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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r 10. 2024

우리는 독서모임에서 읽기, 쓰기, 책쓰기를 합니다

사람을 남기는 독서모임

 작년부터 지속적으로 도전하고 있는 3년 1,000권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목표는 무모해 보였지만 매일의 책 읽기와 글쓰기로 조금씩 진전되고 있다. 지난 2월 기준으로 449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를 했으니 절반에 조금 부족한 수준이다. 빠름이 최고의 미덕인 시대에 이런 느림의 행보는 시대를 역행하는 무지의 소치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나는 목표를 이루는 가장 자연스럽고 효율적인 방법이라고 믿는다.


 욕심 같아서는 하루 종일 책만 읽고 글쓰기를 하고 싶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매일 욕심을 절제하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빠르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결과를 직접 경험했기 때문에 다시는 이런 욕심을 내지 않고 싶지만 사람이라 어쩔 수 없이 매일 욕심과의 사투를 벌인다. 혼자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성장의 자극을 누리고 있지만 책이란 다양성을 포함하고 있는 거대한 그릇과 마주하면서 나도 자연스럽게 다양성을 지향하게 된다.


 책 속에는 저자의 생각과 주장이 담겨 있어 그 책을 읽는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만드는 질문을 던진다. 저자의 질문을 찾지 못할 때도 있지만 머릿속에 맴도는 질문이 나를 생각하는 존재라는 정체성을 느끼게 한다. 물론 정답이 없는 질문이라 내 생각이 틀릴 수도 있고 맞을 수도 있으며, 중요한 것은 내가 직접 생각한 것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책은 독자로 하여금 생각하게 하고, 그 생각은 행동을 이끌어낸다.


 나의 책 읽기에서 나온 두 가지 행동이 있는데 첫 번째, 글쓰기이다. 책 읽기는 대표적인 인풋으로 내게 없는 것을 있게 하고 내가 모르는 것을 알게 한다. 하지만 계속 받아들이기만 하면 흐르지 않는 물이 썩는 것처럼 인풋 지옥에 빠지게 된다. 아는 것은 많은데 활용하지 못하는 상태는 앎의 기쁨도 잃게 하고 배움의 기쁨도 상실시킨다.


 그래서 책을 읽은 후 글을 쓰는 것은 인풋을 아웃풋으로 바꿔 인풋 지옥에서 탈출시킬 뿐만 아니라 아는 것을 활용하게 해 준다. 글쓰기로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표현하면서 생각과 감정을 정리할 수 있고, 그 가운데 치유의 경험과 정리의 체험을 느낄 수도 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책을 읽고 망각의 아픔을 느끼지 않게 하는 흔적을 남길 수 있다. 물론 처음 읽을 때와 훗날 재독, 삼독 했을 때와 다른 생각과 감정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삶에 적용할 것을 한 가지를 찾아 그것을 실행하는 것이다. 내가 생각하는 책 읽기의 핵심은 책에 있는 대로 행동하는 것으로 저자의 생각과 주장이 무조건 옳고 나에게 맞는 것은 아니지만 직접 실행함으로 그것이 옳은지, 나에게 맞는지 확인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실행이 없는 책 읽기는 반쪽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행위가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자리 잡기 시작하면서 지금보다 더 발전된 상태를 갈구하게 된다. 혼자 하는 것보다는 다양한 사람들의 생각과 주장을 알고 싶어, 낯선 상대와 공간을 좋아하지 않는 지극히 내향적인 내가 새로운 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훗날 북클럽 운영을 준비하는 과정이기도 하지만 책모임에 소속되어 생각과 느낌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단순한 욕망에 그치지 않도록 심사숙고하며 책모임을 알아보고 있고, 지속적으로 참여해서 함께 성장의 기쁨을 누릴 곳을 찾고 있다. 천안에서 이미 7년 동안 꾸준히 책 읽기와 글쓰기를 넘어 책쓰기까지 하고 있는 모임이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내가 꿈꾸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기대를 가지게 만든다. 앞서가 신 선배님들의 발자취를 따라 나도 나만의 길을 개척해 나갈 것이다.


 삼독 모임이라는 것은 단순히 책 읽기와 글쓰기, 책쓰기를 남기지 않고 가장 중요한 사람을 남겼다. 홀로 살 수 없는 인간의 한계를 함께 모여 책을 읽고 나누며 글을 쓰는 행위를 통해 집단지성의 위대함과 다양성을 존중하고 수용하는 성장의 공간이자 변화의 시작을 이끌어내었다. 나도 이런 모임의 리더가 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하고 훈련해야 할지 고민하고 시도하며 실패를 통해 배우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나의 성장은 나만을 위한 것이 아닌 내 주변과 내가 속한 풍경에 있다는 책임감을 실천하는 존재가 될 것이다.


#몹글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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