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Oct 26. 2023

Good bye 12, Welcome 14

최신 글쓰기 도구

 앱등이까지는 아니지만 애플 제품을 몇 개 사용하고 있다. 아이클라우드부터 화질, 앱의 다양성 등 안드로이드 계열의 스마트폰보다 장점이 많아서 아이폰을 사용한 지도 10년 정도 된 것 같다. 사실 국내 첫 출시부터 아이폰을 사용하려고 했지만 납득할 수 없는 그들의 정책 때문에 사용하기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첫째, 나는 SKT 사용자이다. 국내 첫 출시 아이폰은 KT만 개통이 되었기에 한국이동통신사 때부터 사용해 왔던 나는 아이폰을 사용할 수 없었다. 지금은 ‘번호 이동’이라고 해서 쉽게 옮길 수 있지만, 당시는 통신사를 바꾼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둘째, 내장형 배터리의 단점을 극복하기 어려웠다. 당시 외근이 많은 직무를 하고 있었고 지금과 같이 보조배터리가 없었던 시절이라 스마트폰이 절대 꺼지면 안 되는 나에게는 내장형 배터리는 극복할 수 없는 최대 단점이었다.


 셋째, 애플의 리퍼 정책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다 보면 떨어 트릴 수도 있고, 액정이 깨질 수도 있다. 그럴 때 수리를 하게 되면 내가 쓰던 제품이 아닌 다른 사람이 사용하던 제품으로 받는다는 것은 지금도 납득할 수 없는 애플의 정책이다. 아직까지 단 한 번도 리퍼를 받은 적이 없을 정도로 내가 받아들이기 힘든 정책이다.


 이런 세 가지 이유에도 불구하고 나는 애플의 매력에 빠져서 애플의 제품을 이용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 업무적으로 애플의 장점을 통해 편리함을 추구하고 있다. 단점마저도 매력으로 승화시키는 것은 애플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사용하던 모델도 3년 넘게 사용하다 보니 배터리 소모와 발열의 문제로 3개월 정도 고민하다 며칠 전 스마트폰을 바꿨다. 최신 모델이 아닌 앞으로 단종될 모델이지만 아이폰 15시리즈 고가의 모델을 사기에는 적지 않은 부담이 있었다. 그리고 액정 불량, 휘어짐 등 다양한 결함에 대한 루머는 최신 모델에 대한 호기심보다는 안정적인 선택을 하게 하였다.


 그동안 아이폰 12프로를 사용하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것은 배터리 소모 문제도 발열 문제도 아닌 오타 문제였다. 스마트폰에 비해 손가락이 굵은 나에게는 항상 오타가 많이 났고 몇 번을 지우고 다시 보내거나 메시지를 보냈는데 오타가 나서 당황하게 만든 적이 종종 있었다.


 특히 글쓰기를 할 때 노트북이나 블루투스 키보드가 연결된 상태가 아닐 때는 정말 오타가 많이 나서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였기에 화가 날 정도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양의 글쓰기’를 실천하기 위해 틈나는 대로 글쓰기를 하려고 했던 나에게는 고민을 많이 하게 하는 가장 큰 스트레스였다.


 아내와 커플폰을 했기에 적지 않은 고민을 했지만 보다 만족스러운 글쓰기를 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교체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참 글쓰기에 미쳤다는 소리를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나는 글쓰기에 진심이고 글쓰기에 미치고 싶다. 그리고 내 생활의 중심은 이제 글쓰기가 되어, 글감을 수집하거나 글쓰기를 위해 책 읽기를 할 정도로 글쓰기는 일상의 모든 것이 되었다.


 새로 바꾼 스마트폰이 상위 모델이기 때문에 기능적으로 개선된 점이 많이 있지만 무엇보다 액정이 커서 이전 모델을 사용할 때보다 오타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만족스럽다. 블루투스 키보드 연결이 어려울 때 스마트폰만으로도 글쓰기 하는데 전혀 무리가 없기에 언제 어디서나 글쓰기를 할 수 있는 기회가 오면 오타에 대한 스트레스 없이 글쓰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7년 가까이 자급제 스마트폰만 이용하다가 24개월 약정을 하는 기간 동안 묶여 있게 되지만 자급제를 사용할 때보다 100만 원 정도 저렴하게 살 수 있었다는 점도 교체를 결정한 이유 중 하나이다. 이제 배터리 소모와 발열에 대한 불안에서도 벗어나게 되었다.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스마트폰, 편리와 재미를 주는 좋은 아이템이지만 사용하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장난감이 될 수도 있고 공부를 위한 교보재가 될 수도 있다. 게임 앱이 하나도 없는 나에게는 스마트폰은 오직 글쓰기를 위한 도구가 되어 가고 있다. 자연 속의 신비로움을 발견했을 때 그 자리에서 떠오르는 글감으로 글쓰기를 할 수 있게 해주는 이 스마트폰과 오랜 시간 글쓰기를 함께 하고 싶다.

매거진의 이전글 나에게 관대하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