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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r 29. 2024

나를 지키는 관계가 먼저입니다

내가 먼저 행복해야 하는 이유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라는 질문을 받으면 예전 같으면 고민해 보겠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요즘은 질문이 끝나자마자 바로 행복하다고 말한다. 예의상 하는 말이 아닌 진짜로 행복하다고 믿기에 가능한 일이다. 한때 유행처럼 번진 말 중 “꽃길만 걸으세요”라는 문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누구나 꽃길만 걷고 싶어 하지만 인생의 모든 순간이 꽃길이라면 행복이라는 단어는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


 행복은 전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닌 순간을 뜻하기에 나중에 행복한 것보다 지금 당장 행복한 것이 더 좋다. 하지만 이 말을 오해해서 순간의 쾌락을 추구하는 사람도 있는데 쾌락은 행복이 아니다. 짜릿한 순간의 감정이 아닌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감정인 순간의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사람만이 인생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그리고 행복은 축척할 수 있어서 마음의 그릇에 어떤 순간의 행복을 쌓느냐에 따라 인생의 행복과 만족감은 충분히 달라질 수 있다.


 마음의 그릇은 나무와도 같기에 마음의 뿌리가 단단해야 평온함을 누리며 행복을 즐길 수 있다. 마음의 뿌리는 나, 사람, 세상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먼저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행복할 수 없다는 말을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나를 사랑하지 못하면 마음의 뿌리가 흔들리게 되고 행복을 담는 그릇인 마음이 깨져 아무것도 담지 못하게 되기 때문이다. 뿌리 깊은 나무가 강한 바람이 불어도 쓰러지지 않는 것처럼 마음의 뿌리가 단단할수록 행복을 느끼지 못하게 하는 방해꾼으로부터 자유할 수 있다.


 마음의 뿌리가 단단하게 자리 잡았다면 마음의 기둥인 신념과 규칙을 점검해야 한다. 항상 다른 사람이 보기에 올바른 행동을 해서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는 나의 유년 시절 규칙은 어쩌면 나의 솔직한 감정 표현을 억누르고 감정적 빈곤에 빠지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모든 사람에게 항상 좋은 모습을 보여 나는 좋은 사람이라는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그릇된 생각은 마음의 기둥을 흔들리게 하고 마음의 뿌리마저 썩게 만든다.


 나를 지키기 위해 만든 관념과 규칙이 결국 마음의 뿌리를 향하는 공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타인의 평가와 시선으로 자유로워야 한다. 결국 나의 행복은 타인이 아닌 나에게서 비롯된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행복하기 위해서는 나부터 나를 사랑하고, 만족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나의 내면에 살고 있는 상처받은 아이를 품을 수 있는 포용력과 위로하고 용기를 북돋을 수 있는 힘이 나를 위한 행복의 시작을 만든다.


 사랑을 받아 본 사람만이 사랑을 줄 수 있듯이 행복을 느껴 본 사람이 행복을 추구하는 삶을 살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포로수용소에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 속에 매일 깔끔하게 면도를 하며 자신의 존엄성을 확인하고 삶의 의미를 찾았던 사람은 자신의 삶은 오직 자신만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런 선택이 매일 모여 비극적인 상황 속에서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행복으로 가는 길을 보여준 것이다.


 행복하고 싶다면 상황과 감정, 타인의 행동에 반응하지 말고 대응해야 한다. 반응은 순간적이고 본능적인 것이지만, 대응은 연속적이고 학습적이다. 그리고 대응은 내가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의 선택에 의해 좌우되는 행복과 결이 같다. 따라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대응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에 상황과 감정에 대응하는 훈련을 하다 보면 타인의 감정이 소중한 것처럼 나의 감정도 소중하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되어 나에게 집중할 수 있다. 나의 감정을 소중히 다루는 연습을 통해 나에게 집중할 수 있고, 결국 행복은 나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진리와 마주하게 될 것이다. 행복은 오직 나의 선택에 의해 결정된다는 진리를 매 순간 실천할 수 있는 사람이 인생의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지금 내가 처한 난처한 상황도 나를 짜증 나게 하고,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만드는 타인의 언행도 결국 나의 선택에 의해 아무렇지도 않은 일이 되는 마법은 행복하기로 선택한 사람 앞에 놓은 선물과도 같은 것이다. 내가 어떤 선물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지금 나의 행복이 결정되기에, 매 순간 행복한 선택을 하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순간의 행복을 적립하는 사람이 될 것이다.



나를 지키는 관계가 먼저입니다 / 안젤라 센 / 쌤앤파커스 /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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