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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Jan 07. 2024

위시,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 겨울방학 추천영화

월트 디즈니의 소원은 무엇이었을까

 영어를 잘 몰라도 이맘때쯤이면 TV나 광고에서 많이 흘러나오는 노랫가락을 한 번은 들어 봤을 것이다. “ We wish your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물론 영미권 나라에서 크리스마스와 새해 시즌이면 흔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 가사로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게 되는 노랫말이다. 이 시기는 누구나 새해 소망을 떠올리면 내년에는 꼭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가득할 것이다.

 겨울방학을 맞이한 아이의 소원 리스트는 10개가 넘는다. 아직 작성 중이라고 하지만 10개도 많은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중 하나가 ‘아빠랑 단둘이 영화 보기’였기에 아내의 외출이 있는 날, 아내를 약속 장소 인근에 모셔다 드리는 겸해서 상영시간을 확인했다. 호기심이 많아 영화 볼 때마다 질문을 많이 하는 아이가 불편하지 않도록 관람객이 비교적 적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토요일 오전 첫 번째 상영시간으로 예매했다.


 영화를 즐겨 보지 않는 나이기에 아이가 태어나기 전에는 별 쓸모를 느끼지 못했던 T 멤버십 영화 할인 쿠폰을 사용해서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아이와 단둘이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위시>는 아이가 지목한 영화로, 디즈니 100주년 기념작이기도 했다. 특히 ‘Let it go’라는 OST도 전 세계적인 돌풍을 일으켰던 <겨울 왕국> 제작진이 대거 참여한 영화로 디즈니 새로운 캐릭터의 탄생과 지난 100년을 기념하는 영화라는 기대가 많았다.


 디즈니 플러스에서 인기리에 방영된 <카지노>의 주인공 차무식이 팝송 500곡을 통째로 외워 영어를 배운 것처럼 나도 팝송을 따라 부르고 가사를 적으면서 영어를 배웠다. 특히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주제곡을 듣기 위해 용돈을 모아 전축판이라고도 불린 LP(long-playing record)를 사서 듣고 또 듣기를 반복했다. 미녀와 야수, 라이언킹, 알라딘 LP는 아직도 본가에 소중히 보관하고 있는 나의 보물들이다.  

 아이가 <위시>의 상영일을 나보다 먼저 안 것처럼 나도 아이 나이 때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디즈니 영화 상영일을 찾아봤던 기억이 났다. 내가 디즈니 영화와 캐릭터를 다 알고 있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던 아이는 이제야 비밀이 풀렸다면서 상영 시간을 기다리면서 한참을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에는 어떤 캐릭터가 나올지 기대하며 상영관으로 들어갔다.


 토요일 첫 상영이라 그런지 관람객은 우리를 포함해서 7명밖에 없었다. 넓은 자리를 차지하고 새로운 캐릭터의 등장을 기다린 나와 겨울 방학 소원을 성취한 아이는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해서 영화를 보았고, 영화의 스토리는 전통적인 디즈니만의 스토리와 별 차이가 없었다. 전통적인 왕국과 그 왕국에 살고 있는 소시민들의 이야기, 그리고 그들의 소원을 보관하며 지켜주고, 소원 성취식에 소원을 이루어주는 내용이다.


 주인공의 할아버지가 100번째 생일이란 것을 보고 월트 디즈니가 생각났고, 아직 그가 살아 있다면 얼마나 기뻤을지를 상상했다. 세계 모든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월트 디즈니의 영향력처럼 주인공 아샤의 할아버지도 로사스의 사람들에게 영향력을 주는 소원을 왕에게 맡겼지만, 왕은 자신의 생각대로 소원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지켜는 주되 절대 소원이 성취되게 하지 않겠다는 위험한 행동을 하고 만다.


 왕의 이중적인 모습을 알게 된 주인공 아샤는 어릴 적 아버지와 함께 바라본 하늘의 별을 향해 소원을 빌고 왕의 독단적인 행동으로 어두워진 로사스의 소원들로 가득 찬 공간을 밝게 비추는 별을 만나게 된다. 소중한 친구들과 함께 별이 이뤄주는 소원 성취를 통해 자신의 소원을 성취해 주는 유일한 방법은 왕이 주관하는 소원 성취식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라는 것을 알게 되고, 로사스 사람들의 소원들에 자유를 주어 각자의 소원을 이루게 도와준다.


 ‘권선징악’이라는 뻔한 스토리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아이들의 동심 세계에 ‘권선징악’이라는 콘텐츠만큼 강한 영향력을 주는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이와 지위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신의 자유 의지를 사용하여,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메시지는 자립심이 강한 아이에게도 분명 전달되었을 것이라 믿는다.  그리고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의 양과 깊이만큼 아이도 부모의 뒷모습을 보면서 자신만의 세상을 만들어 가고 있음을 느낀다.


 100세 시대를 바라보고 있는 지금, 나도 아샤의 할아버지처럼 100번째 생일을 맞이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나만의 소원을 꿈꾸며, 이 소원이 성취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소원이지만, 분명 성취되는 날이 분명 찾아오게 만들려고 한다. “꿈꾸는 것은 자유이지만, 성취하는 것은 노력뿐이다”라는 말을 실행하며 나의 위시를 매일 생각하며 기록하고 현실로 만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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