점이다. 인간은 자신이 지구의 관리자이며, 마치 조물주와 같은 존재라는 허망된 생각과 자격지심에서 벗어나야 한다.


 인간도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물 중 하나일 뿐이며 그들의 입장에서 보면 두 발로 걷고 언어를 가지고 있는 다른 동물의 서식지를 파괴하고 그들의 존엄성과 생태계를 파괴하는 교란종에 불과할 것이다.


 인간이 호기심이나 탐험 정신으로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동물의 서식지로 들어갔을 때는 새로운 발견을 위한 것보다는 기존에 없었던 것이 가지고 있는 희소성을 이용한 상업적 가치에 더 집중했기에 수많은 동물들이 멸절되었다.


 그뿐 아니라 멸종을 앞두고 있거나 생존에 위협을 받고 있는 개체들을 보면서 인간이 가지고 있는 탐욕의 끝은 어디까지인지 궁금해진다. 그들이 사라져 가는 지구에서 인간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까지 생존할 거라는 착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늑대의 피해를 막기 위해 늑대를 제거해 버린 엘로우 스톤의 생태계에서 인간은 자연의 완벽한 조율사로 생각했던 오만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경험을 다시 상기해야만 한다. 피해의 원흉이라 생각했던 늑대가 돌아오자마자 서식 종 간의 균형이 맞춰지는 마법은 인간이 아닌 생태계 구성원들의 조율에 의해 발생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인간은 조율자나 관리자가 아니라 동물과 동일한 구성원이며, 동물들의 서식지를 침입한 침입자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더 이상 말도 안 되는 명분을 만들어 태곳적부터 내려온 신성한 그들의 서식지를 침범하는 만행을 거두어야만 한다.


 더 늦기 전에 그들의 생존권을 존중하고 서식지를 보호하며, 그들의 존 번식을 위해 최소한의 개입을 통해 그들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 지구는 인간만의 공간이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하고 동물들과 공생하는 방법에 대해 연구하고 실천해야 한다.


 더 이상의 망설임은 멸종 위기 앞에 사라져 가는 동물의 종류를 증가시킬 뿐이다. 인간이 말 못 하고, 두 발로 걸을 수도 없는 그들보다 위대하다는 착각을 버리고 단지 그들과 생존 방식의 차이라는 것은 받아들여야 인간도 지구에서 생존할 수 있다. 동물이 사라진 지구는 인간의 영역을 넓혀주는 것이 아닌 인간의 멸종을 앞당기는 몸부림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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