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조아 Apr 21. 2024

읽었으면 달라져야 진짜독서

책과 삶을 의미재구성해야 하는 이유

자칭 애서가의 삶을 살았던 지난 과거에서 빠져나온 지 2년 정도 되었지만 아직도 책을 다 정리하지 못하고 남아 있는 책장을 볼 때마다 그냥 다 버리고 싶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책에 대한 미련은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거액의 돈을 들여 책을 산 것도 아쉽지만, 왜 읽지 않고 그대로 두었는지에 대한 나의 대답을 아직 찾지 못했기 때문에 더욱 아쉬움이 강하게 남아 있다. 이 아쉬움은 지난 몇 년간의 노력으로 “책은 소장용이 아닌 성장용이다”라는 나만의 관점을 만들어 주었다.


 그동안 나는 충동적으로 책을 구매했다. ‘베스트셀러’라는 마케팅 용어에 혹해서 지금 이 책을 사지 않으면 안 된다는 욕망에 사로잡혀 읽을 생각도 없는 책을 샀다는 것이 가장 한심스럽게 느껴진다. 다행스럽게도 요즘은 새로 나온 책을 볼 때마다, ‘이 책은 정말 나에게 맞는 책일까’ 마음속으로 나에게 물어보며, 즉각적인 답이 나오지 않는 책은 그냥 사진만 찍어 놓는다. 더 이상 마케팅 용어에 속지 않기 위한 나의 다짐이기도 하다.


 거의 대부분 도서관을 이용해 책을 읽다 보니 다양한 책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서 나름 책을 선별하는 눈이 높아진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더 이상 ‘읽는 행위’에 의미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읽기만 하면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은 이제야 깨닫고는 읽은 후의 행위에 더 큰 의미를 두고, 후속 작업을 어떻게 하면 잘할 수 있을지 고민에 고민을 더한다. 고민한다고 달라질 것은 크게 없겠지만, 고민을 해야 오늘을 반성하고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맞이할 준비를 할 수 있다는 사실은 변함없다.

 

 책을 읽는 것은 이제 어느 정도 습관이 잡혔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아직도 매일 책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책을 읽는 것도 어렵지만, 책을 읽고 글 쓰는 것은 더 힘들다. 솔직히 부담이 되는 것도 사실이지만, 생각을 정리하는 것이 제일 힘든다. 이런 것을  평생 반복해야 한다면 절대 즐거울 수 없겠지만, 나에게는 즐거움이자 인생의 낙으로 매일의 습관을 만들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  사유를 하기 위해서는 일단 읽어야 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 읽는 것일 필수 조건이다.


 책을 읽지 않으면 작가의 생각을 알 수 없고, 독자에게 던지는 질문이 무엇인지 절대 알 수 없다. 최근 한 블로거의 글에서 책은 70~80%만 읽어도 충분하다는 문장을 보고 더 이상 그의 글을 읽을 필요가 없다고 느꼈다. 정독해도 다 알 수 없는 책을 70~80%만 읽어도 충분하다는 그의 주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으며, 혹여 작가의 전개 방식이 가장 끝에 중요한 것을 언급하는 성향이라면 그는 절대 중요한 것을 알 수 없게 된다.


 책 속에는 세상의 모든 지식과 지혜가 담겨 있기에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내 것이 되기도 하고 작가의 것으로 남아 있기도 하다. 지금도 꾸준히 노력하고 있는 점이지만 책과 내 삶을 연결하는 작업을 평생 할 것이다. 단순히 읽기만 하면 책 읽는 것은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을 알기에, 반드시 책을 읽고 단 한 가지라도 행동으로 옮기며 내 것으로 만들려는 노력이 진정한 의미재구성이자 독서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본질적인 행위가 없는 독서는 의미 없는 동작에 불가하다.


 소중한 시간을 의미 없는 동작을 하기 위해 낭비하지 않을 것이다. 단 하나를 보더라도 의미 있는 것을 찾기 위해 탐색하며, 의미를 찾으려는 노력을 통해 내 인생에 가치를 부여하고 그 가치로 인해 빛나는 인생을 만들 것이다. 인생의 모든 순간이 빛날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설령 암흑의 시간이 찾아온다 할지라도 꾸준히 읽고 쓰며 생각하기를 반복한다면 진정한 사유의 힘이 내 안에서도 발휘될 것이라 믿는다.


 이제 고작 2년의 넘는 시간을 투자했지만 내 삶에서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변화가 일어났다. 고요한 새벽 시간을 누리는 것도, 더 이상 SNS 속 타인의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나만의 가치관이 담긴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도 내 삶 속에 일어난 변화 중 일부이다. 아직 내 인생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오늘을 최고의 순간으로 만들기 위해 나는 연결하고 또 연결할 것이다. 무엇이 만들어질지 아직 모르지만 분명 거대한 빙산과 같은 최고의 순간이 만들어질 것이다.



읽었으면 달라져야 진짜독서 / 서정현 / 북포스 / 2018

매거진의 이전글 내 아이를 위한 감정코칭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