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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May 13. 2024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회복과 재조정의 시간

 최근 어지럼증을 겪으며 건강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외형상 큰 특징도 없어 말로 표현하기 힘들었지만 간헐적으로 찾아오는 어지럼증 때문에 여간 신경 쓰이는 일이 많았다. 혹여 운전하다가 어지럼증이 발생하면 어떡할까라는 걱정부터, 계단을 오르내릴 때 어지러우면 큰일 날 것 같아서 엘리베이터를 타는 등 작은 일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었다.


 어지럼증의 원인이 일시적인 이석증으로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도 있다는 진단을 받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 맨발 걷기도 하고, 잠을 푹 자려고 했다. 저녁 8시에 자지 못하면 의도적으로 새벽 4시에 기상하는 루틴도 하지 않으려고 할 정도로 수면의 질을 높이려고 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새벽 4시 기상을 하면서 수면의 질이 좋지 않았는데 맨발 걷기 후 하루 8시간 잠을 자면서 수면의 질이 95% 이상 회복되는 것을 보면서 잘 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사실 올빼미족으로 살았을 때는 잠은 죽으면 한없이 자는 것으로 생각해서 잠의 필요성과 소중함을 몰랐다. 하루가 멀다 하고 밤을 새워 출근하는 일도 많았고, 이런 일탈이 마치 훈장처럼 주변에 자랑하며 잠을 자지 않았다는 사실에 칭찬받고 싶어 했다. 사실 이런 행동이 나의 수명을 깎아먹고 있다는 것도 모른 채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하루 평균 수면 시간을 3시간 정도만 하고 주말에는 밀렸던 잠을 몰아서 자는 식의 습관을 가지며 3년 정도 살았는데 머리도 맑지 않았고 무기력한 순간도 많았다.


 특히 이 시기에 운동을 해도 살이 찌는 이유를 몰라 참 힘들어했었는데 이 모든 것의 원인이 잠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된 순간, 지난날의 무지와 어리석음을 후회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서 새벽형 인간으로 살기 위해 기존의 습관을 버렸고, 수면을 방해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1년 넘게 새벽형 인간으로 살아오면서 가급적이면 새벽 4시 기상을 위한 루틴을 하기 위해 늦어도 9시 전에는 잔다. 하지만 다른 일 때문에 늦게 자는 경우도 있는데 무조건 새벽 4시 전에 일어나기 위해 애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수면의 질이 나빠진다.


 이렇게 밤을 새든 새벽 기상을 하든 수면의 질이 나빠지는 원인이 규칙적인 생활을 하지 않음에 있기 때문에 일상의 루틴을 지키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마친 현역 군인의 일과처럼 밤 10시에 취침하여 새벽 6시에 기상하는 단조로운 일상이 수면의 질을 높이는 데에 있어서는 최고의 루틴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새벽 4시 기상을 원한다면 적어도 오후 8시에는 잠자리에 들어야 하며, 다른 할 일이 있다 하더라도 내려놓고 잠 자야 최소 8시간의 수면 시간을 보장할 수 있다.



 잠을 자는 것은 단순히 휴식하는 것이 아니라 회복의 시간이자 재조정의 시간이기에 수면의 시간도 중요하지만 수면의 질도 중요하다. 수면의 질을 측정하기 위해 웨어러블 와치를 착용하여 잠을 자는데 비수면, REM 수면, 코어 수면, 깊은 수면 시간을 측정하여 내 수면의 질을 분석해 준다. 그냥 피곤해서 눈을 붙이는 것이 아닌 본질적으로 잘 자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난 후부터 잘 자기 위해 노력하는 행동 중 하나가 잠들기 전에 스마트폰을 보지 않는 것이다.


 특히 영상 콘텐츠 시청을 기피하며 가급적이면 책을 보려고 하는데 조명 문제도 있고 책을 들고 있는 것이 손목에 무리는 줄 수도 있어 아이패드로 전자책을 주로 보았는데 이런 행동마저도 수면에 방해가 된다는 것을 알았다. 전자책과 종이책의 차이는 단순히 종이냐 종이가 아니냐가 아닌 눈을 통해 뇌로 전달되는 자극의 차이이기 때문에 더 이상 나의 편리함을 위해 전자책을 고집할 수 없었다. 따라서 여행이나 출장을 갈 때가 아니면 굳이 전자책을 고집하지 않고 가급적이면 종이책을 보려고 노력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이지 이제 알아 건강한 것을 먹고 완전 배출하며 수면의 질과 양을 동시에 잡기 위한 최적의 루틴이 무엇인지를 고민한다. 무조건 8시간만 자는 것이 능사가 아니기에 6시 퇴근 후 2시간 동안 무엇을 하며 8시 취침 시간을 준비할 것이지 생각해 본다. 또한 직장인이기에 피할 수 없는 회식의 문제에 어떻게 현명하게 대처할 것인지도 고민해야 할 문제이다.


 한때 문명의 발전으로 인해 해가 진 어두운 밤, 밝게 빛나는 도시의 조명이 진정 위대한 것으로 착각하며 살았던 지난 시절의 무지가 이번 홋카이도 가족여행 중 한 치 앞도 보기 어려웠던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벗어나기 위한 최고의 방법은 해 떨어지기 전 집에 들어가는 그곳 사람들의 생활 방식을 통해 자연의 흐름에 맞춰 순리대로 사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금 배웠다. 이제 나의 뇌를 위해서 잠을 절대 빼앗기기 않을 것이다.



우리는 왜 잠을 자야 할까 / 매슈 워커 / 열린책들 /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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