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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Feb 21. 2024

불편한 편의점 2, 화해와 변화의 공간

푸룬 언덕에서 꾸는 꿈의 색깔은 무엇일까??

 요즘 편의점이 너무 많다고 느낄 정도로 곳곳에 편의점을 쉽게 볼 수 있다. 예전에는 개인 편의점까지 다양한 편의점을 볼 수 있었지만 코로나19가 지나간 후 불황을 견디지 못한 편의점은 대부분 정리되어 대기업에서만 운영하는 편의점만 존재하는 것 같다. 사실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편의점도 상황이 다르지만은 않다. 코로나19가 불러온 더욱 빨라진 사회 변화의 속도는 하루가 멀다 하고 일상의 새로움을 더하고 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1 상품이 잘 나간다고 생각했지만 요즘은 하나 사면 하나를 더 주는 1+1 행사 상품이 아니면 거들떠보지도 않는 소비자의 모습을 보면서 불황의 그림자를 느끼기도 하지만, 이제 편의점도 더 이상 비싸다는 고정관념에서는 벗어난 것처럼 보인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구색 상품과 깔끔한 인테리어를 한 편의점은 다른 유통채널보다 최소 100원 이상 비싼 판매처임은 분명하다.


 그래서 중장년층에서는 ‘편의점은 비싼 곳이야’라는 인식을 가지고 웬만하면 구매를 하지 않고, 정말 급할 때만 한두 가지를 사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가져온 변화 중에서 이런 고정관념의 타파는 중장년층을 편의점에 보다 가볍게 들어올 수 있도록 하였고, 입지에 따라서는 편의점에서 중요한 고객층이 된 곳도 있다. 특히 구도심 같은 곳처럼 젊은 층의 인구보다 중장년층의 구성비가 높은 곳이 그러하다.


 사람에 따라 편차는 있겠지만 한 번 옳다고 생각했던 관념을 고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가벼운 지갑 사정까지 고려한다면 비싸다고 인식되었던 편의점 문지방을 넘나 든다는 것은 정말 쉬운 일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청파동 AlWAYS 편의점에는 ‘독고’라는 불편한 변화의 바람이 불어오면서 이런 인식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다. 누가 봐도 외모부터 불편한 노숙자였던 그가 편의점 야간 근무를 하면서 불안했던 편의점은 점점 안정된 공간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한때 그의 삶을 멍들게 했던 술 대신 권하는 옥수수수염차는 냉철하게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생각의 유연제가 되었고, 독고만의 친절은 편의점 속에 존재했던 지독한 불편함을 저 먼 곳으로 사라지게 만들었다. 그와 대화했던 사람들은 처음에 불편함을 느꼈지만, 점점 그의 말속에 담긴 진심을 보게 되면서 편안함으로 바뀌며 자신의 일상이 변함을 알게 된다. 아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어머니는 식탁 위에 놓은 삼각김밥을 통해 아들에 대한 사랑을 전하고, 어두운 미래를 걱정하던 젊은이들은 각자의 능력을 살려 일자리를 찾는 기적이 일어난다.


 심지어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였던 불편한 편의점의 진짜 주인인 염 사장님의 가정에도  독고의 작은 행동에서 비롯된 작은 날갯짓에서 불어온 변화의 바람을 통해 화해와 서로를 이해하는 기적이 일어난다. 무늬만 사장이라고 외치고 다녔던 강 사장도 결국 어머니의 진짜 의도를 알게 되어 자신의 돈줄로만 보았던 어머니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몸과 마음으로 모시는 행동의 변화가 일어난다.


 어쩌면 인간의 역사는 불편함에서 편리함으로 변화하는 변화의 집합일 것이다. ‘어떻게 하면 보다 편리하게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불편함을 해소할 수 있는 작은 시도가 모여 그 불편함을 없애고, 인류의 발달까지 가져왔다. 모든 시작은 작은 행동에서 비롯된다.


 위대한 발견도, 획기적인 발명도 모두 작은 시도를 통해 불편함을 없애려고 하는 노력 속에서 생긴다. 처음부터 완벽한 것은 세상에 없기에 작은 노력을 매일 한다면 1년이 지나고 2년, 5년 그 이상의 시간이 흐른 뒤돌아보면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눈앞에 펼쳐 있을 것이다. 이것이 불편함을 대하는 자세이자, 불편함이 주는 선물이다.


#불편한편의점2

#글루틴

#팀라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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