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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Apr 20. 2024

루틴을 지키지 못한 날

오늘이라는 인생의 첫날

이번 주 목요일, 금요일은 휴가를 내고 검사를 위해 서울과 원주에 다녀왔다. 거리가 있어서 목요일 서울 갈 때는 아침 비행기를 타서 마지막 비행기로 내려왔고, 금요일에는 1시 예약이라 7시에 차를 운전해서 원주에 갔다. 특히 금요일은 편도 320km 거리를 운전해서 저녁 집에 도착하니 피로가 몰려왔다. 평일이라 차가 막히지 않아 다행이지, 혹여 차까지 막혔으면 정말 피곤에 절었을지도 모른다.


 내 일상은 잔잔한 호수처럼 큰 변화가 없었는데 목요일과 금요일은 거친 파도가 치는 바다처럼 하루하루의 일정이 다른 그런 날이었다. 새벽부터 준비하고 출발해야 했기에 새벽 글쓰기는 평소보다 더 일찍 일어나서 했다면 가능하기는 했지만 검사에 집중하기 위해 무리하지는 않았다. 이전 같았으면 루틴을 못하면 불안하고 모든 신경이 그것에 쓰여 아무것도 못 할 것만 같았는데 이제는 루틴에 집착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완벽한 글을 쓰겠다는 생각을 버렸기 때문이다. 완벽한 인생이 없는 것처럼 완벽한 글쓰기도 없기에 퇴고라는 과정을 통해 마치 새로 태어난 것과 같은 글이 탄생하는 것이다. 내 일상도 이와 같은데 오늘은 내 인생의 첫날이자, 어제와 다른 유일한 날이다. 진정한 오늘의 의미를 알게 된 후, 오늘에 집중하고 오늘에 최선을 다하기로 했다.


 어제의 아쉬움과 내일의 불안함은 버리고 오직 오늘에만 모든 것을 쏟아부을 것이다. 오늘만 사는 삶, 오늘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이라면 분명 미래의 오늘인 내일도 빛나는 순간을 맞이할 것이라 믿는다. 하지만 분명한 것을 루틴을 지키지 못했다는 것이 루틴을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정이 있어서 못한 것이지 하기 싫어서 안 한 것은 아니며, 그 사정은 핑계가 아닌 특별한 일 때문이라는 점이다.



 사실 이틀 동안 서울, 원주로 돌아다녔더니 토요일 아침에 정말 힘들게 일어났다. 어느 정도 습관이 잡혀 있어 자동적으로 새벽 4시에 일어났지만 비몽사몽간에 침대에 앉아 있다가 나도 모르게 다시 잠들었다. 나의 체력도 한계가 있기에 목요일, 금요일 일정이 힘들었을 것이다. 특히 금요일 650km의 장거리 운전은 오랜만에 하는 것이라 중간중간 휴게소에서 쉬었음에도 불구하고 피곤했다.


 20대에 서울과 부산을 왕복으로 쉬지 않고 운전했던 때를 떠올렸지만 이미 20년 전의 일이다. 오늘 새벽 멍 때리며 앉아 있으면서 시간의 지남을 한탄하는 것이 아닌 그동안 체력 관리를 못했던 나의 자만을 자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오늘부터 운동을 해서 20대의 체력은 아니더라도 오늘 하루에 최선을 다할 기본인 체력을 키워야겠다. 황사가 심해 로드 러닝을 못하는 게 참 아쉽지만 집에서 꾸준히 운동하는 방법을 찾아봐야겠다.


인생은 체력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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