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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21. 2023

직업, 소명이 되다

나를 나타내어 주는 일을 하고 싶은 욕망

 10여 년이 넘는 시간 동안 한 직장에서 일하다 보면 흔히 말하는 ‘매너리즘’이라는 것이 찾아오게 마련이다. 또한 마법 같은 ‘369’의 법칙은 이직의 꿈을 꾸게 하기도 한다. 참 다행스러운 것은 그 흔한 매너리즘은 느껴보지도 않았고 369의 법칙도 10년 차가 넘어 찾아왔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근무지를 옮기면서 다시 서울로 가기 위해서 이직을 준비했지만 막상 옮기려고 하는 순간, 여기서 이루지 못한 꿈들에 대한 아쉬움이 넘쳐났다. 결혼과 개인적인 문제로 이직으로 이어지지 못했지만 연봉을 떠나 나를 인정해 주는 곳에 가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았다.


 두 번째 이직은 100% 감정적인 이유로 급하게 진행하였다는데 팀장과의 불화로 인해 갈등이 계속되어 견디기 힘들었다. 외모 비하 등 인신 공격이 계속되자 참지 못하고 속칭 팀장 엿 먹이기 위해서 아무도 몰래 면접을 보며 이직을 준비했다.


 불순한 의도 때문이었는지 몰라도 마지막 임원 면접에서 떨어졌지만 그 면접에서 독서가 취미라고 적었다가 호되게 혼난 것이 오히려 나에게는 엄청난 자극이 되어 책 읽기에 매진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다. 면접장에서 눈물이 나올 만큼 해주신 질책은 나에게 너무 좋은 자양분이 되었다.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세상 속에서 평생직장보다는 평생직업의 시대가 왔다. 요즘은 하나의 직업이 아닌 N잡의 시대로 여러 가지의 직업을 통해 팔색조의 매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다.


 비단 돈을 더 벌기 위한 요량으로  N잡을 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상명하복의 수직적 시스템 속에서 관계의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보다 편한 마음으로 자유롭게 일하기 위해 선택하는 경우도 많다.


 이처럼 보다 다양해지는 직업의 세계는 4차 산업혁명의 바람을 타고 앞으로 사라질 직업과 새롭게 생겨날 직업의 파도가 요동치고 있다. 불행하게도 지금 하고 있는 직업은 대표적인 사라질 직업에 속해 있어서 백세 시대를 준비하는 나에게 새로운 직업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이다.


 새로운 직업을 위해 배움의 시간을 가지고 학위와 자격증을 취득하면서 준비하고 있지만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안하고 위험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 이유는 나는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부모이자 가장이라는 책임감도 안정적인 것을 떠나 새로움에 도전하는 것을 머뭇거리게 만들기도 한다. 그래서 새로운 도전을 위한 시간을 견디기 위한 준비를 한 후 시도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다. 아내에게도 말 못 한 계획이지만 난 지속하게도 성장하고 싶은 욕망이 넘쳐난다.


 회사가 나를 책임져 주지 않는다는 것을 진작부터 알고 있었기에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이 아닌 내가 스스로 공부하고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새로운 물결 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익히며 몸소 터득하고 있다. 앞으로 무엇이 될지 모르고, 무슨 일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작가라는 직업은 평생 나를 대표하는 일이 되었으면 좋겠다.


 작가가 되고 싶다는 욕망은 지금껏 가져보지 못한 주체할 수 없는 거대한 산과 같은 것이며 단순히 바라는 것이 아닌 현실로 만들고 싶다는 욕심에 작가가 되기 위한 어떤 것이라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래서 매일 글쓰기를 하고 책을 읽으며 작가의 생각과 문장을 훔치고 있다.


 하루아침에 만들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기에 그동안 내가 직접 경험하고 체험했던 감정과 느낌들이 앞으로 내가 할 일을 더욱 견고히 하고 풍부하게 만들어줄 것이라 믿는다. 나는 매일 책 읽기와 글쓰기를 꾸역꾸역 함으로 아직 오지 않은 미래, 내가 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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