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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11. 2024

에세이 100개

글쓰기가 삶쓰기가 되는 과정

 

최근 홋카이도 가족여행에 대한 에세이를 쓰는 동안 올해 목표로 삼았던 ‘글조아’라는 섹션에서 에세이 100개 쓰기를 달성했다. 모처럼 만의 가족여행이기도 했고 여행 에세이 쓰기에 집중하고 싶어 <책조아>를 채웠던 책 읽기 후의 글쓰기는 저장만 해 놓았다. 포스팅을 발행하는 데 있어 순서가 크게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내 블로그에 접속했을 때 이번 여행의 에세이를 한눈에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연속해서 글을 썼다.


 글쓰기는 삶 쓰기라는 말처럼 일상 속 내가 보고 느낀 것들에 대한 글은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나, 그리고 미래의 내가 만나는 순간이다. 지금 내가 쓰고 있는 글 속에서 살아 움직이는 과거의 나는  먼 훗날 미래의 내가 읽을 글이기 때문이다. 또한 과거의 내가 느꼈던 감정이 되살아나 현재의 내 안에서 생동감 있게 넘치는 현상이 되어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는 마법의 순간을 만들어 내는 것도 글쓰기의 매력이다.



 그동안 나만 이렇게 매력적인 홋카이도를 누렸다는 미안함에 가족 모두와 함께 여행을 했으면 좋겠다고 했던 바람이 드디어 이루어진 이번 여행을 통해 함께 하는 여행의 매력을 알 수 있었다. 몇 번의 가족여행을 하기는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여행을 가고 싶어도 가지 못했기에 그 기억의 유통기한이 한참 지나 사진으로나마 기억할 수밖에 없었다.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이 결혼으로 인연을 맺고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의 삶을 나누고 서로의 다른 점을 받아들이면서 진정으로 같이 밥을 먹는 ‘식구(食口)’가 되는 것이다. 같이 산 시간보다 따로 산 시간이 더 많기에 아직 불편하고 어색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점점 늘어나며 편하고 어색하지 않게 될 것이다. 아무 말 없이 눈만 마주쳐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는 무언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면 진정한 이심전심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일상을 노래하고 글로 표현하는 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내가 보고 느끼는 순간의 감정과 생각은 영원하지 않고 바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존재의 의미와 대상의 특별함을 발견하려는 노력은 일상 속의 글쓰기를 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처음에는 어려워도 매일 오늘 나를 스쳐 지나가는 모든 대상에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 속에서 가치를 찾을 수 있다면 나의 시선도 점차 특별해지고, 나의 에세이도 의미와 가치로 넘쳐나게 될 것이다.


 이제 100개의 에세이를 썼을 뿐이지만, 앞으로 100개의 에세이를 100번 쓰는 순간이 찾아왔을 때 나의 시선과 나의 에세이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지 매우 궁금하다. 만 개의 에세이를 만나기 위해서는 천 개의 에세이를 반드시 만나야 한다. 매일 쌓여가는 글쓰기를 통해 천 개의 에세이에 이르는 길은 점점 가까워질 것이기에 욕심부리지 않고 매일의 글쓰기를 한다면 나의 시선은 점점 심미안이 되어 있을 것이다.


 대상의 존재 이유와 자신이 태어난 목적을 아는 사람은 겉으로 드러나는 가치보다는 내면의 감춰진 가치를 볼 수 있는, 보이는 것 너머의 것을 볼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표정과 행동으로 포장된 진짜 감정과 숨겨진 의도를 꿰뚫어 볼 수 있는 시선으로 일상을 바라본다면 내 주변에 흐르고 있는 수많은 의미의 단편을 서로 연결하여 나만의 에세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만 개의 에세이를 만나는 순간까지 연결하고 또 연결한다면 나는 어떤 글을 쓸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에세이

#만개의에세이

#몹글

#몹시쓸모있는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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