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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pr 14. 2024

꿈보다 해몽

내 안의 무의식 관찰하기

요즘 평소보다 조금 늦게 자기도 하지만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이유는 알람을 맞춰 놓은 시간보다 일찍 눈이 떠지기 때문이다. 점점 잠이 없어지는 이유가 나이가 들어서인지 모르겠지만 오늘도 새벽 2시 33분에 눈을 떴는데 평소 새벽처럼 “오늘 새벽에도 눈을 뜰 수 있어서 감사합니다”라는 고백보다는 꿈자리가 깔끔하지 않은 찝찝함 남아 있었다.


 일어나자마자 꿈 노트에 꿈 내용을 적고, 가만히 앉아 꿈에 대한 해몽을 찾아보니 일단 흉몽이었다. 꿈 내용은 내 위의 누나가 키우는 하늘이란 이름을 가진 파란색 푸들이 없어졌는데, 역삼역에 있는 편의점에서 보호하고 있어 찾으러 가는 꿈이었다. 서울에서 근무할 때 아는 곳이라 마을버스를 타고 가서 어느 편의점인지 돌아다니다 꿈에서 깼다.


 뒤숭숭한 기분에 거실 테이블에 앉아 책을 읽고 글쓰기를 하고 있는데 아이도 평소보다 일찍 일어나 재롱을 부리다 씻고 나오니 뜬금없이 내가 좋아하는 진도를 보여주면서 아빠가 제일 좋아하는 견종이라고 말했다. 아이의 질문에 맞다 동의를 해주니 가만히 있어 보라고 하면서 진도의 종류 중 어떤 종을 가장 좋아하냐고 묻길래 흑구를 제일 좋아한다고 했다.

 샤워 전 쓴 글을 퇴고하고 브런치와 블로그에 올리니 아이가 그 사이에 흑구를 만들어서 가지고 왔다. 오늘 새벽 꾼 꿈 내용을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는데 아이는 꿈속에서 아직 찾지 못한 강아지 대신 ‘반석’이란 이름의 진도를 선물해 주었다. ‘반석’이란 이름은 예전부터 내가 개를 키우게 되면 지어주고 싶었던 이름이다.


 오늘 가족 나들이 때문에 완성하지는 못했지만 집도 만들어주고, 반석이가 생활하는 공간을 꾸미는 작업을 하다 잠시 중단하고 집을 나왔다. 흉몽이란 말에 마음이 쓰였는데 내 꿈을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아이가 반석이를 선물해 줘서 찝찝한 마음이 사라져서 마음이 편해짐을 느낀다.


 “꿈은 무의식의 표현이다”라는 말처럼 강아지를 키우고 싶은 나의 무의식이 꿈으로 나타난 것일 수도 있지만 가족을 잃어버렸기에 끝까지 찾고자 했던 내 모습도 볼 수 있었다. 사실 길몽과 흉몽의 차이는 어떤 해몽을 하느냐에 달려 있기에 내가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내 꿈의 자세한 이야기를 듣지 않고 맹목적으로 반려견을 잃어버리는 꿈이 흉몽이란 말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없다. 나의 해몽으로 꿈을 해석하며, 내면의 어떤 무의식이 투영되었는지를 생각하면서 무의식과 의식이 어떠한 상호작용을 하는지 살펴보아야겠다. 운이 좋으면 나와 아이가 좋아하는 개를 키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기대를 해본다.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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