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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Nov 12. 2023

죽을 때까지 책 읽기

지식과 지혜를 넘어 자유를 알게 하는 즐거움의 행위

 요즘 내 일상의 중심은 책 읽기와 글쓰기이다. 과거에는 책을 좋아한다고 자부하며 열심히 책을 구매하여 진열하고 나름대로 책을 읽었지만, 결정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그저 리더(reader)였다. 하지만 지금은 책 읽기를 하고 바로 내 생각과 느낌을 정리한 글쓰기를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발생되는 망각을 막을 수는 없겠지만 내가 책을 읽었다는 흔적은 반드시 남게 된다.


 태생적으로 이과 출신인 내가 글쓰기를 한다는 것을 상상해 본 적도 없지만 나는 글쓰기를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 나의 글쓰기 첫 시작은 책을 읽고 리뷰를 남길 요량으로 시작하게 되었고, 이제는 책 읽기와 글쓰기는 한 세트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 책을 읽은 후 바로 글쓰기를 하려고 노력한다. 예전에는 책 읽는 것만 알았다면 이제는 책 읽기와 글쓰기는 하나라고 굳게 믿고 있다.


 책 읽기를 하면서 과거에 경험했던 100권 읽기를 다시 재현해 보니 책 읽기에 대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그 즐거움이 너무 강렬하였기에 일 년에 365권의 책 읽기 도전을 올해 시작하였다. 작년 111권의 책 읽기를 성공한 후 너무 무모한 도전은 아닐까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죽기 전에 꼭 한 번은 해보고 싶은 도전이었기에 생각하자마자 즉시 실행에 옮겼다.


 작년에 겨우 100권을 넘게 읽었던 나의 책 읽기 근육은 너무나 약해서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작심삼일을 무사히 견디고 지금까지 도전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간혹 책 읽기에 있어서 독서량이 절대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 도전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나는 도전을 멈출 의사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이 도전만큼은 반드시 이루고 말겠다는 생각밖에는 없다. 글쓰기가 오직 글쓰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기에 양의 글쓰기를 해야 하는 것처럼 책 읽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책 읽기는 오직 책 읽기를 통해서만 배울 수 있기에 효율적인 책 읽기 방법이 있겠지만 일단 많이 읽어야 그 방법도 적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지금 나는 양의 책 읽기를 하고 있다. 적어도 1,000권은 읽어야 책 읽기의 효율적인 방법을 적용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올해 도전하고 있는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성공한 후 바로 삼 년 1,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에 도전하는 프로젝트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하지만 절대 독서량만을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니다. 미약한 책 읽기의 근육을 키우기 위해 1,000권의 책 읽기에 도전하는 것뿐이다.


 같이 글쓰기 모임을 하는 작가님들께서 나의 이런 도전에 대해 궁금하시고는 하는데 ‘어떻게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을 수 있느냐’, ‘속독을 하느냐’, ‘언제 책을 읽느냐’ 등과 같은 질문을 하시지만 나는 늘 질문에 대한 적절한 답을 드리지 못하는 것만 같아 죄송한 느낌이 들 때가 많다.


 일단 읽다 보니까 하루에 한 권의 책을 읽게 되었다. 왜 읽어야 하는지 책 읽기의 목적이 있었다면 더 좋았겠지만 난 목적보다는 읽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했을 뿐이다. 그리고 속독을 하고 싶지만 그런 능력은 없다. 하지만 많이 읽다 보니 ‘가독성’이 좋아졌다는 생각은 든다. 책을 펼치면 글자에 눈에 한 번에 한 페이지 이상이 들어와서 쉽게 읽을 수 있다.


 그리고 나는 나만의 시간인 새벽에 주로 책을 읽는다. 그렇다고 해서 새벽에만 읽는 것은 아니다. 늘 곁에 책을 두고 틈나는 대로 읽는다. 운전할 때는 오디오북을 듣고, 주차를 하고 차에서 내리기 전 10분 동안 책을 읽고 내리며, 점심시간을 활용해서도 책 읽기를 한다.


 그러면 또 나에게 ‘책 읽는 것이 재미있냐’는 질문을 하시고는 하는데 처음에는 재미보다는 책을 처분하기 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서 시작되었지만 읽다 보니 어느새 책 읽기의 맛을 알게 되었고 지금은 책 읽기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 재미있다. 재미있으니 지금까지도 할 수 있었고, 삼 년 1,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도 도전하고 있는 것이다.


 의도를 가지고 공언하지는 않았지만 글루틴 모임 중에 “죽을 때까지 글쓰기를 하고 싶다"라는 인생의 소망을 자주 이야기한다. 매일 글쓰기를 하면서 글쓰기의 힘과 즐거움을 알았기 때문이다. 또한 나의 글쓰기 글감은 책에서 나오기에 죽을 때까지 글쓰기를 하려면 죽을 때까지 책 읽기를 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는 때려야 땔 수 없는 불가분의 관계이기 때문이다.


 책 읽기의 핵심은 책에 있는 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이다. 지금까지 책 읽기를 하면서 배웠던 것을 <삶에 적용하기>라는 메뉴를 만들어 적고 실천하고 있지만 아쉽게도 모든 것을 실천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행동하려고 하는 노력을 통해 나는 책을 읽기 전과 후의 미묘한 차이를 만들어가고 있다. 나조차도 알 수 없는 정말 미묘한 차이이다.


 누군가의 눈에 보이는 내 모습은 한심해 보이고 따분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매일 책을 읽고 행동으로 실천하려는 노력이 지속되는 하루하루가 축척되어 과거와는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성장한 나의 모습을 마주하게 될 것이며, 나는 책 읽기를 통해 성장하고 있음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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