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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29. 2023

조선전쟁실록

전쟁에서 끝까지 살아남은 조선

전쟁에 대한 나의 생각은 전사를 배웠던 20대 초반의 때와 변함없이 동일하다. “전쟁을 하지 않고 승리하는 것이 최상의 방법이며, 만약 전쟁이 일어난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반드시 승리해야만 한다”라는 전쟁에 관한 내 생각이다. 나는 전쟁을 경험한 세대는 아니지만 전쟁이 가져온 분단의 현실 속에서 군 복무를 하면서 다시는 이 땅 위에 참혹한 전쟁이 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다짐을 하였다.


 전쟁이 일어나면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의 가치는 땅에 떨어지게 된다. 특히 여성과 어린아이는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로 전쟁의 광기에 물든 군인에게 노리갯감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높다.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치러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러시아 전쟁만 보더라도 개전 초기 우크라이나 여성들을 대상으로 러시아 군인들에 의해 자행된 성폭행 및 강간은 지탄받기 충분한 범죄 행위이다.


 전쟁은 인간의 가장 잔혹하고 비정한 표현 방식이자 인간 문명과 지혜의 결정체이다. 현재도 전쟁 때마다 볼 수 있는 최신식 무기를 통해 전쟁의 결과가 달라지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등장하기도 한다. 임진왜란 중 일본의 조총, 조선의 판옥선, 명의 불랑기포는 최신식 무기로 각국의 주력 무기로 사용되었다.

특히 이순신 장군님께서 이끄셨던 조선 수군의 판옥선은 무패의 신화를 보이며 왜군에게는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조선 역사에 있어서 양대 전쟁이었단 왜란과 호란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크지만, 실제로 조선에게 있어서 가장 골칫거리였던 전쟁은 ‘왜구와의 전쟁’이다. 왜구는 왜 나라의 해적으로 조선뿐만 아니라 명나라에게도 골칫거리였으며 명은 조선을 압박하여 왜구를 토벌할 것을 강요하기도 했을 정도로 반드시 처리해야 할 중요한 문제였다.


 왜구와 함께 조선을 위협한 세력은 ‘북방의 여진’이었다.  세종 때 4군 6진을 설치하고 북방 영토를 평정했던 것도 모두 여진에 의한 침입이 많아 백성들을 괴롭게 했기 때문이다. 조선은 여진을 정벌하기 위해 80년이 넘는 시간을 투자했지만 여진을 정복하기는커녕 오히려 명을 멸망시키고 청나라를 건국하여 동아시아의 강국으로 떠올랐다.


 조선이 위치한 한반도는 지정학적 위치 때문에 대륙의 세력과 해양의 세력이 충동하는 곳으로 강력한 국방력이 없으면 언제든지 양대 세력에 의해 지배당하기 쉬운 곳이다. 수많은 외침에 시달려 태평성대를 누릴 시간이 없었던 이 땅의 나라와 백성들은 늘 전쟁의 피해자였으며 전쟁의 피해를 복구하는 사람들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은 세계 군사력 6위의 나라로 강력한 국방력을 가지고 있지만 줄어주는 인구수에 따른 병력 수급의 문제에 직면하고 있고 한국전쟁 이후 전쟁을 치른 적이 없기에 전쟁에 대한 안일한 대응을 하게 만드는 마음이 가장 큰 문제가 될 수도 있다. 북한을 비롯한 우리나라 주변 국가들의 군비 팽창은 늘 우리에게 전쟁에 대한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 선조들이 전쟁을 치르며 대응했던 지혜를 볼 때 국가의 변고가 생겼을 때 모든 백성들이 똘똘 뭉쳐 의병을 일으키고, 관군을 도와 이 나라, 이 땅을 지켜온 항쟁의 역사가 우리의 DNA 속에 있다. 빼앗겨도 다시 되찾기 위해 모든 것을 걸었던 우리 선조들의 항쟁 의식은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원동력이자 국방력의 근간이다.


 그동안 우리는 힘이 없어 강대국의 입김에 이리저리 다닐 수밖에 없었던 약소국이었고, 청일전쟁과 러일전쟁같이 우리의 의지와는 전혀 상관없이 주변국 사이에 이권 다툼의 장으로 사용되었던 적이 있었다. 조선 전쟁의 역사를 통해 병자호란, 정묘호란은 광해군의 중립외교 정책을 유지하였다면 충분히 전쟁을 피할 수도 있었다는 아쉬움 속에 교훈의 지혜로 삼아야 한다.


 또한 국가를 수호하고 국민을 보호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는 모든 사람은 이순신 장군님과 같이 적을 분석하고 그에 맞는 전략과 전술로 최적의 무기와 최정예 군사를 통해 반드시 승리하는 필승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 원균과 같이 다른 사람의 능력을 시기하고 전공을 나타내기 위해 수급을 챙기는 것에 더 열중하는 모습은 지양해야 한다.


 역사에 만약이라는 것은 없지만 조선 전쟁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 많았다. 하지만 역사를 되돌릴 수는 없기에 역사를 바로 알고, 그 역사가 주는 교훈을 통해 현재에 접목하여 올바른 미래로 나아가는 자양분으로 사용해야 한다. 수많은 외침 속에서도 자신들만의 역사를 지켜낸 조선은 전쟁의 신은 아니었어도 전쟁에서 패배할지언정 끝까지 살아남는 불사신이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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