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Mar 05. 2024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일상 속에서 예술적 소양이 필요한 이유

 가끔 그리기와 미술을 좋아하는 아이를 보며 그림에 소질도 없고 미술을 좋아하지 않는 아빠, 엄마 사이에서 어떻게 저런 아이가 나왔는지 의아해한 적이 있다. 사실 나는 그림에 소질이 없는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젬병인 수준으로 중고등학교 시절 미술 시간을 어떻게 버텨왔는지 의문일 정도로 미술을 잘하지 못한다. 아이가 지금보다 어릴 적 그림을 그려달라고 떼를 써서 그림 그리기 책을 사서 연습한 적도 있지만 글쓰기처럼 그림 그리는 것도 하루아침에 좋아질 리는 만무하다.


 문자가 발명되기 전까지 그림이나 글은 본디 하나라고 생각하는데 그림은 글자 없는 글로 동시대를 살았던 사람들 사이에 합의된 의사소통 체계 덕분에 의미 전달이나 소통의 도구로 불편함은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인류 문명의 발전과 함께 문자의 발명은 더 이상 그림을 의사소통의 도구로 사용하지 않았고, 그림은 일상 속 의사소통의 도구가 아닌 보다 예술적인 의미를 전달해 주는 도구로서의 역할을 하게 된다.


 특히 르네상스 시대 탄생한 예술 작품들은 그 값어치를 매길 수 없을 정도로 귀한 작품들이 많은데 세상에 단 하나뿐이기도 하지만 그것을 만든 사람이 세상에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술 작품의 시대적 의미는 예술가의 존재 여부에 의해 많이 좌우되는데 실제 소수의 작품만을 만든 작가의 예술품일수록 그 희귀성을 인정받아 고가의 가치를 부여받는 일이 많다.


 예를 들어 피카소의 그림이 고가에 거래되는 이유도 더 이상 피카소가 그림을 그릴 수 없기 때문이며, 시대적 의미와 특별한 사연이 있는 경우라면 더욱더 높은 가치를 부여받는다. 소더비 경매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예술 작품을 보면 희귀성과 시대적 의미, 누가 소장했느냐에 따라 그 값어치가 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시간이 흐름에 따라 비싸지는 예술 작품은 가치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사실 나처럼 예술에 문외한인 사람에게는 피카소나 레오나르도다빈치의 작품이 얼마나 비싼지 모른다. 그냥 주변에서 평가하는 이야기를 듣고 그런가 보다 생각하는 것이지 돼지 목의 진주 목걸이처럼 예술적 소양이 없는 사람에게는 그저 똑같은 그림일 뿐이다. 하지만 피카소나 레오나르도다빈치가 예술 분야에 기여한 영향력과 그 작품의 중요성을 아는 사람이라면 직접 눈으로 보는 것이 일생일대의 소원일 정도로 위대한 업적을 마주하는 절호의 기회일 수도 있다.  


 세계의 진귀한 작품이 전시되어 있는 뉴욕의 메트로폴리탄미술관은 가본 적도 없지만 아이의 예술적 유희를 위해 언젠가 방문하고 싶다는 위시 리스트에 있는 곳이다. 하지만 이곳에 가기 전에 주변의 미술관에 방문해서 일상 속 예술적 소양을 키워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는 만큼 보이기에, 진정 예술을 이해하고 아는 소양이 있다면 일반인의 눈에 보이지 않는 작가의 의도와 메시지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경복궁의 담벼락과 루체른에 있는 빈사의 사자상이 훼손되었다는 뉴스를 보았을 때 예술적 소양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게 되었다. 역사적으로도 가치 있는 것을 함부로 대하는 무지의 소산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일상 속에서 예술적 소양을 키우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이는 단지 좋아하고 싫어하고의 수준이 아닌 현재를 살아가는 순간의 여행자로 우리에게 남겨진 문화 예술 유산을 대하는 태도의 문제이다.


#책

#나는메트로폴리탄미술관의경비원입니다

#몹쓸

#글쓰기

매거진의 이전글 자신의 존재에 대해 사과하지 말 것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