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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조아 Jul 18. 2024

호모 러너스쿠스

달리기의 모든 것, 남혁우

어제 3년 만에 달리기를 했다. 고작 3km밖에 뛰지 않았고, 뛰다 걷기를 반복했으니 온전히 뛰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지만 달리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몸무게가 되었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둔다. 녹색마을 자연학교에서 이태근 선생님께 달리기의 필요성에 대해 듣고 난 후 바로 찾아서 본 책이 <달리기의 모든 것>이라 천성적으로 달리기에 소질이 없는 내가 달리기를 잘 알고 해야 할 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릴 적부터 달리기에 자신이 없던 나는 그저 남들보다 빨리 달려 시합에서 이기고 싶은 마음으로 달리기를 했다. 내가 늦어서 졌는데 그게 분해서 혼자 운동장을 달리며 빨리 달리고 싶었지만, 매일의 연습이 지속되지 않았기 때문에 달리기의 속도가 빨리 지지는 않았다. 만약 이때부터 지속적으로 달리기 연습을 했더라면 지금은 엄청난 러너가 되었을지도 모른다.

나의 달리기는 대학생이 되면서 비로소 일취월장 성장할 수 있었다. 고등학생 때까지는 과체중의 체형이었기에 달리기를 잘하는 것도 못하는 것도 아닌 수준이었는데, 대학교 입학하면서 꾸준히 헬스장에서 뛰고, 운동장 트랙을 달리면서 체육대회 계주 주자로 나갈 정도의 달리기를 할 수 있었다. 어릴 적 나의 달리기와 대학생 때의 달리기의 차이는 오직 꾸준한 연습이었다.

숨이 차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 딱 한 번 하프 마라톤에 참여하기는 했지만 나의 달리기는 마라톤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회사에서 의무적으로 참여해야 했던 마라톤 대회도 무릎 상태 때문에 입사 후 한 번도 참여하지 않은 진기록을 가지고 있지만 나는 꾸준하지 않은 러너였다. 러너스 하이까지는 아니지만 가끔 달리고 나면 온몸에 흐르는 개운함은 무엇으로도 설명하기 어려웠지만 달리기를 꾸준히 하지는 않았다.

아마도 나의 가장 꾸준한 달리기는 군 복무 기간 중일 것이다. 의무적으로 매일 아침 구보를 해야 했기에 매일의 달리기를 하며 체력을 키웠고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날씬한 몸매를 유지하던 때이기도 하다. 매월 실시하는 훈련에 대한 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매일 달리기와 체력 단련이 필요했기에 필요에 의해서 일과 시간 이후 홀로 연병장을 달리기도 했지만, 비가 오지 않는 한 거의 매일 했던 아침 구보는 당시 강인한 체력의 근간이었다.

달리기를 하고 나면 가끔 무릎이 아프기도 했지만, 일상적인 통증이겠거니 생각했다. <달리기의 모든 것>의 저자 남혁우 원장님은 현직 정형외과 의사로 달리기를 하는 사람에게 나타나는 모든 증상에 대한 설명과 대처법, 부상의 치료법까지 설명하고 있어서 나 같은 초보 러너에게는 필수적으로 읽어야 하는 매뉴얼과도 같다. 그동안 달리기를 하며 느꼈던 통증의 원인을 알고 나니 이제 더욱 건강하게 달리기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달리기에 대한 기초지식을 정확하게 배웠기에 실생활에서 실천하는 것만 남았다. 지금도 과체중이기는 하지만 달리기를 꾸준히 한다면 체중 감량과 체력 향상, 심폐기능 향상 등 다양한 달리기의 장점을 누리게 될 것이다. 비 오는 날에도 비를 맞으며 달리기를 하는 외국인을 보며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던 나로서는 비 오는 날에도 달리기를 할 수 있을지 아직 의문이지만,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매일의 달리기를 하는 날이 오기를 꿈꾼다.

어제 3년 만의 달리기를 한 후 다리 근육을 지배하고 있는 뻐근한 감각은 오늘 또다시 달리면 점차 사라질 것이다. 1km도 유지하지 못하는 가쁜 숨은 이제 점차 정리되며 호흡 조절을 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매일의 달리기가 선행되어야 한다. 아무리 위대한 러너도 매일의 달리기를 하지 않았다면 결코 탄생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제 ‘호모 사피엔스’를 넘어 ‘호모 러너스쿠스’가 되기 위해 매일의 달리기를 하며 3km에서 점차 거리를 늘려가며 10km 달리기를 할 수 있을 정도의 힘을 키울 것이다. 일차적인 목표는 다음 달 8월 15일에 진행되는 815런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를 꾸준히 할 것이다. 속도보다는 완주를 목표로 나만의 달리기를 하며 <잘될 거야, 대한민국> 프로젝트에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

달리기의 모든 것 / 남혁우 / 매경출판 / 2022