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싫어서

나와 내 가족이 사는 곳을 좋게 만들려면

by 조아

여행을 좋아하는 아내를 만나 신혼여행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계 여행을 다녔다. 9년이란 시간 동안 거의 매년 여행을 다녔고 가족여행으로 간 것만 5번이 넘고 혼자 여행 가는 것도 허락을 해준다. 아내를 잘 만난 나는 혼자서(물론 여행 파트너와 함께)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에 매년 홋카이도와 오키나와를 정기적으로 갔었다. 여행을 다니면서 많은 것을 보고 배우지만, 공통된 결론은 한국이 제일 살기 좋고 집이 제일 좋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해외여행을 가려고 하는지 곰곰이 생각해 봤는데, 찾은 단 하나의 이유는 집이 제일 좋고, 한국이 제일 살기 좋다는 것은 느끼기 위해서 매번 밖으로 나가는 것이다.

‘헬조선’이라는 말을 종종 듣는데 지옥을 뜻하는 ‘헬‘과 조선이란 단어가 합쳐진 것으로 지옥처럼 살기 힘든 한국의 상황을 말한다. 노량진 공무원 학원에 자리가 없을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공무원 시험에 도전하고 있고, 재수 삼수를 하더라도 자녀를 명문대에 입학시키려는 부모님의 노력, 새벽 2시에도 불이 꺼지지 않는 대치동 학원가의 모습 등 한국은 영어유치원 입학도 추첨과 대기표가 있을 정도로 한참 동심이 커 가는 유아기에도 경쟁이란 단어가 시작된다. 나의 학창 시절에도 경쟁이 있었지만 이 정도까지는 아니었는데 이제는 모든 것이 경쟁이고 심지어 경쟁을 위한 경쟁까지도 한다. 더 심각한 문제를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정당한 방법이 아닌 방법을 선택하고 그 선택에 대해 죄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쌍둥이 여고생을 자녀를 둔 교무부장 아버지의 시험지 유출 사건은 실로 충격적이었다.

한국의 이런 경쟁은 빠른 시간 내에 전쟁의 폐허 속에서 지금의 모습을 가지게 한 원동력 중 하나였다. 국민 각자가 경쟁력을 가지고 개인 능력을 키우게 되었지만 이제는 개인의 능력 향상보다는 상대방보다 우위에 있는 방법으로 사용되는 아쉬운 상황에 놓여 있다. 학령인구 감소 속에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대학의 존립 위기는 이미 예견된 문제였지만 특화성교육을 해야 한다는 주장 속에서도 여전히 SKY와 의예과, 법학과 같은 유명 학과를 가기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이 많다. 물론 자신의 의지로 지원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오로지 자신이 원해서 가는 경우가 얼마일지 궁금하다.

2번 방문한 뉴질랜드를 보면서 나의 아이를 이곳에서 자라게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아이와 다른 생김새, 다른 언어와 문화가 있는 곳에서 나의 의지와 생각만으로 아이를 자라게 한다면 그보다 가혹한 학대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아이는 나를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나에게 인정받으려고 그 고통을 참겠지만 아이의 속마음이 어떻게 될지는 너무 뻔한 결과일 것이다. 어제 제주 한 달 살이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아이도 자연 속의 제주가 너무 좋았지만 집이 그리웠다고 했다. 아이가 쓰는 방, 그 속에 있는 아이의 물건, 자신이 다니는 학교 선생님과 반 친구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는 아이의 말을 들으며 뉴질랜드 유학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 아이가 진정으로 원하면 다시 생각해 보겠지만 나의 의지와 욕심이 아이에게 가지 않는 연습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람은 각자 자신이 잘하는 것을 가지고 태어났다. 분명 다른 사람보다 잘하는 무엇인가가 있지만 불행히도 죽는 순간까지 그것을 모르는 사람도 있다. 나도 내가 진정 잘하고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해 노력했고, 다행히 그것을 찾아서 갈고닦는 연습을 하고 있다. 매일 하게 된다면 이 세상 누구보다 잘하는 경지에 이를 것이라 생각한다. ’ 인생은 마라톤과 같다 ‘라는 말처럼 인간의 삶은 장기전이다. 42.195km 중 절반도 오지 않은 상황에서 나는 결승지점까지 뛸 수 있는 힘이 남아 있는지 매일 검정해 본다. 책 읽기와 글쓰기를 하면서 내 안에서 오늘을 뛰고 내일을 뛸 수 있는 힘이 만들어지고 있음을 느낀다. 책 읽기와 글쓰기는 나의 힘이요, 나의 능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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