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Apr 08. 2024

독서의 발견

책 속의 문장을 몸과 마음에 새긴다면

나는 한때 무늬만 애서가로 살면서 책을 수집하고, 책장에 진열하는 것으로 책 읽는 것을 대리만족하던 착각의 시절을 보낸 적이 있다. 아내의 절규에 마지못해 몇 권의 책을 중고서점에 판매하면서 급락한 책의 가치를 보면서 더 이상 의미 없는 책 구매는 하지 않겠다고 단언했다. 이는 단순히 아내와의 약속을 지키려는 노력을 넘어 더 이상 이렇게 살 수 없다고 과거의 나에게 날린 선전포고와도 같은 것이었다.


 예전과 달리 책을 읽는 행위에 그친다면 달라질 것이 없다고 생각해서, 책을 읽고 느낀 생각을 블로그에 올리면서 무늬만 애서가인 삶에 조금씩 균열이 생기기 시작했다. 특히 <퇴근하며 한 줄씩 씁니다>의 저자 스테르담 작가님의 댓글을 통해 지금의 글쓰기 세계로 들어올 수 있었다. 지금도 책 읽기와 글쓰기는 하나라는 생각에 변함없지만, 왜 예전에는 글을 쓸 생각을 하지 않았는지 아쉽기도 하고 답답하다는 생각이 든다.



 천만다행으로 지금은 책을 읽고 글을 쓰며 생각하는 시간을 가짐에 감사함을 느끼지만 더 빨리 시작하지 못했음에 아쉬움을 느끼는 것은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것은 없고 후회는 과거의 하지 못했던 행동 그 자체에 미련을 남긴다는 것을 알기에 후회를 오늘의 행동을 하게 만드는 원동력이자 내일의 행동을 할 수 있게 하는 추진력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런 후회 사용법도 다니엘 핑크의 저서 <후회의 재발견>이란 책을 읽고 배운 나만의 노하우이다. 후회는 그 무엇도 바꿀 수 없지만 지금 내 행동의 기준을 수정하는 다림줄이 되어 다시 후회하지 않도록 만드는 결단의 시간을 가지게 한다. 이는 소용없어 보이는 후회에 대한 반박이자 후회의 가치를 다르게 만들어 준다. 다만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후회가 있다면 내 결의에 문제가 있음을 단편적으로 알려주기도 한다.


 작년 365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도전을 운 좋게 달성하면서 3년 1,000권의 책 읽기와 글쓰기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는 중이다. 사실 매일 책 한 권을 읽는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하다 보면 그렇게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이 아님을 알게 되었다. 어떤 목적을 가지고 하느냐에 따라 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행동도 변하기 때문에 올바른 목적을 가졌는지 확인해 보는 것도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매일 책 읽기를 하면서 책 속에서 글감을 찾고 글쓰기를 하고 있지만 책을 읽는 궁극적인 이유는 작가의 문장과 생각을 훔치기 위함이다. 이런 목적을 알려주는 행동이 바로 글쓰기로, 책을 읽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한 행동이자 삶 속에서 변화가 일어나는 출발점이다. 특히 독자에게 전해지는 글이 되는 순간, 내 모든 언행이 글과 동일시되기 때문에 글쓰기는 삶 쓰기가 된다.


 결국 일상에서 행동으로 나타나지 못한 책 읽기는 책의 가치를 반감시키며, 책 읽기가 주는 유희를 제대로 즐길 수 없게 한다. 단순한 유의가 아닌 변화의 순간이자 성장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매일의 책 읽기가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는 순간을 만들어가야 한다. 나를 흔드는 문장을 몸과 마음에 새겨, 행동으로 이끌어 낼 때 어제의 나와 다른 오늘의 나는 혁명가로 내 삶을 이끄는 참된 리더(leader)가 될 것이다.



독서의 발견 / 유영만 / 카모마일북스 / 2018

매거진의 이전글 아이디어가 팔리는 순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