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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Dec 02. 2023

일 년 365권의 책 읽기 도전 후기

하루하루를 수불석권 자세로 살아가기

  작년 처음으로 100권의 책 읽기를 성공하고 자신감이 충만해서 내가 생각해도 너무나 무모한 도전을 계획했다. 하루에 한 권씩, 일 년 동안 365권의 책을 읽겠다는 도전으로 수불석권을 평생의 습관으로 만들기 위한 첫 번째 관문으로 생각했다.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올해 1월 31일이 되었을 때는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고 있었다. 지금이라도 안 될 것 같다고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일 년의 목표를 고작 단 한 달만 하고 포기하기에는 너무 아쉬웠다.


 책을 읽는 것은 어떻게든 할 수 있지만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 정말 어려웠다. 처음에는 일 년 365권의 책 읽기를 목표로 정했다가, 매일의 글쓰기를 하다 보니 책 읽기와 글쓰기가 하나라는 것을 깨닫고부터는 목표도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로 수정했다.


 하지만 한 달, 두 달이 지날수록 괜히 수정했다는 후회가 들 정도로 매일 글쓰기를 한다는 것이 점점 힘들게 느껴졌다. 아직 글쓰기의 수준이 미약함에도 높은 수준의 글쓰기를 하고 싶다는 욕망으로 가득 차서 목표의 본질을 흐리고 있었다.


 내 방식대로 글 쓰는 취향의 중심을 잡아서 ‘양의 글쓰기’에 집중하는 연습을 했다. 일단 글쓰기의 질은 생각하지 않고 타인과 독자들의 판단을 겸허하게 그대로 수용하기로 마음먹었다. 부정적인 평가일지라도 나의 성장을 위한 조언으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글을 쓴 후 퇴고를 하기도 하지만, 일단 쓰는 행위에 집중했고 하루에 한 개의 글쓰기를 넘어 두 개, 세 개의 글쓰기를 하며 한계를 규정하지 않았다. 하루에 1,500자 이상의 글 한 개만 쓰는 연습이면 충분하다는 조언에도 불구하고 나는 더 많은 글쓰기를 위해 노력했다.


 왜냐하면 내 입장에서는 하루에 1,500자의 글을 쓴다는 것은 질 높은 글쓰기를 하는 수준이기 때문에 아직 그런 단계가 아닌 나에게는 양질전환의 법칙을 실현하는 양의 글쓰기에 집중하는 것이 더 좋겠다고 생각했다.


 올해 4월 26일부터 브런치 스토리 작가에 선정되고부터는 책을 읽고 난 후 내 생각과 주장을 쓰는 것과 함께 일상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는 에세이 쓰기도 도전하였다. 그 결과 브런치 스토리에도 400개가 넘는 글쓰기 콘텐츠가 쌓였고 양의 글쓰기를 지속할 수 있는 자신감도 얻었다.


 만약 나 혼자 글쓰기를 했다면 결코 이런 결과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글루틴>을 참여하면서 함께 글쓰기를 하는 작가님들과 소통하며 서로를 응원하여 매일의 글쓰기를 하고 있고, 앞으로 9년 동안 계속하면서 10년의 글쓰기 연습을 지속할 예정이다.


 누구에게 자랑하거나 증명하기 위한 책 읽기와 글쓰기가 아닌, 삶의 즐거움을 얻는 나만의 유희로, 성장을 실행하는 행위로 매일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는 평생의 습관을 만들어 간다. 동시에 세상의 모든 지혜와 지식이 담겨 있는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생각과 문장을 훔쳐서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도 함께 하고 있다.


 12월 31일까지 계획했던 시간을 단축하기 위해 주말에는 2권 이상의 책을 읽기도 했고 5개의 글쓰기를 하면서 하루에 한 권, 하루에 한 개의 글쓰기라는 한계를 규정하지 않았다. 아직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내 안의 잠재력을 작은 그릇 안에 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11월에 들어서는 조기에 달성하고 싶은 욕심으로 필사하는 것도 미루고, 김해지혜의 바다에서 책을 대출하고 반납하는 시간마저 아끼기 위해 전자책을 주로 보면서 다른 달에 했던 것보다 더욱 책 읽기에 집중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예정보다 한 달 일찍 목표를 달성하였고 다음 단계의 도전을 하루라도 일찍 준비하고 있다.


 후회도 많이 했고 포기하고 싶을 때도 있었던 일 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나의 도전은 결국 성공의 순간을 맞이했다. 지금 성공의 열매를 자랑하거나 과시하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 너무나 간절히 원하고 원했던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과 계획했던 것을 매일 실천하니 목표를 달성했다는 자신감이라는 열매를 수확했다.


 수확한 열매에 만족하지 않고 이 열매의 씨앗을 다시 땅에 뿌려 더 많은 열매를 얻을 수 있도록 할 것이다. 이제 또 다른 도전을 계획하고 계획대로 실천하면서 오늘보다 한 뼘 더 성장한 내일의 나를 맞이할 준비를 한다. 내일의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잘 모르지만 지금 나의 행동이 축척되어 내일의 나를 만든다는 것은 너무나도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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