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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r 06. 2024

2024년 2월 독서 결산

항상성과의 사투를 벌인 흔적

 작년에도 동일한 느낌을 받았지만 1,2월에는 책 읽기가 정말 힘들었는데  특히 설 연휴가 있는 달이라면 루틴을 지키기가 더욱더 힘들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새해가 주는 강박 때문인지 몰라도 무슨 일이 있어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이 들지만 실상은 새로운 일의 연속이고, 정신없는 하루는 매일매일 지속된다. 예전에 했던 직무이지만 오랜만에 하는 현장 업무는 솔직히 부담 아닌 부담이 되어 처리해야 할 현안들이 눈앞에 펼쳐 있는 것이 제법 스트레스가 되어 책 읽기와 글쓰기에 집중하기 어렵게 만든다.


 그래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고 글을 쓰면 숙원사업을 한 것처럼 가슴 한편이 시원함을 느낀다. 2년 동안 매일같이 하고 있어도 한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에 단 하루도 쉴 수가 없다. 이 정도 수준이면 자연스럽게 일상이 될 법도 하지만 나의 항상성은 언제든지 과거로 돌아갈 준비를 하고 있기에 매일 긴장의 연속을 유지해야만 한다.


 지난해 평일, 주말 상관없이 자주 가던 김해지혜의바다를 주말에만 갈 수 있게 되어 평일에도 쉽게 갈 수 있는 새로운 도서관을 찾았고,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책을 보거나 대출하는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하루 중 나의 가장 사치로운 순간이며, 사실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함을 느낀다.


 직장인이자 육아를 해야 하는 유부남이 책을 읽을 수 있다는 사실에 주변 사람들이 놀라기도 하지만 아내 덕분에 퇴근 후에도 편하게 책을 읽을 수도 있고, 점심시간이나 현장 업무를 하다 잠시 쉬는 시간 짧은 독서를 하기도 한다. 매일의 수불석권을 실천하면서 항상 내 주변에 책이 있고, 조금의 여유라도 생기면 책을 읽으려고 노력한다.



2월에는 29권 책 읽기(누적 449권), 24개의 글쓰기를 했다.


 올해 목표인 브런치 1,000개의 글 발행과 3년 1,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병행하면서 책은 매일의 글감과 내가 알지 못했던 지식과 지혜를 준다. 하루라도 빨리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무리해서 하루에 2권의 책을 읽을 수도 있겠지만 더 이상 인풋의 지옥에서 헤매고 싶지 않기에, 책을 읽었다면 반드시 글쓰기로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더 강하다.


 그래서인지 1월, 2월 책 읽기는 했지만 글쓰기로 마무리하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이 가득 남아 있다. 주말이나 공휴일 여유가 있을 때 해야지 하면서도 하지 않았던 게으름을 자책하면서 가슴 한편에 또다시 쌓아놓고 있는 나를 마주할 때면 언제쯤 매일의 글쓰기를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기도 한다. 하지만 작년처럼 앞만 보고 달려가는 경주마의 행동은 하지 않을 것이다.


 작년 11월 모든 에너지를 다 소진하여 12월에는 매일의 루틴을 지속하는 것도 정말 버거웠던 경험은 적은 일이라도 매일 꾸준히 지속하는 것의 위력을 알게 해 주었기 때문이다. 매일 지속하는 행동은 때론 무의미해 보이기도 하고, 과연 소용이 있을까 의구심이 들기도 하지만 지난 2년간의 흔적을 되돌아보면 나는 분명 과거와는 다른 존재가 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매일 한 권씩 쌓여가는 책을 보면서 내 발밑에는 수많은 책이 있음을 느낀다. 내가 볼 수 없는 세상을 보기 위해서는 내 시야를 가리는 눈앞의 높은 벽을 넣어서야 한다. 벽 너머의 세상을 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나를 높이 올려주는 디딤돌인데 바로 책이 디딤돌의 역할을 한다. 눈에 보이지 않는 디딤돌이지만 하루하루 견고히 쌓이고 쌓여 나를 높은 벽 위로 인도해 줌을 느낀다.


 책을 통해서 세상을 올바른 눈으로 바라보며 석학들의 가르침을 받아 냉철한 이성으로 현실의 문제를 제기할 수 있는 작가가 되어 가는 과정 속에서 책은 생각하는 힘을 강하게 만들어 준다. 이 생각을 그저 머릿속에서만 존재하는 공상이나 망상으로 그치지 않고 글쓰기로 표현해서 주변에 나누고 세상과 소통하는 순간이 축척되기를 반복한다면 나는 분명 어제와 다른 내가 되어 있을 것이다. 그 축척의 힘을 믿으며 매일의 글쓰기와 책 읽기를 반복할 뿐이다.


#몹쓸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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