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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an 04. 2024

착각은 자유이지만 현실은 어림없다.

쓰지 않았지만 썼다는 엉뚱한 착각

 새해가 되면 부푼 가슴을 안고 올해의 계획을 작성한다. 예전에는 한 해 계획을 만들어 주변에 공유하기도 했기만, 올해 딱히 계획은 세운 것은 없고, 그냥 작년에 했던 것을 올해 그대로 할 것이다. 다만 아내의 간곡한 부탁으로 <가트만 감정코칭 2급> 과정은 수강할 예정이다. 올해 계획은 감정코칭 과정 수강 단 하나만 생각했다.


 이미 작년에 3년 1,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중기 계획을 세워서 진행 중이고, 10년 4,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 장기 계획을 세웠다. 또한 평생 10,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려는 계획을 세웠기에 별다른 계획은 나에게 큰 의미는 없다. 게리 켈러와 제이 파파산의 저서 <원 씽>에서  말한 하루에 한 가지에만 집중하는 습관은 복잡한 세상을 이기는 단순함의 힘을 발휘한다.


 중간이 없는 나의 성향상으로 단 한 가지만 우직하게 하는 것은 정말 내가 잘하는 일이자 충분히 할 수 있는 일이다. 하지만 정신을 바짝 차리고 집중해서 해야 함을 느끼게 된 사건이 있었다. 나는 지금 <글루틴>과 <졸꾸머끄>라는 글쓰기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글루틴은 1기부터 이번 달 기수인 14기까지, 졸꾸머끄는 2기부터 이번 달 기수인 5기까지 참여하며 함께 글쓰기의 즐거움을 누리고 있다.


 두 개의 프로그램은 글쓰기 프로그램이라는 공통점이 있지만 글루틴은 주로 브런치 스토리를 이용해 한 달 동안 주말을 제외한 20일 글쓰기를 하면 되고, 졸꾸머끄는 네이버 블로그를 이용해서 매일 1,500자 이상 사진이 첨부된 글쓰기를 해야 한다. 매일의 글쓰기에 대한 고민을 하다 <독서의 기록>의 저자 안유진 님의 블로그에 방문했다가 <졸꾸머끄>라는 프로그램을 알게 되어 신청해서 최선을 다해 참여하고 있다.


 주로 새벽에 일어나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던 루틴을 지속하고 있었지만, 어제는 이른 출근을 준비하며 글쓰기를 하다가 퇴고를 위해 저장한 후 출근해서 정신없이 업무를 하다 보니 당연히 글쓰기 인증을 했다고 생각했다. 아내와 단둘이 저녁을 먹고 이런저런 대화를 하다가 급격하게 몰려오는 식곤증을 이기지 못하고 잠시 쉰다는 것이 다음날 새벽까지 깊은 잠에 빠지고 말았다.


 새벽에 일어나 글쓰기 인증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마음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충격은 14기까지 단 한 번도 인증을 하지 않았던 지난날에 대한 아쉬움이 거대한 파도가 되어 밀려왔고, 이제 글쓰기를 어떻게 해야 하나 하는 걱정에 휩싸였다. 졸꾸머끄도 마찬가지로 단 한 번도 인증을 하지 않은 적이 없는데 어제는 몸에 밴 습관이 쓰지 않았지만 썼다는 엄청난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새벽 두 시 반, 후회한들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상황에서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행동은 평소대로 매일의 루틴을 하는 것뿐이었다. 요즘 관심이 집중된 여행을 주제로 하는 책을 읽으면서 올해 어떤 여행을 할지 행복한 고민을 했지만 어제의 글쓰기 미인증이 계속 가슴에 남아 있어, 책 읽기도 글쓰기도 집중하기 어려웠다.


 비록 글쓰기의 연속성이 깨졌다 한들 나는 매일의 글쓰기를 해야만 하는 존재이다. 매일 글쓰기를 해야지만 나를 돌아보고 내 마음속 해묵은 감정을 찾아내 정리하여 단 한 가지에 집중할 수 있는 마음의 상태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업무를 하면서 왜 그런 착각을 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니 작년 연말부터 아직 하지 못해 완결되지 않은 일들이 남아 있어 올해의 일에 집중하지 못함을 깨닫고는 완결되지 않은 일을 찾아 하나씩 해결했다. 글루틴 13기 회상부터 12월의 독서 결산과 2023년 독서 결산을 정리하면서 남아 있는 일들을 정리하고 올해의 루틴과 과업에 집중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초유의 사태가 두 번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매일의 글쓰기를 정해진 시간에 하고, 글쓰기를 점검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인증에만 초점을 두는 것이 아니라, 글쓰기에 대한 나 스스로의 피드백을 통해 점점 질의 글쓰기로 나갈 수 있는 준비 과정을 해야 함을 느낀다. 결국 양질 전환의 법칙에 의해 양의 글쓰기는 질의 글쓰기가 될 것이지만 글쓰기의 질을 높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연습해야 한다.


 노력 없이 거저 주어지는 것은 없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step by step, 하나씩 단계를 거쳐야만 목표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체험한 작년의 경험을 기억해서 올해는 더욱 목표에 집중하고 정진하는 한 해를 만들 것이다. 끌어당김의 법칙과 긍정 확언을 통해서 나의 내면을 튼튼하게 만들고, 최인아 작가님의 저서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에서 말한 시간의 밀도를 단단하게 하는 것이 나의 올해 목표이자 계획이다.


 오직 실행만이 계획의 가치를 결정한다. 핑계 대지 말고 내면 강화와 시간의 밀도에 집중할 수 있는 하루 86,400초를 보낼 것이다. 온 우주의 기운이 나에게로 와서 내가 생각하고 말하는 모든 것이 현실이 되도록 올해도 치열한 하루를 살며 한 달의 시간을 보내고 일 년을 시간을 완성할 것이다. 긴장하지 않으면 게을러지는 성향을 가진 나이기에, 연초에 일어난 엄청난 착각을 통해 경주마 모드 스위치를 작동시켜 최선을 다해 달려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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