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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r 31. 2024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읽고 대화하는 상호작용

책을 읽는 순간, 내 눈에 놓인 수많은 문장과 마주하며 그 속에서 작가의 생각을 알기 위해 내면에서는 끊임없는 질문이 떠오른다. “왜 이렇게 표현했을까, 무엇이 작가를 이런 길로 인도하였을까”라는 나의 궁금증은 책을 읽는데 방해가 되기도 하지만, 책은 본디 읽는 행위보다는 굳게 닫힌 생각의 문을 여는 열쇠이기에 때로는 잠시 책을 덮고 생각에 잠길 때도 있다.


 인류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인 책은 사실 생각의 도구이다. 책을 읽으면서 그 안에 감춰진 작가의 질문이 독자에게 전달되어, 자연스럽게 그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되고 독자의 생각이 정답이 아닌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애초부터 정답이 없는 질문이었기에 정답이 무엇이라는 말도 의미 없다. 작가는 독자에서 질문을 던졌고, 독자는 책을 읽고 생각하면서 성찰을 했다는 것이 중요한 점이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생각하는 힘은 인류 문명의 발전과 암흑과 같던 무지의 시간으로부터 인간을 자유롭게 만들어 주었다. 지금은 너무나도 개인 맞춤화된 기계문명의 발달로 인해 굳이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만큼 인간만이 가지고 있는 힘을 사용하지 않아서 그 힘을 잃어가고 있다. 인간은 생각하는 힘을 잃어버리는 순간, 모두가 예상하는 대로 기계문명에 종속될지도 모른다.


 인간의 참된 힘은 문자로 쓰인 책과 그 책을 읽는 행위, 그리고 읽은 것을 생각하며 대화할 때 가장 강력한 에너지를 발휘한다. 그래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것이 진정한 생각하는 힘의 매력이 나타나는 순간이라고 생각한다. 책은 더 이상 소수의 전유물도 아니며 귀중품도 아니기에 텍스트로 채워진 종이로 전락시키지 않기 위해서는 일단 읽어야 한다. 책 속에 담겨 있는 시대를 거스르는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는 읽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아무리 좋은 문장이라 할지라도 읽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한 단순히 읽기만 한다고 해서 문장의 참된 의미가 나타나지 않는데, 그저 읽는 것에 그치게 된다면 척박하고 메마른 광야 속 공허한 외침에 불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책은 절대 일방통행을 요구하지 않고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원한다. 독자의 적극적인 참여는 일상생활 속에서 책 속의 내용을 행동으로 옮길 때 강한 힘을 발휘한다.  


 독자의 독서는 “작가와 독자의 대화”라는 말처럼 대화라는 상호작용을 통해 책 속의 진리가 드러나게 된다. 책의 저자는 자신의 문장 속에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숨겨 놓았기에 독자는 읽는 행위를 통해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이고, 행동을 통해 일상에 접목해서 닫힌 의미의 문을 열어 세상으로 나오게 해야 한다. 이것이 끊임없는 작가와 독자의 대화가 되어 진리의 순간을 만든다.


 인간의 가치관을 가장 숭고하게 만들어 주는 순간이 진리와 접목되는 때이기에 인간은 항상 진리에 대한 갈급함이 있다. 법과 사회적 규범 속에서도 참된 진리를 찾아 헤매는 인간의 갈급함을 무엇으로도 채울 수는 없겠지만, 진리를 찾는 사람들은 항상 묻고 읽으며 대화한다. 나도 매일 읽으며 대화하면서  조금씩 진리에 가까워지는 사람이 될 것이다.


그 문장을 읽고 또 읽었다 / 허연 / 생각정거장 /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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