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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Nov 15. 2023

한 문장이라도 제대로 쓰는 법

질의 글쓰기를 향한 간절한 염원

나는 여러 명의 글쓰기 선생님에게 지도를 받는데, 사실 내가 읽는 모든 책의 저자를 나의 글쓰기 선생님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할 수 있다. 여러 명의 글쓰기 선생님 중 내가 가장 조심스러운 상대는 바로 나의 아내이다. 출간한 책과 매일 쓰는 글쓰기를 대부분 읽는 두 번째 독자이자, 감독관이다.


 아내의 전공은 국어국문학으로 글쓰기에 있어서는 최고의 재능을 가지고 있지만 어떠한 이유 때문인지는 몰라도 글쓰기에 대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내 글쓰기에 대한 객관적이고 정확한 평가를 해주며 내 글쓰기의 퇴고를 도와준다. 아내의 평가는 늘 냉정하지만, 내 글쓰기를 위한 조언이기에 항상 경청해서 듣는다.


 최근 아내가 “글이 많이 부드러워졌다 “라고 하며 처음으로 칭찬을 했다. 예상하지 못했던 평가라 조금 당황하기는 했지만, 어떠한 부분에서 부드러워졌는지 물어보니 문장의 전개가 자연스러워져서 읽기 편하다고 했다. 태생이 이과 사고에 길들여진 나이기에 문장의 표현이 부족해, 나만 이해하는 글쓰기를 했던 나이기에 더 그러했다.


 매일 글쓰기를 하며 양의 글쓰기를 실천하는 나에게 가장 심각한 고민은 글쓰기의 ’ 질‘이었다. 단 한 개의 글을 써도 질 높은 글쓰기를 하는 것이 더 좋다고 생각하기에 늘 질 높은 글쓰기를 꿈꾼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겠지만 <양질 전환의 법칙>에 따라 양의 축척으로 질적인 변환이 일어날 것을 믿는다.


 글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에 문예창작과에 진학하고 싶기도 하지만,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매일 글쓰기를 하는 습관과 지속성이다. 또한 설령 글의 질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도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힘과 타인의 평가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용기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꿈꾸는 글쓰기 수준은 간결하고 담백한 글을 쓰는 것이다. 발음하기조차 어려운 전문 용어로 가득한 자기 자랑의 글쓰기가 아닌 초등학생부터 노령층까지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을 생산하기를 원한다. 그리고 글 속에 나의 경험을 녹여 진정성까지 부여하여 다른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잔잔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항상 배우고, 배움을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받아들이며 부단히 연습하고 또 연습하는 자세를 통해 점점 나만의 글쓰기 기술이 만들어질 것이다. 하지만 그때가 언제인지는 나도, 그 누구도, 아무도 모른다. 꾸역꾸역 하다 보면 언젠가는 그날이 올 것이라 믿기에 항상 하얀 백지와 독자 앞에서 겸손한 자세로 간결하고 담백한 글쓰기를 하기 위한 노력을 정진할 것이다.


 나의 글쓰기는 ‘지속성’이라는 모터를 달고 ‘양의 글쓰기’라는 망망대해를 가다 보면 언젠가는 ‘질의 글쓰기’라는 해협에 이르고, 작가라는 거대한 대륙에 상륙할 수 있을 것이다. 그날이 와도 나는 매일 글쓰기를 할 것이며, 죽는 순간까지도 글쓰기를 할 것을 소망하고 또 염원한다. 간절히 바라던 LG트윈스의 우승이 29년 만에 이루어진 것처럼 나의 간절한 염원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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