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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01. 2023

이렇게 살면 큰일 나는 줄 알았지

세상에 유일한 존재인 내가 살아가는 인생

  ‘캥거루족’이라는 신조어는 성인이 되어도 독립하지 않고 부모님께 의지하며 사는 사람을 말하는데, 요즘 불경기에 취업도 어렵다 보니 졸업을 해서도 부모님의 경제력에 의존하거나, 결혼 후에도 부모님의 노후보다는 자녀의 생활을 위해 투자하는 사람들도 있다. 부모님도 본인의 생활이 있는데 평생 자녀의 뒤차다가 거리를 해줘야 하는 현실이 녹록지만은 않다.


심리학을 공부했거나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원가족’이라는 용어를 들어 본 적이 있을 것이다. 원가족은 지금의 나를 있게 만든 부모님, 형제자매를 말하여 흔히 결혼 전까지 한 공간에서 한 가족 구성원의 관계를 맺는다. 물론 따로 사는 경우도 있지만 가족 관계가 주는 때려야 땔 수 없는 끈끈한 혈맹의 관계이다. 혹여 관계가 좋지 않더라도 끊을 수 없는 것도 원가족이라는 태생적인 관계이다.


 나는 군 입대를 하면서 처음으로 부모님 슬하를 떠났지만 굵직한 문제가 생기면 언제나 부모님과 의견을 나누며 내 문제이지만 주로 부모님 결정에 따르곤 했다. 부모님의 입장에서 아들이 조금이라도 편했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그런 결정을 대신 내주셨지만 지금 와서 생각해 보면 나는 내 문제를 부모님께 전달하고 해결해 주기를 바라는 무책임한 행동을 한 것이다.


 누구도 대신 살아줄 수 없는 내 인생, 오직 나만이 내 인생을 살아갈 수 있는 존재인데 왜 성인이 되어서까지 나는 부모님을 의지하고 부모님의 결정에 따르려고만 했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 그냥 부모님의 결정을 따르는 게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되고 편했던 것이 습관이 되어 무의식적으로 행동했을 수도 있다. 부모님의 의견은 참고할 수 있지만 내 인생의 결정은 오직 나만이 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부모님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적인 결정을 하라는 말은 아니다. 환경적인 독립을 했다고 해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도 완전한 독립을 한 것이 아니기에 모든 것을 고려하여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원가족에서 진정한 독립적인 존재가 되려면 ‘분화’라는 것을 해야 한다. 재정적, 심리적, 감정적으로 모든 것을 독립하는 상태를 분화라고 하는데 분화가 되지 않는다면 부모님께 의존적인 존재가 된다.


 아직까지 인생을 살고 있는 중이지만 인생에는 정답이라는 것은 없고, 나에게 적합한 답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 하지만 항상 정답만을 찾아왔고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서 더 좋은 것을 가지려고 했던 어리석은 행동으로 불필요한 경쟁을 하며 스스로 나를 재촉하고 갈아먹고 있었다. 하지만 글쓰기를 하면서 나는 나만의 인생, 내 방식대로의 생활을 추구하기로 했기에 이제는 그런 과거의 행동으로부터 자유로움을 얻었다.


 인간이 독립적인 존재라고 하나, 사회적인 동물이기에 혼자만이 살아갈 수 있는 존재는 아니다. 타인과 관계를 맺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감정적 교류와 소통을 해야만 하는 존재이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보면 느리고 비효율적인 행동을 하는 인생이라 해도, 그것이 나에게 적합한 것이라면 느리게 비효율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정답이 아닌 적합을 찾아야 하는 인생의 문제 속에서 더 이상 타인과의 비교 우위를 점하기 위한 선택은 서로를 힘들고 불편하게 할 뿐이다. 나라는 공장에서 가장 효율적인 생산 방식은 나라는 존재에 최적화된 방법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내가 좋아하는 것, 이것을 하면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집중하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지금은 틀려고 나중에는 맞을 수 있는 것처럼 사회 통념을 벗어나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내 방식과 기준대로 나에게 맞으며 내가 즐겁고 행복한 인생을 살아야 한다. 나만이 행복한 것이 아닌 내 안의 행복으로 밖으로 흘러 보내며 내 주위를 행복하게 만들려고 하는 모든 노력이 인생을 더욱 가치 있게 만들어 주는 이 모든 것은 오직 나의 결정에 달려 있기에 나는 행복을 위한 결정을 할 것이다.



[ 글감의 이유 ]


 친정엄마와 딸은 전생에 원수 관계였다는 말처럼 엄마와 딸은 정말 복합한 관계이다. 이런 관계를 보면서 분화에 대해 늘 생각하고 어떤 분화가 가장 좋은 것인가 생각해보기도 하지만 심리학에서 말하는 모든 분화에 모두에게 적합한 것이라는 생각을 더 이상 하지 않는다.


 사회적인 동물인 인간은 독립과 협력의 최적화된 관계를 통해 홀로 때로는 같이 인생을 살아가야 하는 존재이다. 아무리 독립적이라 할지라도 평생 부모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상태에서 살아갈 수는 없듯이, 부모님의 영향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부모님에게서 나왔지만 부모님과는 다른 존재인 내가 진정으로 독립적인 개체가 되기 위해서는 나의 가치관을 확립하고 부모님과 소통을 하며 하나의 인격체로의 관계를 맺어야 한다. 지금까지 겉으로는 부모님께 의지하면서 말로만 독립적인 존재라고 했던 나를 반성하면서 새로운 독립적인 존재이자 나의 가치관을 만들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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