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마을 자연학교에서 이태근 선생님을 만나다
내 기억에는 별다른 일없이 사춘기를 지난 것 같은데 나이 들어 사십춘기를 겪는 것일까?? 요즘 부쩍 체력도 떨어지고 건강에 대한 고민이 많아졌다. 예전처럼 완벽하게 하지 않은 현미 식물식으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가 되면서 건강 상태마저 좋지 않음을 느낀다. 이제 노화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하는 때이지만, 노화로 인한 병까지 얻고 싶지는 않다. 건강하게 나이 들고 싶다는 욕망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그 욕망을 현실로 이룬 사람은 극히 드물다.
왜냐하면 포기해야 할 것이 많기 때문이다. 밤늦게까지 작업하고 먹는 야식의 꿀맛을 포기해야 하고, 시원하게 에어컨 바람이 부는 곳에 누워서 쉬는 것 대신 매일 헬스장에서 무거운 기구와 씨름하며 굵은 땀을 흘려야 한다. 또한 아는 맛이기에 더 포기하기 힘든 기름지고 감칠맛 나는 음식보다는 바로 수확하여 싱싱한 채소나 과일을 먹어야 하는 수고로움을 해야 한다.
현미 식물식을 하기 위해 따로 도시락을 싸 들고 다니며 홀로 밥을 먹었던 수고로움, 요즘도 거의 매일 하지만 예전처럼 현미, 과일, 채소만 먹지는 않는다. 떡볶이도 먹고 스파게티도 먹으니 현미 식물식의 효과는 퇴색되며 오히려 안 하는 것보다 못한 상황이 연출되는 것 같아 마음이 괴롭다. 천성적으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을 싫어애서 더 그럴 수도 있겠지만 건강한 음식을 먹는다는 것은 준비하는 과정부터 입으로 들어가는 과정까지 절대 쉬운 일은 아니다.
이런 고민을 아내와 나누다 급하게 어제부터 전북 임실에 있는 ‘녹색마을 자연학교’에 왔다. 이곳은 <하루 한 끼의 기적>의 저자, 이태근 선생님께서 운영하시는 자연치유 공간으로 2011년 방영된 <목숨 걸고 편식하다>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이태근 선생님은 신장 이식 수술을 받고 자가면역억제제를 끊은 상태로 지금까지 건강하게 살고 있는 비결을 이곳에서 생명의 간절함과 절박함이 있는 사람들에게 나눠주신다.
선생님의 비결은 특별한 것은 아니다. 공기 좋은 곳에서 건강한 음식을 먹고, 과하지 않게 운동하며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사는 것으로 이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다만 이것을 그대로 실천하는 사람은 아마도 거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현대 문명의 집결지 도시 생활을 하는 사람에게 이런 생활은 일정 수준의 부를 이룬 상태로 전원생활을 하는 은퇴한 노부부에게 어울릴 법한 일이지 매일매일 치열한 삶을 살아야 하는 대부분의 현대인들에게는 언감생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생명에 대한 간절함이 생기면 이야기는 달라질 것이다. 현대 의학으로도 치료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수소문하여 이곳을 찾아와 온 사람들에게는 선택지가 없다. 시한부 선고를 받는 사람들이 선생님의 자연 치유법을 매일 수행하며 완치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특별함보다는 건강하게 살고 싶다는 자신의 선택을 꾸준히 수행한 결과이다. 특히 과일과 꿀만 매 끼니마다 먹으며 맨발 걷기를 하고 8시간 이상 숙면을 취하면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결과이기도 하다.
이런 삶은 내가 주창하는 원시인의 삶과도 같다. 이런저런 핑계로 맨발 걷기를 매일 하지 못하는 요즘, 선생님의 수업을 들으며 건강에 대한 염려와 고민이 무엇 때문에 발생했는지를 알 수 있었다. 머리로만 알고 몸으로는 실천하지 않았기 때문에 머리와 가슴 사이의 간격이 생겨 생산성 없는 고민만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고민한다고 해서 결과가 달라지지 않는 쓸데없는 고민으로, 고민할 시간에 맨발 걷기를 했으면 고민도 사라지고 하루의 건강함을 챙길 수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른 문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건강하게 사는 법을 알고 있지만 건강하게 사는 법을 실천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또 매일 똑같은 방법을 꾸준히 실천하는 사람은 더없이 드물다.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도시 생활을 하는 현대인들에게는 불가능의 영역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조차도 인지하지 못하는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현대인의 병에 조금씩 노출되는 사람이라면 이제 선택을 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선생님의 말씀이 좋고 공감한다 할지라도 자신이 직접 따라 해야 한다. 현미 식물식의 실패로 의기소침해진 요즘, 또 한 번의 도전을 녹색마을 자연학교에서 준비하며 다짐한다. 이번에는 건강한 식습관을 가지고 건강한 삶을 살며 건강한 글을 쓰고 싶다는 욕망이 오랫동안 현실화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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